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축은행 업계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규모는 PF정상화펀드가 효과를 보이면서 금융업권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축소되고 있다. 다만 PF의 상당 부분이 수익증권 형태로 재투자되면서 새로운 위험이 불거지는 상황이다.
9일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저축은행 PF 부실 정리를 위해 도입된 PF정상화펀드는 단기간에 대출채권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가시적 효과를 가져왔다. PF정상화펀드는 PF 부실 정리를 위해 저축은행중앙회 주도로 조성됐으며 최근 2년에 걸쳐 1~4차까지 총 1조9000억원 수준으로 조성됐다.
저축은행은 PF정상화펀드를 통해 2024년 1월부터 2025년 6월까지 2023년 말 PF의 52%를 상환, 일반담보대출 전환, 매각, 상각 등을 통해 정리했다. 올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PF는 약 13조원으로 2023년 말 22조1000억원 대비 41.2% 감소했으며 PF정상화펀드를 통한 추가 정리를 고려하면 현시점은 2023년 말 대비 절반 이하로 축소된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PF를 PF정상화펀드에 매각하는 과정에서 재출자가 병행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기존 PF 대비 상환 순위가 불리해졌다. 펀드에 매각된 PF의 중후순위 비중은 4%에 불과했으나 재출자로 취득한 수익증권 중 2종 비중은 38%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3·4차 펀드의 트렌치 구성은 주로 1종 30%, 2종 70%로 2종 수익증권의 비중이 높다.
또 PF가 본PF 이전 단계 위주의 사업장으로 구성돼 엑시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펀드에 매각된 PF는 브리지론 비중이 75%에 달한다. 사업 정상화를 위한 추가 자금조달 여력이 부족한 점을 보면 펀드의 현실적인 회수 전략은 사업장 매각에 국한된다. 이 경우 추가 할인 가능성이 있으며 지방 사업장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하면 낙찰가율의 변동성 또한 클 전망이다.
수익증권 자산 특성상 가치평가 위험과 손실 집중 위험에도 주목해야 한다. 향후 사업장 매각 시 PF정상화펀드 수익증권 예상손실률은 최저 경락률일 때 23%, 경락률이 2024년 대비 30% 하락할 때 43%로 추정된다. 저축은행 업권 기준 수익증권 예상손실 규모는 7000억원에서 1조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수익증권 관련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국기업평가는 "부실 정리와 재구조화로 PF가 축소되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개선되고 있으나 매각 후 재출자 형식으로 취득한 수익증권을 고려하면 실질적인 부실자산 비율은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며 "수익증권 보유 비중이 확대되고 회수 과정에서 거액의 손실이 발생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