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약개발업체 ‘아이진’이 300억원대 유상증자를 추진하며 할인율을 최근 업계 평균보다 낮은 ‘20%’로 확정했다. 단기적인 자금 확보보다는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는 방향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아이진은 32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의 임상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라서면서 막대한 R&D 자금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 아이진은 조달 자금의 대부분을 수막구균 백신과 보툴리눔 톡신 등 개발에 사용할 예정이다.
회사 측은 “2026년부터 주요 파이프라인의 본격적인 임상 단계에 진입하면서 막대한 개발 자금이 소요될 예정”이라며 “이번 유상증자를 통해 조달되는 자금 중 약 200억원 이상을 신규 파이프라인 연구와 임상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조달 목적이 뚜렷한 만큼, 시장에서는 발행 조건에도 관심이 쏠린다. 특히 얼마만큼의 할인율이 적용되느냐가 투자자들의 청약 참여를 끌어낼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통상 코스닥 기업들은 청약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20%대의 할인율을 적용해왔다.
아이진은 이번 유증 발행가의 할인율을 20%로 책정했다. 이는 최근 시장 관행보다 다소 보수적인 수준이다. 실제 2023년 이후 250억~350억원 규모 유증을 진행한 기업들이 적용한 할인율 평균치는 약 25%로 집계됐다.
기존 주주가치 훼손을 최소화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증자비율이 60%에 달하는 만큼, 주식 희석 부담을 다소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할인발행과 주식가치 희석과 사이에서 절충점을 택한 셈이다.
이 같은 조치가 시장의 호응으로 이어질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주관사인 한양증권과 LS증권이 잔액인수인으로 참여해 절차상 마무리에는 문제가 없지만, 실권주 발생 시 인수 수수료율이 16%에 달해 회사 입장에서는 가급적 높은 청약률을 확보하는 것이 유리하다.
아이진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로 정했다”며 “자금 조달과 함께 기존 주주의 권익 보호를 동시에 고려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주관사인 한양증권과 잔액 인수 계약을 체결해 미청약 물량은 주관사가 인수하게 된다”며 “유증 기간 중 임상 신청 등 주요 개발 현황을 지속적으로 알려 성공적인 증자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