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그룹의 인공지능(AI) 웰니스 플랫폼 기업 SK인텔릭스가 8개월 만에 다시 공모 회사채 시장 문을 두드린다. 시장 금리가 최근 많이 낮아진 만큼, 회사채 상환을 통해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렌탈 업계의 선두권 업체로서 무난한 공모채 발행이 예상되지만, 날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시장 상황은 앞으로의 행보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인텔릭스는 이달 중 1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만기구조(트랜치)는 2년물 400억원, 3년물 600억원으로 구성됐다.
수요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국신용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주요 신평 3사는 SK인텔릭스의 신용등급을 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SK인텔릭스가 회사채 발행에 나선 것은 다음 달 3일 만기가 도래하는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차환하기 위해서다. 해당 채권은 2023년 11월에 발행됐으며 표면금리는 5.42%였다.
마지막으로 SK인텔릭스가 회사채를 찍은 건 지난 2월이다. 당시 2년물 1100억원, 3년물 900억원 등 총 2000억원을 발행했고 금리는 각각 연 3.26%, 3.36%였다. 이번 상환 대상 채권 금리보다 약 2%p 낮은 수준이다. 최근 금리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SK인텔릭스 역시 더 낮은 가산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인텔릭스는 국내 렌탈 시장 2위 사업자로, 가전제품 제조와 렌탈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2016년 11월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인수한 뒤 SK매직으로 출범했으며, 올해 7월 현재의 사명인 SK인텔릭스로 바꿨다.
매출은 정수기 및 공기청정기 등 생활가전 렌탈 계약을 통해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42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477억원에서 371억원으로 22.2% 줄었다.
주된 원인은 판매비와 관리비 증가다. SK인텔릭스가 신사업으로 추진 중인 AI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NAMUHx)'와 관련해 △연구개발 △컨설팅 △마케팅 등 초기 투자비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SK인텔릭스는 오는 30일 세계 최초의 웰니스 로봇인 나무엑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들어 국내 렌탈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고 제품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가까워진 점은 SK인텔릭스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기평 측은 "국내 1인 가구 증가, 대형 가전 렌탈 전환 등에 힘입어 렌탈 시장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지만, SK인텔릭스 주력 품목인 공기청정기·정수기·비데 등 생활·환경 가전 시장의 성장은 저조하다"고 진단했다.
나신평 측도 "주력 제품인 정수기와 공기청정기에서 상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사업기반을 보유하고 있다"면서도 "경쟁사들이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면서 2021년 이후 SK인텔릭스의 점유율과 계정수 성장세가 다소 저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매출 기준 렌탈업체 시장점유율은 △코웨이 61.1% △쿠쿠홈시스 15.0% △SK인텔릭스 12.0% 순이었다. 2021년 17.1%로 2위를 기록했던 SK인텔릭스는 점유율 하락으로 지난해 3위로 밀렸다. 반면 쿠쿠홈시스는 같은 기간 13.2%에서 15.0%로 점유율을 높였다.
그럼에도 일부 신평사들은 SK인텔릭스의 영업수익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신평 측은 "하반기 웰니스 로보틱스 브랜드 나무엑스 출시와 기존 렌탈 품목에 대한 재렌탈률 관리 등을 감안할 때, 매출이 증가할 전망"이라며 "신규 브랜드 론칭과 계정수 확보 과정 등에서의 비용 증가가 불가피하나, 10% 내외의 양호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