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네일 브랜드 '젤라또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젤라또랩이 지난해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에 인수된 이후 좀처럼 기지개를 펴지 못하는 모습이다. 성공적인 일본 진출에 국내 셀프 네일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만큼 브랜드엑스 핵심 자회사로 기대되고 있는 것과 달리 지난해부터 적자폭은 커지고 있다.

젤라또랩은 셀프 네일 브랜드 젤라토팩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곳으로, 티몬의 사내 벤처 브랜드로 시작해 2017년 말 분사했다.
젤라또랩은 2018년 127억원, 2019년 174억원, 2020년 182억원의 연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2020년 연간 매출액 약 180억원 중 100억원 가량이 일본 시장에서 나왔을 만큼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있는 뷰티 기업이다. 미국 브랜드 '데싱디바'가 2015년 한국에 상륙한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평균 90% 가량을 차지하며 독주해 온 국내 시장에 젤라또팩토리, 오호라 등이 균열을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 순이익 5000만원이 채 안되는 곳이었지만 사업다각화와 글로벌 진출을 꿈꾸는 브랜드엑스에게 있어 핵심 자회사로 부상했다. 셀프 네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데다 2019년 성공적인 일본 진출까지 마친 바 있기 때문이다.

특히 브랜드엑스는 젝시믹스 등 브랜드를 자사몰로 운영하는 대표 '다이렉트 투 컨슈머'(Direct To Customer·D2C) 기업으로 꼽히는 만큼, 브랜드엑스의 노하우를 젤라또랩에 접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B 스토어 입점 시 드는 수수료와 할인행사 등에서 발생하는 마케팅·재고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인수 직후 D2C, 즉 자사몰 판매 전환 당시 지난해 1분기 36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던 것과 달리 H&B 스토어 철수 과도기는 아직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여진다.
브랜드엑스 입장에서는 2분기 중 본격적으로 진행될 예정인 H&B 스토어 철수 비용뿐만 아니라 '젤라또팩토리' 자사몰에서 판매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인지도를 다시 쌓아야 한다는 부담이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H&B 스토어에서 타 제품들과 비교, 손쉽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던 것과 달리 자사몰을 찾아야 하는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높은 불량률을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R&D) 비용도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네일 스티커'를 중심으로 하는 셀프 네일 브랜드의 상품은 크기가 작은 만큼 수율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특히 젤라또팩토리는 스누피, 방탄소년단 등 콜라보레이션을 다수 진행하며 네일 스티커에 다양한 디자인을 접목하고 있는데, 이 경우 불량률은 더욱 높아지게 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랜 기간 생산해 온 제과 등의 경우 불량률이 0.5%가 채 안되는 것과 달리 셀프 네일 스티커 불량률은 업계의 숙제로 남아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랜드엑스 측에 따르면 젤라또랩은 현재 제휴 공장과 함께 제품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불량품 수를 줄이기 위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브랜드엑스의 연구개발비 역시 2020년 1억9700만원에서 2021년 4억9200만원으로 늘었다. 올해 1분기 연구개발비용만 연간 R&D비용을 넘어선 7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연간 0.16~0.33%에서 분기 기준 1.88%로 뛰었다.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지난해 젤라또랩 인수 후 진행한 분석 결과, 자사몰과 H&B 스토어 모두 입점하기보다는 자사몰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며 "작년부터 진행한 H&B 스토어 철수 작업은 2분기 대대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판매채널 확충으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데, 4월부터 셀프 네일 시장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연내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며 "R&D 역시 꾸준히 진행해 온 만큼 공장이 안정화되면 제품 디자인 변화에 따라 불량률이 높아지는 현상 역시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브랜드엑스 측은 국내외 셀프 네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연내 젤라또랩의 적자도 개선될 수 있다고 보고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약 2000억원대였던 국내 셀프 네일 시장규모는 올해 3000억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미국, 중국, 일본, 홍콩 등 해외에서도 매년 평균 20%대로 셀프 네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것도 젤라또랩에게는 희소식이다. 젤라또팩토리가 진출해 있는 일본 시장에서는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마츠키요, 로프트, 돈키호테 등 500여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돼 있다.
브랜드엑스 관계자는 <블로터>에 "젤라또팩토리가 추구하는 영(young)하고 귀여운 콘셉트의 디자인이 일본 10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며 "콘셉트를 발전시킨다면 일본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