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CJ CGV,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 사진=CJ CGV,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CJ CGV가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 형태의 회사채로 800억원을 끌어모았다. P-CBO는 스스로의 역량으로 회사채를 내놓기 어려울 수 있는 기업들이 주로 활용하는 자금 창구로, CJ CGV가 이에 손을 댄 건 팬데믹 충격에 직면했던 2020년 이후 5년 만이다.

그동안 다양한 자금조달 창구를 두드렸지만 연이어 쓴맛을 봤던 CJ CGV가 결국 정책성 채권까지 꺼내 들며 자금줄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전날 800억원 규모의 P-CBO를 발행했다. 3년 만기 단일 트랜치로, 표면금리는 5.817%로 결정됐다. 발행대리인은 키움증권이 맡았다. CJ CGV 관계자는 "12월 만기 예정인 회사채 차환을 위한 선제적 자금 조달"이라고 설명했다.

CJ CGV가 가장 최근 P-CBO를 발행한 건 2020년이었다. 당시 두 차례에 걸친 P-CBO 발행을 통해 총 850억원을 끌어왔다. 그해 5월에는 3년 만기로 650억원, 이어 6월 역시 3년 만기로 200억원의 P-CBO를 발행했다. 금리 조건은 각각 2.23%와 2.00%였고, 신용등급은 'A-(부정적)'였다.

당시 CJ CGV가 신청한 P-CBO 프로그램은 정부가 코로나 사태로 얼어붙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회사채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마련했던 방책이었다. 당시 코로나가 창궐하며 영화관 업황은 위기를 맞았고, CJ CGV도 이를 피할 길이 없었다.

극장 관객 감소로 직격탄을 맞은 CJ CGV는 올해 들어서도 자금줄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올해 7월에는 공모 회사채, 올해 5월에는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도전했다. 하지만 수요예측에서 공모채는 모집액 1000억원 전량이, 신종자본증권은 400억원 중 300억원이 미매각됐다.

CJ CGV 기업어음 발행 추이 / 자료=세이브로, 그래프=이채연 기자
CJ CGV 기업어음 발행 추이 / 자료=세이브로, 그래프=이채연 기자

투자자 모집이 여의치 않자 단기성 자금 조달로 눈을 돌렸다. 특히 올해 CJ CGV의 기업어음(CP) 발행액이 크게 증가했다. 실제 올해 1월부터 이달 15일까지 CJ CGV가 발행한 CP 규모는 총 2450억원에 달했다.

이는 올해가 끝나기도 전에 과거 연간 발행액 수준을 넘어선 수준이다. 최근 5년간 CP 발행액은 연간 2000억원을 넘긴 적이 없다. 2023년을 제외하고 해마다 CP를 찍어왔지만 △2020년 500억원 △2021년 880억원 △2022년 1300억원 △2024년 1460억원 등 수준이었다. 전반적으로 단기물 의존이 커지면서 자금 만기가 짧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면서 차입 부담은 더욱 커졌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CJ CGV의 올 6월 말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조2400억원으로, 차입금으로 분류되지 않는 미상환 신종자본증권은 9312억원에 달한다. 이 중 회사채 2500억원 및 신종자본증권 4919억원이 올해 하반기 및 내년 내 만기 또는 콜옵션 기한이 도래한다.

지속된 적자도 숙제다. 최근 5년간 연결 기준으로 CJ CGV는 △2020년 7516억원 △2021년 3388억원 △2022년 2145억원 △2023년 1234억원 △2024년 1755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763억원의 순손실이 이어졌다.

한신평은 "영업 실적 부진과 과중한 금융비용 부담이 지속돼 차입금의 감축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씨제이씨지브이의 자체 재무부담 경감 대책, 계열의 추가적인 지원 여부 등에 대해 모니터링할 예정"이라고 평가했다.

CJ CGV 관계자는 "향후 만기 도래 차입금은 연장 또는 차환 예정"이라며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선제적 자금 조달로 안정적인 자금을 운용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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