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보험 산업의 수익성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보험계약마진(CSM) 증가세가 꺾이고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계리적 가정의 정교한 관리가 경영의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21일 황인창 보험연구원 금융시장분석실장은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6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 세미나에서 내년 보험산업 전체 보험료 성장률은 2.3%로 지난해(7.4%) 대비 5.1%p 낮을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금리 하락과 손해율 상승이 맞물리며 건전성 이후 수익성 악화가 본격화될 수 있음을 우려했다.
황 실장은 "생명보험의 CSM 증가율은 올해 3.7%에서 내년 -0.6%로, 손해보험은 7.0%에서 2.1%로 둔화될 것"이라며 "CSM이 자본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더라도 경험손익 변동과 가정 변경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회계이익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금리 급락으로 자본여력이 이미 줄어든 만큼 향후에는 '건전성, 수익성, 성장성' 순으로 악화 흐름이 전이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당기순이익이 늘더라도 할인율 하락에 따른 보험부채 평가손실이 자본을 잠식하는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사례를 들어 K-ICS 비율 방어를 위해서는 신계약보다는 기존 부채 관리, 즉 '요구자본 최적화'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도 발제자로 나서 CSM에 영향을 미치는 계리적 가정이 복잡해질수록 보험사는 금리·해지율·손해율 등 변수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노 실장은 "금리 하락기에는 평가손익의 변동성이 커지고 부채 듀레이션 관리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라며 "요구자본을 줄이기 위한 단기적 상품조정이나 재보험 확대보다는 장기적 시점에서 자산·부채 구조를 정교하게 재설계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 실장은 K-ICS는 단순한 규제비율이 아니라 경영 효율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진화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따라서 계리적 가정의 현실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CSM의 방어 효과도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신계약 단계에서 자본부담을 반영한 상품 설계와 리스크 분산 구조가 병행돼야 금리와 시장 변동성에도 버틸 수 있는 수익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보험연구원은 내년도 보험산업의 주요 과제로 △적극적 부채관리 △자산운용 고도화 △비용 효율화를 제시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고령사회(Aging Society), 생산적 금융(Productive Finance) 등 4대 키워드(A.S.A.P)를 중심으로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주문했다.
노 실장은 "AI가 이제 파일럿 단계를 넘어 실질적 운영 국면으로 진입했다"라며 "보험산업은 기술혁신을 추진하면서도 신뢰 기반의 안전성과 사회적 책임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