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 7월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KIPA)과 함께 진행했던 제 1차 '한국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KSE)' 를 확대한다. 한국MS와 KIPA는 오는 11일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하는 '한국 소프트웨어 생태계 서밋 2007'을 개최한다. MS 본사 다니엘 르윈(Dan'l Lewin) 전략적 신규 사업 개발 그룹 부사장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관련 기사 : 우군과 미래 시장 정조준하는 한국MS )
행사에 앞서 그동안 관련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던 김도영 한국마이크로소프트 부장을 만나 그간의 활동과 소감과 바람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김도영 부장은 "그동안 상생을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주력해 왔다. 국내 대기업들과 참여 업체들이 힘을 합치면 멋진 작품들이 나올 것"이라며 이번 행사에 강한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MS에게 '소프트웨어 생태계 프로젝트'는 안해봤던 분야다. 글로벌 기업들의 현지 회사들은 실적 달성을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데, 이 프로젝트는 단기 실적보다는 장기 '육성'과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지난해 선정된 14개 회사들의 영역을 보면 현재 우리나라 정부가 주력하고 있는 u-코리아 분야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관련 업체들과 함께 해온 김도영 부장은 업체 선정 후 소프트웨어 제품의 질 향상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KSE에 선정된 1차 업체들은 이제 시장에 뛰어들었거나 사업을 시작한지 5년 내외인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만큼 초기부터 기본을 다질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
정부에서는 굿소프트웨어 인증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개발된 제품을 테스트해 제품 자체가 신뢰성을 얻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품질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소홀해 온 분야기도 하다. 소프트웨어 개발에 신경쓰기도 벅차다 보니 테스트 시설을 갖출만한 여력이 없었다.
김도영 부장도 "선정된 업체들은 매우 혁신적인 곳들이다. 그런 혁신들이 지속될 수 있는 기본은 제품 자체의 품질 향상이다. 또 개선된 내용들을 문서화하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분야는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약한 분야였다"고 설명했다.
한국MS는 KSE에 5명의 인원을 배치하고 있다. 제품 관리, 해외 비즈니스 관리, 프로그램 관리 부문에서 한국MS 기술지원팀들과의 연계 작업을 조율하고 있다.
한국MS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기업과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를 연결해주고, 또 이런 업체들이 MS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해외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삼성물산이 이번 프로젝트에 지원사로 함께 참여하고 있는 것은 아주 긍정적인 요소라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와 관련 김 부장은 "조만간 몇몇 대기업들도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거 같다"고 귀띔했다. 김 부장은 "대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사업을 지원하는 기술력 있는 업체가 필요하다. SW업체 입장에서도 검증된 사례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국내 뿐아니라 해외 시장을 공략하려는 것은 대기업이나 소프트웨어 업체들 모두 마찬가지"라며 대기업과 SW기업의 상생에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해외 고객들의 경우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 당연히 관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김 부장은 "국내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분야가 시장을 이끌 수 있을 것 같다"는 견해를 밝히기도. 유/무선 인프라가 마련돼 있고 국내 대기업들중 해외 시장을 이끌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과 국내 SW업체들이 결합하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만한 경쟁력을 갖춘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도영 부장은 "SW만 놓고 본다면 인도 같은 업체와 맞대응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단말기와 소프트웨어, 제조업체가 협력해 일상 생활 속에 적용될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개발한다면 달라진다. IT 인프라와 제조업체 경쟁력을 확보한 나라는 몇나라가 안된다. 두 진영간 협력을 유도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김 부장은 MS 글로벌 네트워크에 합류하는 것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KSE 프로젝트는 아니지만 레인콤이나 카PC 제조업체인 맥심은 MS 글로벌 이벤트에 참여하면서 해외 고객들의 눈을 끈 사례라는 것. 그는 "관련 프로젝트를 주관하는 본사의 경우 벤처캐피털들과의 관계도 돈독한 만큼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하면 그만큼 새로운 기회를 얻기에도 유리하다"면서 "해외 시장을 개척하려면 제품 뿐아니라 이런 지원 세력도 필요하다. 상생을 위한 생태계에 합류하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기자 개인적인 판단으로는 한국MS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상당한 위험도 감수해야 될 사항이다. 육성 정책을 벌였는데 성과가 크게 없다면 그 화살은 부메랑이 되어 고스란히 한국MS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선의로 시작했다가 괜히 덤탱이를 쓸 수도 있다.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김 부장은 "그런 측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시도 자체에 대해 격려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참여하는 기업들도 모두 의욕이 넘친다. 단기적 성과도 나오고 있다. 물론 지금 성과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국내 시장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서비스 모델로 해외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 왔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서비스 사업자나 소프트웨어 업체는 많지 않다. 글로벌 표준이나 해외 시장을 염두에 두고 사업을 벌이지 않다보니 국내에서 적용된 제품들은 해외 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해외에 진출하려면 또 다시 해외 표준을 적용해야 하는 문제가 심심치 않게 발생한다.
이 점은 기자 개인적으로도 무척 아쉬웠다. 국내 시장을 방어하는 측면에서 국내표준을 정하고 이에 맞추다보니 전세계가 깜짝 놀랄만한 서비스가 제공됐지만 이를 통해 동반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거의 없었다.
한국MS는 KSE 프로젝트를 확대하면서 기업 규모가 큰 곳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김도영 부장의 바람처럼 새로운 생태계가 형성돼 '모범 사례'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참여 업체나 대기업, 정부,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한국MS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화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격려가 필요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