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와 이동통신 3사가 협력해 제공하는 일회용 비밀번호 보안 솔루션인 OTP(One Time Password)가 출발부터 엇박자를 내고 있다. 

지난 3월 29일 NHN은 이동통신 3사와 협의해 한게임 회원들의 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이용한 보안 솔루션인 OTP(One Time Password) 시스템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OTP(One Time Password)’는 로그인 시 매번 다른 일회용 비밀번호를 이용해 타인에 의한 계정 도용을 원천적으로 방지하는 보안 솔루션으로, 회사측은 지난 해 MMORPG ‘R2’에 적용해오던 OTP 서비스를 한게임 전체에 확대, 적용함으로써 회원들의 정보보안를 한층 강화한다는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 NHN은 관련 서비스를 받더라도 SK텔레콤과 KTF 고객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고, LG텔레콤 고객들은 버추얼머신을 다운로드받는 데이터 비용과 이용료가 유료라고 전했다. SK텔레콤과 KTF 고객들의 사용료는 NHN이 직접 두 통신사에 제공하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무료라는 설명이었다. 그동안 금융권 위주로 사용되던 OTP 시스템이 일반 게임 사이트까지 확대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조한상 NHN 고객만족실장은 “최근 보안 위협 시도들이 점점 지능화되면서 금융권을 필두로 아이디와 비밀번호 외에 스마트카드, 생체인식, OTP 등 2단계 인증을 거치는 이중인증 시스템 도입이 잇따르고 있다” 면서 “한게임은 선두 업체로서 OTP 서비스를 통해 아이디 도용을 원적적으로 방지, 게이머들에게 믿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 이라고 말했었다.


하지만 NHN이 관련 서비스를 발표한지 1주일도 안돼 SK텔레콤이 무료 서비스가 아닌 유료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SK텔레콤은 휴대폰에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를 탑재하여 온라인 사이트 접속 시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는 U-OTP(Ubiquitous-OTP)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U-OTP’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제휴된 온라인 사이트에서 본인 인증을 받은 후 OTP VM(Virtual Machine)을 다운로드 받으면 된다. 문제가 된 부분은 서비스 이용료의 경우 10월 이후에 유료화 된다는 것.


SK텔레콤은 이번 서비스가 특정 회사를 위한 전용 서비스가 아니라 이동통신 사용자를 겨냥한 범용 서비스인만큼 10월 이후에는 월정액 개념으로 유료화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과 합의하는 많은 포털, 게임업체, 전자상거래 업체 등에 모두 적용할 수 있기에 무료가 아니라는 것.


SK텔레콤 측은 "이번 서비스는 범용 서비스로 아직까지 NHN과 B2B 서비스료에 대해 완전히 합의한 것이 아니다. 10월까지 기간이 있는 만큼 협의를 할 수 있지만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을 전해왔다.


NHN 측은 "실무 협상에서 SK텔레콤 이용자들의 사용료는 NHN이 제공하겠다고 밝혔고, SK텔레콤도 인정했다. 개인들은 무료로 사용할 수 있지만 사용료는 NHN이 통신사에 제공하는 것"이라고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 

KTF도 SK텔레콤도 동일한 금융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KTF 측은 정확한 서비스 런칭 시기와 브랜드명은 밝히지 않았지만 관련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KTF 측은 "시범 기간동안은 NHN에서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다. 만약 시범 서비스 기간이 지났을 때 NHN이 지속적으로 이용자들의 요금을 내주겠다면 그렇게 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개인 사용자들에게 과금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2006년 초부터 회원 대상 OTP 무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버추얼머신을 다운로드 받아야 하는데 이 때만 이용료를 낼 뿐 그 후 비밀번호 생성에 필요한 비용은 들지 않는다. 엔씨소프트는 이니텍을 통해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이니텍에게 월 서비스료를 지불하고 있다. 이니텍 관계자는 "OTP 전용 단말기처럼 휴대폰을 사용하자는 것이지만 비밀번호를 생성할 때마다 이통사에 돈을 주는 모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이번에 일어난 일은 금융서비스 상품을 통한 새로운 수익 발굴을 원하는 통신사와 포털간 협력이 어떤 모델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하나의 예다. 두 업계가 공존 모델을 지향하면서 동시에 사용자들에게 안심하고 저렴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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