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사진 = 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 사진 = 금호타이어 제공

 

금호타이어 광주 공장이 추석 이후 재가동에 돌입한다. 화재 발생 후 약 150일 만에 정상화의 신호탄을 쏘는 것이다. 그러나 화재 이전 수준의 매출과 유럽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함평 이전과 유럽 신공장 투자를 병행해야 한다. 축소된 매출 기반에서 투자 확대와 재원 조달을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이중 과제에 직면했다.

3일 타이어업계에 따르면 금호타이어 광주1공장은 추석 이후 생산을 재개한다. 하루 1000본 생산으로 시작해 향후 1만본 규모로 생산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2공장 화재로 인해 원재료(고무, 반제품) 수급이 어려워진 것을 감안한 계획이다. 기존 설비와 인력을 투입하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 기반 축소…복구비용 최소 1.5조

문제는 불타버린 광주2공장의 기능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는 것이다. 이에 함평 이전, 유럽공장 신설 등 두 개의 투자 병행이 불가피해졌다. 추산되는 투자비는 △국내 역 6609억원 △해외 약 8000억~9000억원 등으로 최소 1조5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보험금으로 약 5000억원을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지만 이 외에도 1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먼저 확정된 것은 기존 광주공장 기능을 함평 빛그린산단으로 이전하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이사회를 열고 함평공장 1단계 이전 계획을 승인했다. 투자비는 약 6609억원, 목표 생산량은 연 530만본이다. 2027년 말까지 공장을 짓고 2028년부터 공장을 가동하는 것으로 노조와 합의했다.

유럽 신공장 투자 의지도 밝힌 상태다. 폴란드, 포르투갈, 세르비아 중 1곳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겠다고 밝혔으며 초기 투자액은 8000억~90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연 600만본, 장기적으로는 연 1200만본 체제 구축을 염두에 두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현금 창출력도 화재 이전과 달라졌다. 광주공장의 지난해 매출은 8917억원이다. 화재로 하루 24억원씩 매출 손실이 발생하는 셈이다. 이달 17일 재가동을 가정해도 약 153일, 총 3762억원의 손실이 확정된다. 광주공장이 고인치·고성능 제품을 생산해 온 점을 감안하면 영업이익과 순이익 감소 폭은 매출 감소 폭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

 

유럽향 점유율 유지 ‘적색등’

또 다른 부담은 유럽향 물량의 불안정이다. 유럽은 전체 타이어 매출의 28%를 차지하는 핵심 시장으로 단일 경제권 기준으로는 북미(32.8%)에 이어 두 번째로 크다. 수출 물량의 상당 부분을 광주공장과 중국에서 공급해 왔지만 화재 여파로 현재는 유럽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확대할 만한 물량을 확보할 수 없게 됐다. 

재무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 반기보고서 기준 6월 말 차입금(리스부채 제외)은 2조934억원으로 자기자본(1조6335억원)을 상회한다. 차입금의존도는 42%로 안정권(30% 미만)에서 벗어나 있고 부채비율도 210.6%로 우량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 상태에서 국내 이전과 유럽 신설을 동시에 추진할 경우 추가 차입과 재무지표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금호타이어 관계자는 "광주공장 이전은 경우 광주시와의 협의 완료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에 아직 자금이 대단위로 집행되는 단계가 아니다"라며 "재무지표들은 지난 2~3년간 안정적인 수준으로 내려왔고 이익도 내고 있기 때문에 우려할 수준의 부담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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