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에코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 사진=에코비트 홈페이지 갈무리, 이미지 제작=이채연 기자

폐기물 처리 업체 에코비트가 IMM 프라이빗에쿼티·IMM인베스트먼트 등 IMM컨소시엄 품에 안긴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채권을 언더금리로 발행하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만 4600억원이 넘는 자금을 끌어오며 차입 부담을 덜어낸 데 가운데,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사업 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폐기물 매립장에서 불거진 예기치 못한 침출수 발생과 그로 인한 수익성 타격은 앞으로 리스크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에코비트는 지난달 30일 300억원 규모의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2년 만기 단일 트랜치로 진행됐으며,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안정적)' 신용등급을 부여 받았다. 대표 주관은 KB증권과 키움증권이 맡았다.

수요예측에서 총 3550억원이 몰리며 흥행했고, 언더금리 발행에도 성공했다. 에코비트는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bp(1bp=0.01%p)를 가산한 기준수익률을 제시했는데, -18bp 수준에서 결정됐다.

이번에 발행한 채권은 IMM컨소시엄 편입 이후 첫 ESG 채권이다. 지난해 말 IMM컨소시엄의 특수목적법인인 코리아에코홀딩스2와 코리아에코홀딩스3가 각각 50%씩 에코비트 지분 100%를 확보하며, 에코비트 최대 주주는 태영그룹의 티와이홀딩스와 미국 투자펀드 콜버그크래비츠로버츠(KKR)에서 IMM컨소시엄으로 바뀌었다.

ESG 채권 특성상 끌어온 자금은 에코비트 자회사인 동명테크가 오는 12월 오픈 예정인 여수 환경 에너지 시설 투자에 투입될 예정이다. ESG 채권은 일반 회사채와 동일한 구조로 발행되지만, 친환경 에너지 개발 등 ESG 인증을 받은 프로젝트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2025년 에코비트 회사채 발행 내역 / 자료=세이브로, 표=이채연 기자
2025년 에코비트 회사채 발행 내역 / 자료=세이브로, 표=이채연 기자

이로써 에코비트가 올해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한 자금은 총 4650억원에 달한다. 앞서 7월에는 신종자본증권으로 850억원을 끌어왔다. 신종자본증권은 영구채 성격을 지니며, 회계상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5월에는 사모채로 1000억원, 6월에도 사모채로 500억원, 3월에는 공모 회사채로 2000억원을 끌어왔다.

그동안 조달했던 자금은 차입 부담을 완화하는 데 집중됐다. 올 3월 공모채는 2년물 550억원과 3년물 1450억원 트랜치로, 각각 3.313%, 3.391%의 금리로 결정됐는데, NH투자증권으로부터 빌린 차입금 3700억원을 갚는 목적이었다. 해당 차입금 이자율은 5.30%였는데, 일부 이자율을 낮추는데 성공한 것이다. 7월 발행한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도 채무 상환에 활용됐다.

문제는 예기치 못한 현장 리스크가 수익성에 타격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에코비트의 작년 매출총이익 중 52.3%를 그린BU부문이 차지하며 이익을 견인하고 있는데, 그린BU부문의 오창환경 사업장에서 침출수가 발생해 운영이 중단돼 매출 공백이 발생했다. 단기간 내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에서 실적 둔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결국 올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7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EBITDA는 기업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이자비용과 세금 등의 지출과 과거 투자에 따른 유무형 감가상각비 등을 빼기 전 순이익을 계산한 값이다.

이번 일은 IMM컨소시엄이 에코비트를 인수한 직후 발생해 법적 분쟁으로도 번졌다. IMM컨소시엄은 KKR을 상대로 최대 1000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말 약 2조700억원을 들여 에코비트를 인수한 뒤 충북 청주 소재 자회사에서 침출수가 기준치를 초과해 1개월 영업정지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다 대규모 보수 공사 부담까지 떠안게 됐다는 입장이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오창환경에서의 침출수 발생에 따른 EBITDA 인식 이연 효과까지 고려할 경우, 올해 EBITDA의 개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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