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 /사진=NH투자증권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점 /사진=NH투자증권

 

시장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NH투자증권의 복합형 구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채권·주식운용 이익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중심의 기업금융(IB) 부문은 여전히 부담으로 작용한다. 금리하락이 실적회복의 계기가 될지, 리스크 관리의 새로운 숙제가 될지가 올해 하반기의 관전 포인트다.

15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2bp 떨어진 2.55%를 기록하며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1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인하 시점이 구체화될 경우 단기금리가 추가로 낮아질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흐름은 운용형 증권사들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금리 하락이 채권평가이익과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수익을 끌어올리고 자산회전율을 높여 수수료 수익이 개선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NH증권 역시 금리안정세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 특히 조달비용 하락과 운용수익 개선이 맞물리면 단기 수익성 방어가 가능하다.

그러나 PF 자산의 평가손익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리스크 요인이다. 특히 장기 사업장의 경우 할인율 변화에 따라 회수가치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 금리 하락에 이익 요인과 위험 요인이 공존하는 셈이다.

NH증권의 상반기 별도기준 순이익은 429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9% 증가했다. 운용손익 회복과 채무보증 수수료 확대로 실적이 개선됐지만,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65.2%로 하락했다. 자기자본 확충에도 불구하고 총위험액이 늘며 완충여력이 줄었다. 이에 금리 하락으로 자본적정성 부담이 일시적으로 완화되더라도 PF 리스크가 구조적으로 남은 이상 체질전환은 단기간에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회사는 6월 6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자기자본을 8조원대로 늘렸다. 종합투자계좌(IMA) 인가요건 충족과 자본경쟁력 강화를 위한 조치였지만, 부동산금융 익스포저가 여전히 자기자본의 79%에 달해 자본확충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상반기 기준 NH증권의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약 6조3000억원 수준이며, 이 중 PF가 79%를 차지한다. 브리지론 비중은 15%, 중·후순위는 30%로 질적 위험은 낮지만 회수 지연 사업장 중심의 충당금 부담은 여전하다.

NH증권은 신규 딜을 선순위 위주로 제한하고 회수 가능성이 낮은 사업장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서며 리스크 관리 기조를 강화하고 있다. 금리 하락 구간에서는 PF 시장의 정상화 속도에 따라 충당금 부담 완화 폭이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금리가 떨어져 운용이익이 개선되더라도 PF 회복이 지연되면 수익성 회복 속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

NH증권은 금리환경 변화에 대응해 자산구조도 재편하고 있다. 고금리 조달 비중을 줄이고 금리변동성에 둔감한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하면서다. 외화채권 비중을 축소하는 대신 발행어음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 안정적 리테일 자산을 확대해 운용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이다.

NH증권 관계자는 "조달시장 변동 상황과 내외부 규제 환경을 고려해 채권 포트폴리오를 운영하고 있다"며 "최근의 시장 변화에 맞춰 단기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운용전략의 세부 내용은 내부 기준상 공개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금리 하락은 NH증권의 운용 부문에 긍정적이지만 PF 회복이 더디면 전체 이익 개선 폭은 제한될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면 단기수익은 살아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 완화 속도가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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