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자회사 중 올해 기업공개(IPO)를 앞둔 앱 마켓 플랫폼 '원스토어'는 신설될 SK그룹의 중간지주사(ICT 투자전문회사)에 편입될 예정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Wavve)'를 운영하는 자회사 콘텐츠웨이브도 중간지주사에 편입된다.

박정호 SKT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주관으로 열린 ‘농어촌 5G 공동이용 업무협약’ 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사회 결정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원스토어와 웨이브는 중간지주사 아래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지금까진 SKT라는 상장회사에 투자하는 주주들은 '통신'만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번 기업 분할을 통해 주주들이 투자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도 한층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덧붙였다.

▲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인 박정호 SKT 대표 (사진=박현준 기자)
▲ 기자들과 질의응답 중인 박정호 SKT 대표 (사진=박현준 기자)

앞서 14일 SKT는 창사 37년 만에 회사를 둘로 분할하는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SKT를 존속회사인 'AI(인공지능)&디지털 인프라 컴퍼니'와 'ICT(정보기술) 투자전문회사(기업명 미정)'로 나누는 계획이다. 개편은 인적분할 방식으로 이뤄지며 SKT는 이날 박 대표의 발언처럼 기업 분할을 통해 기존 통신 사업 및 신성장 사업을 분리하고, 각 영역별 최적화된 경영 구조와 투자 생태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SKT 존속회사는 SK브로드밴드 등을 자회사로 두고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구독형 서비스 등 AI·디지털 신사업을 담당한다. 중간지주사는 SK하이닉스, ADT캡스, 티맵모빌리티 등을 산하에 두며, 특히 SK하이닉스 성장을 위한 국내외 반도체 관련 회사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 SKT 기업 분할 구조 (자료=SK텔레콤)
▲ SKT 기업 분할 구조 (자료=SK텔레콤)

박 대표는 이날 반도체 관련 해외 기업의 인수합병을 추가로 진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는 "국내의 작은 반도체 생태계를 인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금은 조금 더 큰 움직임을 준비하는 것이 급해 보인다"며 "중간지주사에 소속되는 회사들은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들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신성장 자회사들의 해외 인수합병(M&A)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사명에서 'SKT'가 사라지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해 박 대표는 아직 '미정'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존속 회사에는 '텔레콤'이란 이름을 남겨도 되지 않나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취임 후 공개석상에서 기자들과 처음 만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은 올해 5G B2B(기업간거래) 분야에서 신사업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올해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신규사업추진부문을 직접 챙기고 있다. 해당 부문은 LG유플러스에 신성장 동력이 필요하다는 황 사장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돼 신설됐다.

황 사장은 국내 진출이 예상되는 글로벌 OTT 디즈니플러스 계약 여부에 대해 "대화는 계속하고 있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LG유플러스를 비롯해 SKT과 KT 등 국내 이동통신 3사는 디즈니플러스에 함께 사업을 하자는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현모 KT 대표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곧바로 퇴장했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은 "5G용 28기가헤르츠(GHz) 주파수 의무 구축(1만5000국) 기간이 올해까지임에도 아직 미흡하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올해 SKT,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공동구축에 나설 것"이라고 답했다. 각 사의 기지국 구축 효과는 비슷하기 때문에 공동구축으로 가닥을 잡으면 어렵지 않게 1만5000국이란 목표를 맞출 수 있을 거란 설명이다.

▲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이원욱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사진=과기정통부)
▲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구현모 KT 대표, 이원욱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필모 의원(사진=과기정통부)

한편 이날 행사는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가 올해 하반기부터 농어촌 지역에서 5G 공동망 시범 서비스에 나선다는 내용의 '농어촌 5G 공동이용 계획'을 발표하고 통신사 간 협약을 체결하는 자리였다. 최기영 과기정통부 장관과 박정호 SKT 대표,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계기로 3사는 2024년 상반기까지 농어촌 지역의 5G 공동망 상용화 작업을 단계적으로 마무리할 방침이다. 도시보다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이통사들이 5G망을 공동으로 구축하는 것이 비용을 절감하고 5G 도입 시기도 앞당길 수 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부터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공동망 구축 기술 방식, 대상 지역, 서비스 제공 시기 등을 논의해 이번 방안을 마련했다. 이번 5G 공동망은 전국 131개 시·군에 속한 읍면으로, 대상은 전체 인구의 약 15%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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