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나는 자동차(플라잉카)나 완전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 한창인 2021년. 스마트 모빌리티가 대중화된 미래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10일 서울시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 2021'에서 국내 주요 기업들이 마련한 차세대 모빌리티 서비스 체험 현장을 통해 조만간 달라질 일상의 단면들을 알아볼 수 있었다.

하늘을 나는 자동차 UAM, 2025년이면 상용화

전시장에서 가장 눈길을 끈 건 UAM(도심항공모빌리티) 섹션이다. UAM은 플라잉카를 중심으로 현재 지상과 지하에 머물러 있는 대중교통체계를 하늘로 확대한 플랫폼을 말한다. 현재 국내에서 UAM 개발에 적극적인 기업은 현대자동차와 한화시스템이 꼽힌다. 이날 현장에는 한화시스템이 SKT 티맵모빌리티와 손잡고 준비한 UAM 가상현실(VR) 탑승 기회가 마련됐다. 이후 4인석 시뮬레이터 좌석에 앉아 VR 기기를 착용하면 SKT가 준비한 UAM VR 영상을 시청하는 방식이다. 직접 참여해본 결과 실감성은 다소 낮았지만 그럴듯한 안내 음성과 더불어 실제 한강 상공을 배경으로 비행하는 장면이 미래 UAM 탑승 경험의 일부를 재현하는 듯해 흥미로웠다.

▲ 한화시스템·SKT의 VR UAM 체험관 (사진=이건한 기자)
▲ 한화시스템·SKT의 VR UAM 체험관 (사진=이건한 기자)
▲ VR UAM 체험을 위해선 실제 앱으로 탑승 예약을 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앱 갈무리)
▲ VR UAM 체험을 위해선 실제 앱으로 탑승 예약을 하고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사진=앱 갈무리)
체험공간에는 한화시스템이 실제 미국 오버에어와 공동 개발 중인 수직이착륙 자율주행 UAM '버터플라이'의 축소 모형이 전시됐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11월 서울 킨텍스에서 버터플라이 모형을 일반에 첫 공개하고 2025년 상용화 목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티맵모빌리티의 UAM 탑승 예약 시스템에선 서울시 마포구 월드컵경기장에서 강남구 코엑스까지 UAM으로는 약 10분, 택시 54분, 지하철 1시간15분 등 교통편에 따른 이동시간을 예측해 보여줬다. 버터플라이는 최대 시속 370km로 비행할 수 있는 기체다.
▲ 현대자동차 UAM 플랫폼이 세워진 미래 도시 상상 조형물 (사진=이건한 기자)
▲ 현대자동차 UAM 플랫폼이 세워진 미래 도시 상상 조형물 (사진=이건한 기자)

버터플라이 맞은편에는 현대자동차가 개발 중인 비슷한 유형의 UAM 'S-A1' 모형도 전시돼 있으며 현대차 UAM 플랫폼 중심으로 구성된 도심 모빌리티 환경을 축소 조형물과 증강현실(AR)로 확인해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2025년 UAM 상용화 단계를 넘어 대중화 단계에 이르면 지상에 밀집된 교통량의 일부가 공중으로 분산되면서 교통대란 감소, 고속이동을 통한 국내 1일 생활권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로 출근해 부산으로 퇴근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게 되는 셈이다.

자가소유 차량은 줄고, 퇴근길은 영화관이 되고

UAM 전시장 반대편에는 미래 자율주행차 서비스를 경험해볼 수 있는 또 다른 VR 체험 공간이 있다. 현대차의 자율주행 제네시스와 롯데정보통신, 42Dot의 자율주행차도 전시됐다.

그중 눈길을 끈 건 VR 기반 현대자동차의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다. 해당 시나리오에는 완전자율주행차가 대중화된 미래, 사람들은 자가용을 소유할 필요 없이 필요할 때마다 자율주행차를 호출해(수요 응답) 목적지까지 편하게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또 기본적인 자율주행 기능과 더불어 도로 환경과 개개인이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 결합됨으로써 정보를 교환하고 예기치 못한 충돌 사고 등을 방지하는 등 한층 스마트화된 도로 환경도 엿볼 수 있다.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되므로 전방 유리는 운행 중 영화,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는 대형 스크린으로 탈바꿈된다. 미래에는 이를 통해 이동 시간도 일상 내 새로운 여가 시간이 될 전망이다.

▲ VR 기기를 쓰고 자율주행 수소버스,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체험 중인 관람객들 (사진=이건한 기자)
▲ VR 기기를 쓰고 자율주행 수소버스, 수요응답형 자율주행 서비스를 체험 중인 관람객들 (사진=이건한 기자)

전기차 배터리, '충전' 말고 '교환'

KT가 마련한 부스에는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BSS)'이 이목을 끌었다. 이는 전기오토바이(EV 이륜차)가 운행 중 배터리를 다 소진할 경우 충전소에서 장기간 기다릴 필요 없이 전용 배터리 스테이션에서 사용한 배터리와 완충된 배터리를 약간의 비용만 지불하고 교환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이를 위한 전용 오토바이는 최고 시속 79km에 1회 주행 거리는 70km로 도심 내 이동, 최근 증가한 배달 물류 등에 적합한 것으로 보였다.

▲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왼쪽)과 전용 EV 오토바이 (사진=이건한 기자)
▲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왼쪽)과 전용 EV 오토바이 (사진=이건한 기자)

배터리 교체 방식은 간단하다. 교체 스테이션에서 휴대폰 내 NFC로 사용자를 인증하고 오토바이 안장 아래에서 배터리를 꺼낸 후 스테이션에 반납하면 잠시 후 다른 입구에서 새 배터리가 제공된다. 사용자는 이를 가져다가 오토바이에 다시 장착하기만 하면 끝이다. 해당 과정을 직접 체험해보니 2분여 남짓 걸렸을 뿐으로 전기차의 단점인 긴 충전 시간에 따른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이 같은 방식은 배터리가 크고 무거운 일반 사륜구동 전기차에는 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KT는 BSS를 배터리 관리 주기 및 정비소 위치 제공, 무제한 배터리 교환 요금제 출시 등이 포함된 서비스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한편 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 2021은 오는 12일까지 서울시 마포구 성산동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다. 기사에 소개된 내용 외에도 총 40여곳의 기업이 참여해 미래 모빌리티 사회를 주제로 다양한 솔루션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VR UAM, 자율주행셔틀카 등 일부 체험은 이용 전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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