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쾅~!”

하늘이 갈라지는 굉음과 함께 KF-21 전투기가 머리 위를 스쳐갔다. 구름 사이로 솟구친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는 공중에서 몸을 뒤집고, 회전하고, 급강하 후 다시 치솟았다. 중력을 거스르는 순간마다 관람석에서는 환호가 터졌다.

17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개막한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의 첫 장면이다. 올해 ADEX는 서울공항과 일산 킨텍스에서 이원화돼 열리며 19일까지지 진행될 서울공항 행사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항공 플랫폼이 하늘과 지상을 가득 메운다.

KF-21, 가속 봉인 해제! '부스트 온!'

이날 관람객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은 것은 차세대 전투기 KF-21 보라매다.

KAI가 주도해 개발 중인 4.5세대 초음속 전투기로 2026년 하반기부터 공군에 인도돼 2032년까지 총 120대가 실전 배치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는 가속도 제한, 저고도 운항 등 성능 제한을 해제하고 대중에 보이는 첫 자리다.  

"오른쪽에서 KF-21 전투기가 이륙합니다" 하는 안내 방송이 끝나자마자 '피유웅' 하는 엔진음이 활주로를 뒤흔들었다. 까마득한 시야의 양쪽 끝을 순식간에 가르며 고속 급선회(하드턴), 배면비행, 수직상승, 롤 기동(회전), 저고도 저속 운항까지 선보였다.

이는 공기역학적 정밀 설계와 고도화된 비행제어 시스템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구현하기 어려운 고난도 비행이다. 실제 전투 운용 수준의 기동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기체에 대한 자신감이 없다면 선보이지 않는다.

이 외에도 공군 대한민국 공군 특수비행팀(블랙이글스)가 선보이는 높은 수준의 에어쇼 행사를 볼 수 있다.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 사진 = 블로터 김덕호 기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 사진 = 블로터 김덕호 기자

 

한·미 항공 무기체계 총집결

이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다. 서울공항 활주로에는 대한민국 공군이 운용 중인 전투기, 수송기, 헬기들이 대거 전시되며 대부분의 공간은 KAI가 개발한 플랫폼이 차지한다. △KF-21 전투기 △FA-50 경전투기 △T-50 훈련기 △KA-1 전선통제기 △KT-1 기본훈련기 실물을 직접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공군 운용기인 △KF-16 △F-15K △C-130 수송기 △F-2 제공호도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미군의 참여다. 베스트셀러 전투기인 F-16를 전시했고 미 해군이 운용중인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특별히 들여왔다. 최전선에서 적 방공망을 무력화하는 '에스코트 재머'로 우리 공군은 이 기체를 차기 전자전기 참고 모델로 삼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무기체계가 전시된다. 21종 이상의 지대공·공대공·공대지·공대함 무기체계 실물이 함께 공개됐다. 천궁, 비궁, 천호 등 대공 방어자산은 물론 벙커버스터, 유도폭탄,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을 볼 수 있다. 

주최측에 따르면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는 파리 에어쇼, 런던 에어쇼와 함께 세계 3대 항공·방위산업 전시회다. 올해는 APEC 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해 서울공항(17~19일)과 일산 킨텍스(20~24일)로 나뉘어 진행된다.

국제 정상급 인사와 각국 군 관계자들이 방문해 수출 상담과 협력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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