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행보조(ADAS) 기능을 자율주행 기능으로 오해하지 말자는 취지의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코바코) 공익광고가 공개 하루만에 논란 뒤 삭제됐다. 영상에 나온 차량이 테슬라를 기반으로 한 변형 차량이라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 영상이 공개되자 유튜브와 소셜미디어 X 채널 등에서는 테슬라를 코바코가 대놓고 비난한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9월 30일 유튜브 등에 최초로 공개된 이 공익광고는 배우 안길강씨의 “자율주행 기술 어떻게 사용하시나요?”라는 내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그는 또 주행 도중 운전석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얼굴을 만지고 센터콘솔 내 물품을 찾는 등의 연기를 했다. 이 때 “믿으세요? 무조건 믿으신다구요?”라는 내레이션이 등장하면서 사고가 발생되는 장면도 연출됐다. 코바코는 이 때 ‘지나친 믿음이 위험이 되는 맹신’ 표기와 함께 ‘실제 사고가 아닌 인공지능(AI)으로 연출된 장면입니다.’라고 안내했다.
코바코 공익광고 속에 등장하는 차량은 신형 테슬라 모델Y(주니퍼)와 매우 유사하다. 차량 뒤쪽 후미등과 앞쪽 주간주행등(DRL) 디자인에 변형을 줬지만 한눈에 봐도 테슬라 모델Y 차량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안 씨가 연기한 차량 내부는 테슬라 모델Y 차량 특성과 거의 똑같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코바코가 국내에서 구현되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구현 범위를 이해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테슬라 FSD 기능은 다양한 형태의 도로에서 실행이 가능하지만 운전자가 전방을 주시하지 않거나 스티어링 휠 조작을 일정 시간 동안 하지 않으면 경고 그래픽과 경고음을 작동시킨다. 운전자가 테슬라 차량의 경고를 5회 이상 무시했다면 일정 기간 동안 테슬라 FSD 기능이나 오토파일럿(기초적인 ADAS) 기능을 다시 쓸 수 없다.
해당 영상을 접한 대다수 부정적인 반응이다. 코바코가 테슬라를 대놓고 비난했다는 반응이 많다. 자신을 테슬라 주주라고 밝힌 X 사용자 A씨는 “코바코가 좀 더 공식적인 자료를 통해 광고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며 “아직 시스템이 상용화가 되지도 않은 차량을 모델로 공익 광고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벌써 거짓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X 사용자 B씨는 “(코바코가) 공익광고를 하기 전에 직접 테스트도 안해보고 해당 차종을 특정해서 사용했다는 건 거짓 광고”라고 비판했다.

코바코는 블로터 취재가 시작되자 1일 밤 늦게 유튜브에 올라온 해당 광고를 삭제하고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해당 공익광고 소개 보도자료도 삭제했다.
해당 공익광고 제작을 주도한 코바코 팀장급 관계자는 “해당 광고를 찍을 때 동원됐던 차량이 테슬라가 맞다”며 “광고 출연자에게 테슬라 차량의 특징보다는 교통안전 캠페인을 촬영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시켰다”고 말했다.
또 “우리 스스로 차량의 모습을 변형했지만 테슬라 차량의 모습이 대중에게 그대로 인식될 줄은 몰랐다”며 “차량 자체를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은 우리 측의 불찰이며 별도 수정 작업을 통해 광고 속 등장하는 차량이 특정 브랜드를 연상시키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