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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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기반 진단 업체 노을이 2년 만에 대규모 자금확충에 나서면서 최대주주의 지배력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발행 신주가 주주에게 동등하게 배분되기 때문에 전량 청약에 참여하면 지분율 변동은 없지만 최대주주인 엠씨드는 배정 물량의 10%만 청약하기로 했다. 창업멤버들이 50% 수준의 청약 참여를 약속했지만 지분 희석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상장사 노을은 35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유상증자 절차를 밟고 있다. 12월1일 발행가액을 확정한 뒤 4일부터 구주주 청약 절차에 들어간다. 신주 상장 예정일은 같은 달 30일이다.

노을은 이번 증자의 목적이 글로벌 진단사업 확대와 중장기 성장기반 확보에 필요한 ‘스케일업’ 자금조달이라고 밝혔다. 확보한 자금은 국내외 제조공장 확장, 자동화라인 증설,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 주요국의 인허가 취득, 연구개발(R&D) 등에 투입된다. 회사는 이에 따라 글로벌 비즈니스의 성장 속도가 빨라지고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대주주 측의 청약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일반적으로 대주주의 청약률은 책임경영 의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노을의 최대주주는 지분 15.48%를 보유한 미국 소재 법인 엠씨드로 공동창업자인 임찬양 대표, 김경환 부사장이 각각 33.3%씩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세 창업자는 별도로 약 7%의 노을 지분을 가지고 있다.

주주배정 원칙에 따라 기존 주주들은 보유 주식 1주당 0.39주의 신주를 받을 수 있으며, 최대주주 측에는 총 323만3193주가 배정된다. 이 중 엠씨드가 222만969주, 임 대표와 김 부사장이 각각 46만1110주, 안 부사장이 9만4주를 받게 된다.

다만 엠씨드는 실질적 사업활동을 하지 않는 명목법인으로 자체 영업수익이 없어 이번 증자에 배정분의 10%만 청약할 예정이다. 청약자금도 신주인수권증서 매각대금으로 확보할 계획이다. 임 대표와 김 부사장, 안 부사장은 배정분의 50% 청약을 약속했지만 대주주 측의 전체 청약 물량은 배정분의 22.5%에 그친다.

최대주주 측이 배정 물량을 모두 확보하려면 예정 발행가액(2440원) 기준으로 79억원이 필요하다. 지분율이 가장 높은 엠씨드가 54억원을 책임져야 하며 임원진도 25억원 수준의 사재를 투입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배정 물량을 포기해 투자 지출액을 절약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유증에 최대주주 측에서 투입할 금액은 18억원 정도다.

배정 물량 대부분을 포기함에 따라 지배력 약화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2023년 227억원의 유증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25%만 청약하며 지분율이 30% 아래로 내려간 바 있다. 이번 증자를 마치면 최대주주인 엠씨드의 지분은 11.59%,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전체 지분은 약 17.66%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상장 당시 38.38%였던 지분율이 절반 이하로 낮아지는 셈이다.

 

 

경영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것이 회사 측의 입장이다. 지분율은 낮아지지만 실제 의사결정 구조상 경영진 중심의 운영기조는 변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노을 관계자는 “임 대표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3인은 창업멤버로서 노을의 핵심 기술 개발과 사업추진 과정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며 “노을의 경영권 안정성은 단순 지분율 변화로 판단되기보다 현 경영진의 연속성과 전문성에 기초하며, 이에 따라 경영권이 중대한 위협에 노출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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