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옥시덴털페트롤리엄의 석유화학 사업부를 약 100억달러(약 14조원)에 인수하기 위해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사진=CNBC 영상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사진=CNBC 영상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거래가 며칠 안에 성사될 수 있으며 이 경우 2022년 이후 버크셔가 추진하는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버크셔는 이미 옥시덴털의 최대주주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460억달러다. 

휴스턴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석유와 가스 사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옥시덴털의 석유화학 부문인 옥시켐은 수돗물 염소 처리, 배터리 재활용, 제지 등 다양한 용도의 화학제품을 제조하고 판매한다. 2분기 말 기준 1년 동안 약 5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협상이 무산되지 않는다면 이번 거래는 버핏이 추진하는 두 번째 대규모 화학업 투자 사례가 된다. 버핏은 2011년에  특수화학업체 루브리졸을 부채를 포함해 약 100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옥시덴털이 옥시켐 매각을 위해 100억달러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으나 인수 주체는 밝히지 않았다. 

버크셔가 마지막으로 완료한 대형 거래는 2022년 116억달러 규모인 보험사 알레가니 인수였다. 

버핏은 옥시덴털이 셰브런과 아나다르코 인수를 두고 경쟁하던 지난 2019년 재무적 투자자로 지원한 바 있다. 비키 홀럽 옥시덴털 최고경영자(CEO)는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크오브아메리카(BofA) CEO 주선으로 네브래스카에서 버핏을 만났다. 당시 버크셔는 100억달러의 옥시덴털 우선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그 덕분에 옥시덴털은 거래 규모를 380억달러로 제안했고 아나다르코를 인수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이후 옥시덴털의 운명은 크게 요동쳤다. 이 거래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떠안게 됐고 행동주의 투자자 칼 아이칸의 비판을 받기도 했았다. 아이칸이 옥시덴털 지분을 매각한 이후 버핏은 지분율을 늘려 현재 약 28%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옥시덴털 주가는 유가 하락으로 다시 압박을 받고 있다. 옥시덴털은 부채 상환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을 추진해왔고 8월 기준 75억달러의 부채를 상환했다고 밝혔다.

반면 버크셔는 막대한 현금을 쌓고 있다. 6월 말 기준 현금 및 국채 보유액은 3440억달러에 달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버핏은 여전히 “좋은 기업을 보유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강조해왔지만 적절한 매입 대상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밝혀왔다. 그는 올해 초 주주서한을 통해 “버크셔는 부분적이든 완전 소유든, 좋은 기업을 보유하는 것보다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는 것을 절대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올해로 95세인 버핏은 연말 CEO 자리에서 물러나고 그레그 에이블에게 경영권을 넘길 예정이다. 다만 이사회 의장직은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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