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티센글로벌이 디지털전환(DX)과 스테이블코인 등 신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세운 핵심 키워드는 '금'이다. 회사는 2018년 한국금거래소쓰리엠을 인수하며 귀금속 제조·유통의 수직 계열화를 완성했다. 원재료 수입부터 제련·가공·도소매·수출까지 아우르는 국내 최대 금 유통 네트워크를 구축한 것이다.
이를 토대로 최근에는 웹3 기반의 실물자산 디지털화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웹3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중간 업체 없이 사용자들이 자산 및 데이터를 직접 소유·거래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이다.
금을 축으로 한 웹3·스테이블코인 전략
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티센글로벌이 추진하는 웹3 사업의 중심축은 실물자산인 금이다. 특히 웹3 기반의 신사업 역시 금을 중심으로 한 것이 특징이다.
회사의 올해 반기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뚜렷하게 드러나 있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올해부터 기존 '금 등 귀금속 도소매'에 더해 '실물자산 기반 디지털 플랫폼 운영'을 웹3 부문에 추가했다. 이는 단순한 항목 변경이 아니라 사업부문 재편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것이다. 회사의 웹3 사업에는 금거래소와 금은을 기반으로 한 실물자산 거래 플랫폼 '금방금방' 등이 포함된다.

금방금방은 모바일앱에서 365일 실시간으로 금은을 매수하거나 매도할 수 있다. 보유 중인 반지, 목걸이, 골드바, 실버바 등을 디지털화해 거래할 수 있으며, 금방금방에서 구매한 금은을 고객이 희망하는 제품으로 임가공해 받을 수도 있다. 제조 및 품질보증은 한국금거래소 등이 맡는다.
아이티센글로벌은 금을 디지털화하거나 토큰화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금융상품을 만들 계획이다. 이에 따라 누구나 손쉽게 투자할 수 있는 금융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예컨대 금은 등 실체가 있는 자산을 디지털토큰으로 분할 소유·유통하면 기존에는 접근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자산을 일반투자자가 소액으로 거래할 수 있게 된다.
아이티센글로벌이 추진하는 스테이블코인 사업 역시 금과 연결된다. 회사는 금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스테이블코인(GPC) 모델을 준비하고 있다. 기존 스테이블코인이 달러 등 법정화폐를 담보로 하는 것과 달리 GPC는 금을 기초자산으로 설정한다. 은행이 실물을 신탁해 안정성을 확보하면 아이티센은 이 금을 바탕으로 동등한 가치의 토큰을 발행하는 구조다.
이 방식을 이용하면 개인이나 기업은 금을 직접 보관하지 않고 은행 신탁을 통해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다. 동시에 블록체인상 유통가능한 디지털자산으로 전환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잠자던 국내의 금이 유동성을 가진 금융자산으로 편입되는 셈이다.
금 중심 웹3 실적 고성장

아이티센글로벌의 금거래소 사업이 안정적인 매출 상승세를 기록해온 점도 금 기반 신사업 추진에 힘이 되고 있다. 회사의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33.8% 증가한 2조9033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54억원, 순이익은 434억원으로 각각 178%, 207% 늘었다.
특히 금을 중심으로 한 웹3 부문의 실적이 빠르게 확대됐다. 회사의 매년 상반기 기준 웹3 매출은 2023년 8172억원, 2024년 1조7758억원, 2025년 2조4722억원 등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어왔다.

아이티센글로벌은 웹3와 스테이블코인 사업의 외연을 넓히기 위해 생태계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부산디지털자산거래소(BDAN)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디지털 금 서비스 '센골드'를 이관한 뒤 금 기반 디지털자산 유통 생태계를 강화하고 있다. 또 자회사 크레더와 피엠엑스를 중심으로 금토큰 및 스테이블코인 플랫폼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KGLD, CENG, KRWgc, USDgc 등 토큰 상표권도 출원했다.
회사는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도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오픈블록체인·DID협회(OBDIA) 스테이블코인분과 부회장사로 활동하며 관련 제도와 시장 활성화에 집중하고 있다.
해외 협력도 활발하다. 일본토큰증권협회(JSTA)와 엔화 스테이블코인 발행사 JPYC 등 일본 주요 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토큰증권(STO)과 스테이블코인 공동사업을 추진하며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있다.
아이티센글로벌 관계자는 "앞으로 마련될 디지털자산 관련 법령과 규제를 준수하며 실물자산의 디지털화를 선도해나갈 계획"이라며 "디지털화된 실물자산이 실제 생활과 밀접한 금융 서비스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