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들(Numbers)로 기업과 경제, 기술을 해석해 보겠습니다. 숫자는 정보의 원천입니다. 정보는 누구에게나 공개되어 있고 숫자도 누구나 볼 수 있지만, 그 뒤에 숨어 있는 진실을 보는 눈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숫자 이야기를 <넘버스>로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LG CNS 마곡 사옥. (사진=LG CNS)
▲ 서울시 강서구에 위치한 LG CNS 마곡 사옥. (사진=LG CNS)

LG 그룹의 IT서비스 전문 기업 LG CNS가 상장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LG CNS는 상장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상장에 필요한 준비 사안에 대해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LG CNS의 상장 준비 소식이 깜짝 뉴스는 아닙니다. 언젠가 상장할 것이라는 예상은 시장에서 지속됐으니까요. 특히 LG CNS가 지난 2019년 글로벌 사모펀드 맥쿼리PE가 설립한 투자목적회사 크리스탈코리아에게 지분 35%를 1조19억원에 매각하면서 상장에 대한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습니다. 사모펀드인 맥쿼리가 투자금을 회수하려면 상장이 가장 확실한 카드이기 때문입니다.

어쨌든 LG CNS는 상장 준비를 공식화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상장 시기를 내후년으로 점치고 있습니다. 기존 상장 기업들도 그렇듯 LG CNS도 상장을 하려는 것은 공모로 새로운 주식(신주)을 발행해 대규모 자금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입니다. 상장 이후에는 증권 시장에서 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할 수도 있죠. 영업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것은 시간이 걸리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주식을 공모하면 많은 자금을 빠르게 조달할 수 있습니다. 자금을 신사업에 투자해 회사의 경쟁력을 보다 빠르게 키우는데 활용할 수 있습니다. 상장을 하게 되면 기업의 신뢰도와 이미지가 좋아지는 장점도 있습니다.  

상장을 하는데에는 몇가지 요건이 있습니다. 그중 실적 관련 요건은 매출액이 최근 3사업연도 평균 200억원 이상이고 최근 사업연도에 300억원 이상이어야 합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LG CNS의 연간 평균 매출은 약 3조1400억원으로 상장 요건을 거뜬히 충족합니다. 2016년 2조원 후반대였던 매출은 2017년 3조원을 넘어선 이후 꾸준히 우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5년간 연 평균 영업이익도 약 2100억원으로 안정적입니다. 영업 수익성의 대표 지표인 영업이익률도 2016년 5.72%에서 지난해 7.32%까지 증가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매출액에 대한 영업이익의 비율을 뜻합니다.

상장을 하려면 자본금이 100억원 이상이어야 한다는 요건도 있죠. LG CNS의 올해 1분기 기준 자본금은 471억9800만원으로 상장 요건을 충족합니다. 주요 주주를 보면 그룹 지주사인 ㈜LG가 49.95%의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이며 크리스탈코리아가 35%의 지분율로 2대 주주로 있습니다. LG 그룹은 ㈜LG 아래로 계열사들이 위치하는 안정적인 지주사 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LG는 그룹의 총수인 구광모 LG 회장이 최대 주주로 있죠.
  

100%가 넘는 부채비율은 LG CNS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부채비율은 자본총계에 비해 부채총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를 나타내는 수치로 타인자본 의존도를 나타내는 대표적인 경영지표입니다.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눈 후 100을 곱해 산출합니다. 부채비율이 100%가 넘는다면 회삿돈보다 빚이 많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업의 부채는 적어도 자본금보다 많지 않은 것이 이상적이겠죠. 최근 5년간 LG CNS의 부채비율을 보면 꾸준히 100%를 넘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100% 초중반대에서 관리되고 있어 부채가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습니다.

LG CNS는 LG 그룹의 IT서비스 기업인만큼 그룹 내부의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올리는 내부 매출보다 대외 매출을 늘리는 것이 회사의 확장성을 끌어올리는 차원에서 과제로 꼽힙니다. 이는 삼성SDS나 SK㈜ C&C 등 경쟁사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LG CNS가 LG 계열사들을 대상으로 올린 매출 규모는 사업보고서의 '특수관계자 등과의 거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수관계자란 LG CNS의 지배기업, 지배기업의 종속 및 관계 기업 등을 말합니다. 최근 5년간 추이를 보면 2016년 약 1조1700억원에서 2020년 2조500억원까지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2020년을 놓고 보면 연간 매출 3조3600억원 중 계열사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61%입니다.

LG CNS는 대외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주요 대외 사업 분야는 공공·금융·스마트시티 등이 꼽힙니다. 공공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의 대기업참여제한 요건으로 인해 LG CNS와 같은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사업이 제한적입니다. 하지만 규모가 크거나 신기술이 포함된 사업에는 대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이어졌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해 공공 소프트웨어 사업에서 대기업의 참여제한을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죠. 이는 LG CNS에게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금융부문도 큰 시장입니다. 주요 금융사들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디지털 전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덕분에 기존 구형 시스템을 최신 기술이 도입된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차세대시스템 구축 사업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장의 수요에 힘입어 LG CNS는 올해 금융 부문에서 전년 대비 2.1%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마트시티 사업도 LG CNS의 주요 대외 사업입니다. LG CNS는 지난해 세종시 스마트시티 구축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또 주 사업자는 아니지만 부산시의 스마트시티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의 컨소시엄 멤버이기도 합니다. 한수원이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계약을 맺으면 LG CNS도 이 사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LG CNS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스마트팩토리 사업을 통해 확보한 경험과 기술력을 기반으로 스마트시티 사업도 확대할 계획입니다.

비상장사인 LG CNS의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14일 오후 1시 기준 LG CNS의 장외 주가는 8만95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LG CNS의 장외 주가는 지난해는 3만원대였지만 올해 들어 꾸준히 상승해 5월 한때 9만원을 넘어서기도 했죠. 이후 다소 하락했지만 8만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꾸준히 반영된 결과로 풀이됩니다.

LG CNS 장외 주가의 이러한 상승세가 실제 상장까지는 이어질지, 상장 이후에도 지속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앞서 상장한 삼성SDS의 사례는 참고할 수 있겠습니다. 삼성SDS는 지난 2014년 11월14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했습니다. 상장 첫날 삼성SDS의 주가는 장중 공모가(19만원)의 두배인 38만원까지 상승하며 단숨에 시가총액 5위까지 뛰어올랐습니다. 하지만 이후 삼성SDS의 주가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고 10~20만원대를 오갔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의 여파로 IT서비스 기업들이 주목을 받으며 10만원 후반대까지 상승했습니다.

그간 큰 뉴스가 없었던 IT 서비스 업계에서 LG CNS의 상장 준비 소식은 업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투자자들에게도 큰 관심일 것입니다. LG CNS가 꼼꼼한 준비 과정을 거쳐 성공적으로 상장할지, 상장 이후에 조달한 자금으로 대외 사업을 더욱 확장할지에 업계의 관심이 이어질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