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국내 개발자들이 모여 오픈소스를 주제로한 토론회를 연 바 있습니다. 오픈소스 개발자의 가치와 비전에 대해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눠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참석은 못했는데, 행사를 진행한 한국자바개발자협의회(JavaCommunity.Org 이하 JCO, 회장 옥상훈)에서 이날 나온 얘기들을 정리해 보내주었습니다.

패널: 옥상훈 JCO 회장 (패널 좌장), 백정한(큐브리드 부장), 장동수(한컴씽크프리 과장), 조지훈(오픈마루스튜디오), 김성조(자바서비스컨설팅 이사), 최종진(티맥스소프트 팀장), 박경훈 (훈스닷넷 대표), 문태준(데이터베이스사랑넷 대표), 박용우(초대 JCO회장)
내용을 요약하는 것보다는 오고간 말들을 그대로 전달하는게 나을 것 같아, JCO에서 보내준 자료를 약간 정리했습니다.
한국에서 오픈소스가 성공할 수 있나?
오픈 소스에 대한 정의 및 일반적 생각은?
옥상훈 : 가트너에서 유망한 기술로 오픈소스를 지목하였고 자바를 비롯한 다양한 SW업체가 오픈소스화를 선언할 만큼 오픈소스의 중요성이 커졌다. 과연 오픈소스란 것이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개발자 및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인가에 대해 다룰 필요가 있다. 우리는 아직 오픈소스에 대한 개념이 부족하다. 오픈소스의 정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장동수: 오픈소스는 '공짜 소프트웨어'라는 인식이 강한 것이 문제다. 오픈소스는 집단지성에 의한 공동생산, 공동 소비하는 철학이다.
박용우 : 소스가 오픈돼 있고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지만 여기에는 룰(라이선스)이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나라는 오픈소스 소비에만 참여를 하지 생산에는 참여가 미미한 현실이다. 이제 우리도 생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노력해야 한다.
문태준 : 오픈소스 도입비용과 관련해서 기업은 수익이 목적, 공공기관은 공공성이 목적이기 때문에 기업내 오픈소스 도입비용만 볼 것이 아니라 사회적 차원에서 도입 비용을 따져보아야 한다. 특히 액티브엑스 기술의 폐해를 볼 때 표준 기술을 사용하는 오픈소스가 주는 사회적 비용절감 효과는 매우 크다.
오픈 소스는 기업시장에서 얼마나 인정을 받고 있나? 그리고 오픈소스 SW를 사용하면 비용이 절감되나?
옥상훈 : 일설에는 오픈소스의 도입비용이 전유 소프트웨어 구입비용보다 더 든다는 얘기가 있다. 오픈소스 도입비용에 대한 생각들을 말해달라.
최종진 : 기업에서는 두가지 관점, 비용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 오픈소스를 사용 한다. 하지만 누가 오픈소스의 문제를 해결하고 유지보수를 해줄 것인가 하는 문제점이 있다.
조지훈 : 오픈소스는 총 유지보수면에서는 비용 절감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치가 가능한 소프트웨어가 있을 경우에는 책임 소재를 가리기 위해서 또는 '면피'하기 위해서 개발 담당자가 오픈소스 사용을 피하려고 한다. 개발담당자의 인식 재고가 필요하다.
청중 : 기업의 관심은 서비스에 있다. 콜 센터라든지 컨설팅을 하는 것이라 든지. 하지만 한국은 서비스산업이 아직 미약하다. 오픈소스를 가지고 서비스를 해줄 수 있는 회사가 많이 생기면 좋을 것 이다.
박용우 : 고객의 인식자체는 오픈소스를 사용하면 '그냥 사용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을 패키징하는 것도 기술이며, 서비스도 노하우다. 서비스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오픈소스이지만 책임을 진다는 생각을 하면 서비스 비용을 고객에게 요구할 수 있다.
장동수 : 최종 소비하는 소비자는 오픈소스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경우 비용절감효과가 미미하거나 더 들어갈 수 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별 효과가 없다.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순환구조 전체 사이클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비용절감 효과가 없다. 그리고 오픈소스를 사용하는 노하우를 키우면 비용 절감할 수 있다.
한국에서 오픈 소스 활동을 하는 개발자가 얼마나 있는가?
