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소재 카카오뱅크 오피스 (카카오뱅크 제공)
▲ 경기도 성남시 소재 카카오뱅크 오피스 (카카오뱅크 제공)

카카오뱅크가 고객 신용 평가 방식에 대대적인 변화를 준다.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 평가 과정과 부도율 변별력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은 뒤 내놓은 개선책이다. 

카카오뱅크는 9일 오전 6시부터 새로운 신용평가모형(CSS)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새로운 신용평가모형은 2017년 7월 은행 영업 시작 이후 쌓아온 카카오뱅크 대출 신청 고객들의 금융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반영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신용 평가 과정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은 바 있다. 과거 카카오뱅크 출범 시 외부 신용평가기관이 제시한 고객 데이터를 토대로 만든 신용평가모형을 최근까지 사용하면서 각종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신용평가기관이 제시한 데이터는 시중은행 고객 데이터만 반영되어 있어 부도율(PD) 측정 결과에 신뢰성이 낮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예컨대 7등급으로 분류될 수 있는 고객이 8등급으로 분류되고, 8등급보다 7등급의 부도율이 더 높게 나오기도 했다.

부도율이란 쉽게 말해 고객이 돈을 갚지 못할 확률을 뜻한다. 은행들은 신용 평가 때 고객을 1~10등급으로 분류하고, 부도율을 달리 측정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일정 등급 이상에게는 대출을 내주지 않거나 대출 금리를 높게 책정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을 처음 시작할 때 외부 신용평가사들이 가지고 있는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신용평가모형을 설계했었다”면서 “옛날 그대로의 모형을 사용하다 보니 현 상황과 맞지 않는 부분이 존재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올해 20.8%에서 2023년 말에는 30%까지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 상환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CSS 고도화가 필수적이다. 이에 카카오뱅크 측은 금융당국의 지적사항 등을 반영해 신용평가모형을 재정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옥 카카오뱅크 중·저신용 고객 대출 확대 TF장(부대표)은 “2500만건에 달하는 카카오뱅크 대출 신청 데이터에 통신정보 등을 반영해 머신러닝 방법으로 개발한 새 신용평가모형은 신용점수 820점 이하 대출 신청 고객들의 신용평가 변별력을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고객들에게 더 경쟁력 있는 금리와 대출 한도를 제공할 수 있도록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새로운 신용평가모형 적용과 함께 '중신용대출' 상품의 대출한도를 최대 7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높이고, 금리를 최대 1.52%p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 1조4380억원이었던 중·저신용 고객 대상 대출 잔액을 올해 말에는 3조1982억원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연간 순증 목표는 1조7602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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