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끝난 'SAP 사파이어 2007' 전시장에는 264개의 파트너들이 전시부스를 마련해놓고 전세계 고객 및 파트너들과 접촉을 가졌다. 전시장은 걸어서 20분을 가야 그 끝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길었고, 넓이도 너무 넓어서 모든 업체를 다 방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 많은 업체 중에서 라파앤컴퍼니라는 회사의 전시부스를 찾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너무 많은 회사들이 나와서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지도를 보고도 찾기가 어려웠다.


사파이어 행사가 끝을 행해 달려가던 마지막날 다시 라파앤컴퍼니를 찾으러 내려갔다. 이번에도 못찾고 낙담하면서 고객를 그냥 돌리려는 순간, 한글이 번쩍 눈에 띄었다. 라파앤컴퍼니라는 회사의 이름이 바로 눈에 들어왔다. 이 회사는 264개 SAP파트너 회사 중 유일한 국내 업체다.


외국에서 벌어진 행사장에 참여한 우리나라 회사를 취재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 회사의 새로운 도전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라파앤컴퍼니는 2001년 6월에 컨설팅 전문 업체로 시장에 뛰어들었고, 국내 경험과 기술을 바타으로 지난 2006년 12월에 컨설팅의 본고장인 미국에 법인을 설립했다. 

라파앤컴퍼니는 컨설팅 전문 업체다. 주력 분야는 크게 세가지로 SAP의 제품 컨설팅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또 최근 주목받고 있는 확장형 ERP인 비즈니스웨어하우스(BW), 전략적기업관리(SEM)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마지막 영역은 웹메소드 파트너로 엔터프라이즈애플리케이션통합(EAI) 영역에서도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다. 국내 경쟁업체로는 프론티어와 BSG 같은 회사가 있다.


라파앤컴퍼니는 지난 3년 연속 매출 100억원을 달성했다. 컨설팅만으로 100억원 달성은 상당히 의미있는 성과다. 이런 결과는 미국이라는 새로운 시장에 도전을 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하다. 

김원석 지사장은 "100억원까지는 어떻게 달성할 수 있었는데 국내 여건상 200억원 달성은 불가능하다"고 전한다. 특정 영역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더라도 대기업들이 자사 계열 시스템통합(SI) 업체에게 업무를 의뢰하기때문에 자신같은 전문기업들의 성장에는 한계가 있는 것.  


물론 이런 이유가 미국에 진출한 전부는 아니다. 미국 시장은 인도인들이 컨설팅과 서비스 시장에 많이 뛰어들고 있다. 미국에 확실한 기반을 잡기 위해 준비도 많이 한다. 기본적으로 영어도 가능하다. 그렇다고 해서 기술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라파앤컴퍼너는 미국 진출이 가능한 '틈새'를 확인했다.


국내 기업 중 미국에 진출한 기업들도 인도인들을 고용해 시스템 도입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김원석 지사장은 "인도인들 100여 명 중 정말 쓸만한 인력은 한두명 정도인 것으로 파악됐다. 언어 문제만 극복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 같다"고 전한다. 50배가 넘는 미국 시장에 출사표를 던질 수 있었던 밑배경이 여기에 있다. 

김원석 지사장은 "한국 고객들은 전사적자원관리(ERP) 솔루션을 도입하는데 있어 신기술을 빨리 적용한다. 이런 고객들의 요구에 부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관련 분야에 대해 기술력을 쌓을 수 있었다"고 전한다. 

라파앤컴퍼니는 경영 컨설팅보다는 기술 컨설팅 분야에 주력하고 있다. 경영 컨설팅을 위해서는 미국 문화와 법, 세제에 대해 모두 능통해야 하는데 쉽지가 않다. 하지만 기업들의 프로세스 기반 위에서 리포팅, 모니터링, 기술 구현 등에서는 충분히 승산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고객들의 요구를 수용하면서 '림스(LAPHA Integration Monitoring Solution)'라는 솔루션도 선보였다. 이 제품은 SAP '익스체인지 인프라스트럭처(XI)'와 웹메소드 EAI솔루션에 최적화된 모니터링 환경을 제공하는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현대자동차와 금호타이어 등을 포함 30여 고객사가 활용하고 있다. 김원석 사장은 "인터페이스 통합 기능은 별문제 없는데 이를 모니터링하는 데 상당히 어려웠다. SAP의 XI에 애드온 해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지금 SAP 본사의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정식 인증을 받으면 마케팅도 하고, 전세계 SAP 파트너들을 통해 판매도 가능해진다. 수많은 나라 중 하필이면 왜 미국일까? 미국엔 국내 대기업들이 속속 진출하고 있다. 이런 고객들의 요구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김원석 사장은 "언어 문제만 해결되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봤다. 컨설팅 본고장인 미국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다른 국가로 진출하는데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김사장은 이번 행사에 참여해 새로운 네트워크도 만들었다며 처음이지만 분위기가 좋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라파앤컴퍼니는 특정 영역에 집중하는 작은 회사다. 국내 시장에서 확실한 수익원이 있었다면 위험을 감내하면서 해외 진출이라는 카드를 꺼내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많은 서비스 회사들이 국내에 안주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라파앤컴퍼니의 미국 법인은 산호세에 있다.

새로운 도전에 나선 라파앤컴퍼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에 충분한 도전자의 자세를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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