
내가 인터넷 서비스 홍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것은 1999년. 검색엔진 엠파스 론칭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것이 1999년 11월 1일이었다.
인터넷 분야를 담당하고 있는 기자들 중에도 그 때부터 지금까지 줄곧 인터넷 기사를 쓰고 계신 분들이 있다.- 물론 중간에 잠시 다른 분야를 담당했던 적도 있고 기자 생활을 그만 두셨다가 다시 돌아오신 분들도 계시긴 하지만..
동아일보의 문권모 기자, 한국일보 최연진 기자, 문화일보 유회경 기자, 조선일보 백강녕 기자, 경향신문 김주현 기자, 아이뉴스24의 정종오 기자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이것이 네이버다'의 저자인 스포츠서울의 윤선영 기자도 그 중 한 사람이다.
꽤 오랫동안 내가 홍보하던 회사를 취재해 온 기자이긴 했지만, 내가 윤선영 기자와 보다 더 가깝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된 건 2006년, 검색서비스 첫눈을 홍보하면서 부터였던 것 같다.
그 이전에는 보도자료 보내고 전화하면 그저 '네, 볼게요' 하고 마는 정도로, 윤선영 기자와 더 자세히 우리 회사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내게는 좀처럼 오지 않았었다.
2006년의 어느날, 꽤 오랜만에 윤선영 기자에게 '내가 첫눈을 홍보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메신저를 통해 전했다. 그러자 곧 돌아온 대답은 "오, 첫눈! 나 그 회사 정말 궁금해요. 사장님 만나고 싶고, 시간 오랫동안 잡아 먹을테니 넉넉하게 잡아 주세요. 음~ 한 3시간?" ..
그러나 막상 우리 사장님 인터뷰를 하러 온 윤선영 기자는 검색 서비스나 회사 이야기는 접어 두고, 사장님의 학창 시절 이야기부터 취미 생활, 어릴 때는 어떤 아이였는지, 어떤 책들을 주로 읽는지, 아이들의 교육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같은 질문을 더 많이 하는 것이었다.
한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녀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때로는 책상에 바싹 다가 안기도 하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하면서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덕분에 옆에 앉아 있던 나까지 평소에 잘 모르던 사장님의 모습을 알게 되었던 기억이 있다.
이 책, '이것이 네이버다'의 책장을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넘길 때 마다 나는 그 날 보았던 윤선영 기자의 모습을 떠올리곤 했다. NHN의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녀가 어떤 모습으로 어떤 느낌으로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을지를 상상하며 이 책을 읽었다. 마치 호기심 많은 학생처럼 질문 꾸러미를 풀어 놓으며 열성적으로 대화하는 윤선영 기자와의 인터뷰는 분명 인터뷰 대상자에게도 새롭고 흥미로운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모은 그녀의 이야기 꾸러미가 이 책 속에 펼쳐져 있다. 이 책은 한국의 No.1 포털 네이버를 운영하는 회사인 NHN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 책은 NHN이라는 회사를 움직여 가고 있는 사람들의 역사, 작가 윤선영 특유의 생각과 인생관에 투영되어진 NHN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아주 오래간만에 책장을 펼치고 끝장을 덮을 때까지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재미있는 책이었다. 자세한 내용은 책에서 직접 확인하시길 .. :-)
덧) 이 책의 첫머리에서 저자는 NHN의 채선주 홍보실장이 'NHN은 털어도 먼지 하나 나지 않는 회사에요' 라고 말했다고 적었다. 벤처는 꿈을 꾸는 사람들이 만들어 가는 회사다. 설령 그 꿈이 제각각일지라도, 그렇기에 회사에 대한 믿음, 리더에 대한 신뢰, 모두가 만들어 가는 하나 되는 문화가 소중한 것이다. 벤처를 홍보하는 홍보담당으로서 회사에 대해 이 정도의 무한 신뢰가 없다면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생뚱맞지만, "벤처 홍보인, 화이팅!"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