옥상훈 : 오픈소스의 가장 핵심은 오픈소스를 발전시켜나가는 사람, 바로 개발자에 있다. 보스톤 컨설팅 그룹의 오픈소스 개발자 현황 설문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는 참여가 미미하다. 원인이 무엇이며 이를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나?
청중 : 한국에서 오픈소스가 활성화 되기 위해서는 교육, 한글화 저변확대가 필요하다. 블로거나 커뮤니티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좀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반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고려해야 한다.
문태준 : 기술 표준을 지키면 좋은데 국내서는 그러한 표준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윈도가 아니면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최종진 : '커미터'가 많이 늘어나고 있다. 과연 한국형 프로젝트가 존재하는가? 소프트웨어는 글로벌 경쟁이다. 오픈소스 접근도 그러한 접근이 필요하다. 오픈소스에서는 커뮤니티가 중요하다. 커뮤니티를 키워나가고 발굴하는데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조지훈 : 오픈소스 품질도 중요하다. 오픈소스 프로젝트를 진행할 리더가 필요하다. 전문성을 갖고 참여해야 한다.
최종진 : 한국에서 오픈소스 참여가 왜 이렇게 어렵나? 우리 개발자에게 오픈소스 개발에 참여하는데 시간이 있는가? 별로 없다. 오픈소스는 일등만이 살아남는다. 국내에서 오픈소스를 해보면서 느낄 수 있는 것은 해외서는 품질을 위해 가장 많은 노력을 한다는 것이다.
장동수 : 오픈소스를 하지 않는 이유는 오픈소스 만으로는 먹고 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픈소스를 수정하기가 힘들다. 영어라는 장벽도 있다. 최근에는 상황이 조금 나아지고 있다. 구글의 경우 '파이썬' 개발자를 영업하면서 오픈소스를 일과시간에 60퍼센트 사용해도 된다고했고 NHN도 제로보드 개발자를 영입하면서 제로보드를 개속 개발해도 된다고 했다. 오픈소스 커미터도 그에 상응하는 것을 주었으면 한다.
한국 시장의 현 상황을 보면 오픈 소스는 성공인가? 실패인가?
옥상훈 : 마지막으로 오픈소스가 성공이냐 실패냐로 단정짓기 보다는 오픈소스가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말해달라.
장동수 : 오픈소스는 성공할 수 잇다. 생산과 소비의 구조에서 소비는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왔다. 생산부분에서 궤도에 오르는 것이 필요하다.
박용우 :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커뮤니티도 잘 발달했다. 공유와 참여를 유도하지 못하고 정보를 전달만 하면 성공할 수 없다.
최종진 : 생산자로써의 결론은 재미, 필요, 명성 등의 이유로 프로세스를 익히고 발전요소로 생각할 수 있을 때 참여하기 쉬울 것이다. 개발자로서 성공사례가 많이 생겨야 한다.
조지훈 : 저변은 많이 확대됐다. 참여에 대해서는 인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문태준 : 관점에 따라서 성공이냐 실패냐가 다르다. 오픈소스는 기술적인 부분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부분에서도 바뀌어야 한다. 참여하는 것은 소스개발 뿐만이 아니라 자기 의견 개진으로도 시작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필요한 개발자 가치와 비전은?
개발자의 정년은 몇 세인가?
옥상훈 : 개발자 정년은 10년전만 하더라도 40세였는데 요즘은 35세라고 한다. 왜이렇게 개발자의 정년이 낮아졌는가?
조지훈 : 개발자 정년은 우리나라는 짧다고 말한다. 내 팀장이 38살인데 자기 위로 볼 수 없는 사람이 없어서 자기는 알 수가 없다고 말한다.
김성조 : SI 업계에 신입사원으로 들어와서 패키지업체로 이직을 했는데 고객 대상이 바뀌게 되었다. SI업계에선 한 고객의 니즈만을 보고 개발을 했지만 패키지 업체는 모든 사용자의 니즈를 알아야 한다. SI 업체와 패키지 업체에서의 정년은 다르다. 한국에 있는 개발자 대다수가 SI 업체에서 시작하는데 자기의 경험을 나중에 사용할 기회가 적다.
