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콘텐츠 전문기업 코퍼스코리아의 주인이 그린그로쓰로 변경된다. 그린그로쓰는 최근 오영섭 대표 등 대주주로부터 256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여기에 유상증자,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진행해 추가로 자금도 조달한다. 지난해부터 실적 부진이 재무적 부담을 키운 가운데 결국 경영권 교체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퍼스코리아는 14일 그린그로쓰와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그린그로쓰와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은 오영섭 대표와 특수관계인 1인이 보유한 주식 2083만6764주(지분율 50.50%)를 256억원에 양수한다. 그린그로쓰가 1133만6764주(27.47%), 이노베이션1호 투자조합이 950만주(23.02%)를 각각 가져간다.
그린그로쓰는 장동식 컨텍스트디 대표가 지난 9월 설립한 조합이다. 장 대표는 그린그로쓰의 지분 95.2%를 보유한 최대주주이며, 이번 코퍼스코리아 인수를 목적으로 설립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린그로쓰는 추가로 신주도 인수하며 지배력을 높일 계획이다. 코퍼스코리아가 이번 양수도 계약과 함께 진행하는 8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물량을 모두 소화한다. 유증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10% 할인율을 적용한 1603원으로 설정했다. 내년 1월 자금을 납입하면 배정받는 주식수는 499만642주 규모다. 유증 이후에 보유하게 되는 주식은 1632만7406주가 되는 셈이다.
코퍼스코리아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콘텐츠 시장의 빠른 변화가 경영상 부담으로 작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로 실적을 살펴보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까지도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손실 42억원, 당기순손실 58억원으로 적자가 이어졌다.
이는 재무구조에도 부담을 키웠다. 상반기 말 연결기준 결손금은 2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41억원 잉여금에서 마이너스로 전환된 것이다. 이에 같은 기간 자본총계는 21.3% 감소한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부채총계는 1.8%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169.4%에서 219%로 200%를 넘겼다. 통상 부채비율이 200%를 넘기면 재무건전성에 부담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퍼스코리아는 유증과 함께 대규모 전환사채(CB) 발행도 결정하며 변수를 남겼다. 5회차, 6회차 CB를 발행해 각 100억원씩 총 200억원을 조달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발행하는 CB 물량은 그린이노베이션이 모두 소화하기로 했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그린그로쓰와 그린이노베이션이 현재 한 팀으로 움직이고 있지만 향후 어떤 방식으로 운영할지는 논의 중인 상황이다.
그린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발행한 4회차 CB의 매도청구권(콜옵션)의 행사권까지 확보했다. CB의 콜옵션 행사권은 회사가 지정하는 자에게 주어지며, 통상적으로 대주주에게 부여되곤 한다. 그린이노베이션이 4회차 CB 콜옵션을 행사하면 618만5567주(14.99%)를 확보하게 된다. 아울러 내년 11월에는 5, 6회차 CB의 전환청구도 가능해지면서 대규모 지분 확보의 여지를 남겼다.
코퍼스코리아 관계자는 “변화의 기회라고 생각해서 판단한 것”이라며 “이번 인수 이후의 경영 상황에 대해서는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