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DB손해보험 사옥 /사진 제공=DB손보
서울 강남구 DB손해보험 사옥 /사진 제공=DB손보

신회계제도(IFRS17) 도입 이후 200%대의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유지한 DB손해보험이 금융복합기업집단 대표사로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자본건전성과 그룹 단위의 위험관리 역량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업계 리스크 관리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30일 DB손보에 따르면 회사는 금융복합기업집단 지정 이후 전사의 위험관리 전략을 강화하며 자본여력 확보와 위기대응력 제고를 병행하고 있다. 회사 차원의 리스크 관리에 그치지 않고 그룹 전체의 금융 안정성을 높이는 데까지 역할을 확대한 것이 특징이다.

 

그룹 전사적 거버넌스, DB손보 중심으로 총괄

DB그룹은 2021년 7월 금융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후 DB손보에 그룹 차원의 위험관리 전담부서를 설치했다. 이사회 산하 위험관리위원회가 컨트롤타워를 맡고 주요 계열사의 위험관리책임자(CRO)가 참여하는 '위험관리협의회'를 운영해 계열사 동반부실 가능성을 선제적으로 점검했다.

위험관리위는 매년 리스크 관리전략을 확정한다. △자산 포트폴리오 기반의 리스크 한도 △금리 리스크 관리 지침 △재보험 운영전략 △목표 K-ICS비율 등이 주요 검토 항목이다. 내부감사 파트는 금융당국의 경영실태평가(RAAS)에 대응하며 잠재 리스크 개선을 전담한다. 그룹 전체의 거버넌스가 DB손보를 중심으로 정리되는 구조다.

DB손보는 그룹 내 은행·증권·자산운용 계열사와의 연계를 강화해 위험전이 가능성을 차단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특정 자산군 편중이나 파생상품 손실 위험이 그룹 전체로 확산되지 않도록 사전점검 절차를 의무화했다. 위험관리협에서 공유된 정보는 각 계열사 경영진에 직접 보고되며 주요 리스크 요인은 DB손보가 총괄한다.

또 DB손보는 2013년부터 사업연속성계획(BCP)을 도입해 재해·재난 발생 시 경영연속성을 보장해왔다. 정기 모의훈련과 차세대 재해복구 시스템 구축 등으로 정보기술(IT) 장애, 사이버 침해, 자연재해 등에 따른 서비스 공백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팬데믹 시기에도 BCP를 가동해 영업망과 고객응대 채널을 정상 운영한 경험이 있다.

DB손해보험의 BCP 로드맵 /자료 제공=DB손보
DB손해보험의 BCP 로드맵 /자료 제공=DB손보

 

K-ICS 안정화, 금리·비재무 리스크까지

DB손보는 IFRS17 시행에 맞춰 K-ICS 전환에 대응한 통합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K-ICS는 보험사의 재무건전성과 위험관리 수준을 평가하는 제도다. 자산·부채를 시가 평가해 리스크를 반영하는 만큼 금리·주식·신용·보험위험에 대한 정교한 측정이 필요하다. DB손보는 내부모형과 표준모형을 병행 적용하며 복합위험을 안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기준 K-ICS비율은 금융당국 권고치(130%)를 크게 상회하는 213.3%에 달했다.

특히 금리 리스크 대응 성과가 뚜렷하다. 2분기 기준 자산·부채 듀레이션갭은 -0.8년으로 10개 분기 연속 1년 미만을 유지했다. 자산부채관리(ALM) 매칭률도 90% 이상을 지켜 금리변동성에 따른 순자산가치 하락 위험을 줄였다. 듀레이션갭 축소와 ALM 매칭률 제고는 K-ICS비율 안정성에도 직접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DB손보 관계자는 "금융복합기업집단 대표사로서 계열사 리스크까지 통합 관리하며 안정성을 강화하고 있다"며 "자본여력과 내부통제 역량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재보험 전략도 자본건전성 관리에 한몫을 했다. DB손보는 위험 포트폴리오에 따라 손실흡수력이 높은 재보험 계약을 확대하며 지급여력을 확보했다. 이와 함께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선제적인 자본확충으로 규제의 충격에 대비하고 있다.

DB손보는 재무 리스크뿐 아니라 법률·사무·전산·평판·기후 등 비재무 리스크까지 관리 범주에 포함했다.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투자자산이 기후정책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반영해 탄소배출권·친환경에너지 자산 투자에 대한 리스크 평가체계를 구축했다. 해외지점 운영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까지 통합 관리하는 것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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