백정한 : 개발 프로세스에 대해서 세미나를 한 적이 있는데 개발의 산출물을 나만의 산출물이 아니라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97년에 '스몰톡' 개발을 할 때 미국 엔지니어가 47세였다. SI를 통한 단발성이 아닌 패키지 소프트웨어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제품과 함께 개발자도 같이 성장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성공한 소프트웨어들이 많이 나와야 한다.
최종진 : 미국에서는 어떤 고민을 하는가? 미국 같은 경우는 아웃소싱을 많이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용문제가 많이 발생해 아웃소싱을 늘리고 있는 분위기다. 우리도 SI를 할 때 고부가가치를 가질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가져야 한다.
청중 : 7년 정도 공부를 했고 6개월정도 됐는데 개발 환경이 너무 당황스럽다. 외국은 개발을 많이 할수록 실력을 쌓을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몇 년 동안 일을 해도 실력이 쌓이지 않는다.
백정한 : 개발자의 커리어패스를 결정해주는데 회사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업에서는 비싼 개발자를 사용하기가 손익구조가 맞지 않아서 꺼리게 된다. 시스템 소프트웨어 업체는 개발자 역량을 가져가는 기업체가 되어야 한다. 회사는 개발자가 리더로 커가는 경우와 개발자로 커가는 경우를 나누어 어느 방향으로 가야 할지 항상 점검하고 있어야 한다.
수당 없는 야근 계속 해야 하나?
옥상훈 : 개발자의 야근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풍토는 고쳐져야한다. 특히 수당 한푼 없이 야근하는 것은 더욱 그러하다. 야근이 왜 발생하며 이를 막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 말해달라.
최종진 : 야근과 프로세스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 대부분은 프로젝트 말기에 모든 일을 한다. 야근을 없애려면 일정을 정확히 나누고, 생산성에 대한 예측이 필요하다. 예측을 할 수 있어야 야근을 줄일 수 있다. IT업체가 무계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많다. 프로세스가 정확히 성립되지 않았다.
김성조 : PM은 예산을 세우고 진행하는데, SI 요구사항은 항상 바뀐다. 고객은 자기가 요구하는 물건에 대해서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문태준 : 개인의 능력과 상관없이 야근에 대한 수당을 반드시 지불해야 한다면 기업에서 다른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이다.
최종진 : 그것이 당연한 것이지만 당연한 것들이 지켜지지 않기 때문에 그것을 피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 인가에 대해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중1 : 야근수당을 지불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에 대한 업무 성실도를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떠한 사람이 일을 제대로 하였다는 어떠한 방법이 있는 것인가?
청중2 : 예전에 초과근무 비용을 지불하였으나 그런 제도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겨 제도가 없어졌다. 객관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기준이 없으면 피해를 당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발자의 가치는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옥상훈 : 개발자들이 제대로 된 대우를 받기 위해서는 가치평가가 중요하다. 개발자의 가치 평가는 어떻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김성조 : 어떤 일이 주어졌을 때 얼마나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는가? 그것을 모르기 때문에 자기자신의 시장가치를 알 수 없다. 자기가 사회에서 얼마만큼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백정한 : 개발자를 객관적으로 놓고 매니저가 평가를 하는 경우와 자기 자신이 평가하는 경우가 있다. 개발자를 평가하는 것은 모든 회사의 고민이다. 기존 회사들의 입장은 성장 가능성이나 잠재력을 보고 판단하지 않는다. 좋은 회사는 기술이 좋고 당장 써먹을 수 있다 하더라도 열정이 없는 사람보다 열정이 있는 사람을 원한다.
조지훈 : 실력이 아무리 출중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전파하고 공유하지 않는 이상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힘들다. 자신의 가치를 받기 위해서는 대외적인 측면도 중요하다.
백정한 : 자기의 가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다.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프리젠테이션 스킬이 필요하다. 얼마나 파워풀하게 표현할 수 있는가가 자기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다.
박경훈 : 개발자는 개발이 정말 좋아서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경쟁력을 갖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개발자들도 많은 노력을 한다고 하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얻을 수 있다. 개발자들도 제도가 좋지 않고 힘들지만 많은 노력을 한다면 희망이 있을 수 있다.
최종진 : 자기가 개발자로써 커리어패스를 계속 진행하기 위한 방안이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