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 /사진 제공=CJ제일제당
 윤석환 CJ제일제당 대표이사 겸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 /사진 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 바이오사업 부문을 이끌어온 윤석환 대표가 CJ제일제당 총괄대표이사를 겸직하게 되면서 그레고리 옙 식품사업 부문 대표와의 호흡이 한층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 신임 대표의 이력이 바이오에 특화된 만큼 식품 부문과 상호보완적 관계를 맺으며 조직의 균형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이달 17일 윤 대표를 CJ제일제당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그룹 공채 출신으로 부회장 직함을 달았던 강신호 대표는 구원투수로 등판한 지 약 1년8개월 만에 물러났다.

CJ제일제당 내부적으로는 이번 최고경영자(CEO) 인사가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본업인 식품사업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실적 있는 곳에 승진이 있다'는 기본 원칙에 따라 순항 중인 바이오 사업에서 새 사령탑이 배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바이오 부문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4.3%, 올 2분기 8% 성장했다. 같은 기간 식품 부문이 각각 34%, 5% 역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이로써 CJ제일제당은 대표급 인사 변동만 올해 두 차례나 겪게 됐다. 앞서 5월 식품연구소장이었던 옙 대표가 식품사업 부문 수장에 오른 바 있다. CJ제일제당의 주요 사업 부문은 식품과 바이오, 물류(CJ대한통운)가 삼분하는 형태로 지난해 기준 식품 약 42%, 바이오 약 15%의 매출(피드앤케어 제외) 비중을 차지했다.

윤 대표는 바이오 전문가다. 1969년생으로 서울대 식품공학과 학사·석사를 마친 뒤 미국 선더버드대에서 국제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CJ제일제당에 입사한 것은 2002년이다. 이후 10년 만에 임원(상무대우)으로 승진해 바이오 브라질사업담당을 시작으로 글로벌마케팅담당과 남미사업담당, 기술연구소장을 거친 뒤 2023년부터 바이오사업 부문 대표로 일해왔다.

이는 시장에서 윤 대표의 한계로 지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바이오에 편중된 경력 때문에 식품사업에 대한 이해도 부족을 우려하는 시각이다. 모든 부문을 아울러야 하는 총괄대표이사로서 이러한 역량 불균형 해소가 핵심 과제로 떠오른 배경이자 옙 대표와의 파트너십이 주목받는 이유다.

그레고리 옙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대표 /사진 제공=CJ제일제당
그레고리 옙 CJ제일제당 식품사업 부문 대표 /사진 제공=CJ제일제당

실질적으로는 1965년생인 옙 대표와 각자대표 체제처럼 운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수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윤 대표는 은둔형, 옙 대표는 소통형 경영자로 평가되는 만큼 성향이 충돌하는 것도 최소화할 수 있다.

윤 대표와 옙 대표는 각 부문의 연구소장을 지낸 기술특화 해외파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식품과 바이오 양대 축을 중심으로 글로벌 품질 경쟁력에 사활을 걸겠다는 그룹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향후 시너지로는 화이트바이오 분야의 생분해 포장재 도입이 기대를 모은다. 이미 햇반·컵반 등의 품목에서는 두 부문 간 연계가 이뤄지고 있다. 이외에도 미생물 기술 기반의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등 웰니스 분야에서도 협업이 활발해질 수 있다.

윤 대표의 성과는 본업 회복과 확장에 달려 있다고 평가된다. 중국산 라이신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관세 부과로 우호적 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바이오 부문과 달리 식품 부문은 내수부진에 따른 오프라인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글로벌 영토 확장의 변곡점에 있기 때문이다. 

식품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 전문가인 윤 대표가 ‘비전공’인 식품사업으로 경영 시험대에 올랐다”며 “난도가 더 높은 만큼 옙 대표와의 손발 맞춤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박진화 기자
/그래픽=박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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