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커뮤니케이션과 협업(UC2) 시장을 놓고 치열한 경쟁이 진행중인 가운데 이제는 누가 더 많은 개발 우군을 확보하느냐의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UC2는 이를 제공하는 기반 응용프로그램 회사와 교환기를 제공하는 기업들이 자사 솔루션을 수많은 장비에 연동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우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움직임에 불을 당긴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 마이크로소프트는 노텔과의 협력을 비롯해 국내외적으로 수많은 IP 단말 업체와 협력을 단행하고 있다. 개발자들은 통신 인프라의 이해가 부족하고 역으로도 같은 문제가 있다.


이에 따라 서로 다른 응용프로그램과 수많은 단말과 IP 텔레포니 인프라와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공개가 필수적이다.


이런 움직임에 IBM과 시스코가 힘을 합쳤다. 지난 주 미국에서 '보이스콘 봄 2007' 행사가 열렸다.


보이스콘 행사는 IP텔레포니나 최근 주목받고 있는 통합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콜레버레이션) 관련한 기술 동향과 보안, 사업 적용 관련해 전세계 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 시장 조사 전문가들이 대거 참여해서 향후 어떤 방향으로 관련 기술들이 적용될지 논의하는 자리다.


이번 행사에서 IBM과 시스코가 협력을 다짐했다. 두 회사는 UC2 솔루션 개발을 위해 새로운 클라이언트 플랫폼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개발자와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6월 말 마이크로소프트가 노텔과 협력해 관련 분야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과 동일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의 행보에 두 회사가 적극적인 맞대응을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닷넷 진영에 한정돼 있다면 두 회사는 개방형 구조라는 장점을 부각시킨다. 이번 행사에서 시스코는 마이크로소프트의 통합 커뮤니케이션 툴과의 협력 방안도 소개했지만 이런 행보와는 별개로 IBM 진영과는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겠다고 밝히면서 협력의 무게 중심이 IBM 쪽에 있음을 천명한 셈이다.


IBM과 시스코가 개발할 새로운 플랫폼은 기본적으로 오픈 기술인 이클립스나 OSGi(Open Service Gateway Initiative, 한글 설명은 이곳)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이클립스는 넷빈즈와 자바 IDE 진영의 한축을 담당하고 있는데 국내에는 이클립스 쪽 개발자들이 넷빈즈에 비해 상당히 많다. OSGi는 설명에도 나온 것처럼 가정 정보 기기와 보안 시스템과 같은 인터넷 장비의 표준 연견 방법을 위한 사업체의 표준안이다. 


IBM은 로터스노츠 제품군이나 자사의 기업용 메신저인 세임타임을 이클립스 기반으로 탈바꿈 시켰고, 고객들은 이클립스를 지원하는 수많은 소프트웨어들을 플러그인 방식으로 기업 내부 응용프로그램에 손쉽게 적용해 사용할 수 있다. 이제는 그 영역을 시스코의 보이스와 영상 서비스 분야로까지 확대하겠다는 것.


시스코 인프라를 활용하고 있는 고객이면서 동시에 IBM의 UC2 솔루션을 사용하고 있다면 더 큰 생산성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특히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개발자들이 어떤 툴을 사용해 어떤 IP텔레포니 인프라 업체(보통 교환기)를 지원하느냐에 따라 시장 초기 판도를 바꾸거나 혹은 이미 관련 제품을 모두 도입한 기업들이 좀더 원활한 통합 커뮤니케이션과 협업 환경을 만들 수 있기에 이번 협력은 상당한 파괴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교환기 업체들은 기업용 응용프로그램의 양대주자인 IBM과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과는 별개로 자사 인프라와 연동할 수 있는 미들웨어들을 공개해 오면서 각 나라별 전문 업체와의 협력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알카텔-루슨트, 시스코, 어바이어 등이 이런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


물론 해외의 협력 방안이 국내에서도 파괴력을 가질지는 미지수다. 국내 시장의 경우 삼성전자나 LG-노텔이 교환기 시장을 주도하고 있기에 IP텔레포니 인프라 시장에서도 기존 고객사를 잃을 염려는 거의 없다. 다만 공공 기관이나 대형 고객들의 경우 삼성과 LG대신 외산 벤더의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어 이런 고객들에게 얼마나 효율적인 대안을 제시하느냐가 관건인 셈.


삼성전자나 LG-노텔의 경우 공식적으로 국내 개발자 지원책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외산 장비 업체들은 국내 그룹웨어 업체부터 다양한 기업용 응용프로그램 업체와의 협력에 눈을 돌리고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나 LG-노텔도 마냥 팔장을 끼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특히 국산 장비 벤처 업체들도 U2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해외 장비 업체와 같은 미들웨어 제공 전략을 적극 도입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것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과가 어떻게 나오던 상관없이 자바 개발진영이 시스코를 지원할 수 있게 됐다는 것만으로도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에게 상당히 유리한 본사 소식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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