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에 영상 전화 분야에서 밀리는 듯한 양상을 보였던 SK텔레콤이 대고객 마케팅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반격에 나섰다. SK텔레콤은 휴대폰 구입과 요금 결제 등 통신 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포인트제도를 도입했고, WCDMA 전용폰 출시와 함께 영상통화와 데이터 요금 할인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또 고객에게 더 가까운 이동전화 서비스를 부각시키기 위해 '24시간 T' 캠페인도 런칭했고, 월 1회 무료영화혜택을 제공하는 '시네마패키지' 요금 상품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KTF가 '쇼(SHOW)'라는 브랜드 알리기에 전 역량을 집중했던 1분기에는 맞대응을 자제했다. 이 때문에 KTF가 차세대 이동통신 시장에서 SK텔레콤을 제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존재해 왔다. KTF가 만년 2인자 신세를 면키위해 대대적인 캠페인에 들어갔지만 맞불 작전보다는 상대방의 '실탄'이 떨어지는 때를 기다리면서 조용히 때를 기다려왔다.
KTF는 전반적인 마케팅 비용이 늘어나면서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41.1%와 38.5%, 직전분기 대비 44.4%와 28.4% 감소한 1천 7억원과 771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마케팅비용이 늘어난 것은 가입자 유치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에 ‘SHOW’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WCDMA 시장을 조기에 확대시키기 위한 것으로서, 전년동기 대비 35.8%, 직전분기 대비 26.2% 증가한 3천 691억원을 기록했다.
KTF는 가입자가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에 이런 전략을 꾸준히 펼치겠지만 SK텔레콤이 맞불을 놓는다면 언제까지 실탄을 쏟아내야 할지가 고민거리다. 단기 가입자 확보의 효과가 순익 증대로 이어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KTF가 쇼를 대대적 홍보에 나서면서 순간 방심했던 SK텔레콤은 1분기 실적이 호조된 것에 자신감을 가지고 5월부터 전방위적인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이제부터 본격적인 레이스가 시작됐다고 선언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지동섭 SK텔레콤 마케팅전략실장은 “상반기중 4개 기종의 WCDMA 전용폰을 출시할 계획으로 기존 CDMA 가입자는 물론 WCDMA 신규 가입자의 고객편의를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전사적인 마케팅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라면서 “WCDMA 만의 차별화된 강점인 영상통화와 데이터서비스를 저렴하게 제공하여 가입자를 확대하는 한편, 시네마패키지와 같은 고객의 요구를 반영한 컨버전스형 서비스와 다양한 고객 혜택 프로그램 등을 지속 개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기존 휴대전화 사용자와 미래형 서비스 가입 사용자들을 동시에 끌어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새로운 통신 서비스를 선보이긴 했지만 2천만의 기존 고객들에 대한 혜택을 무시했다간 타 통신사로 번호이동을 할 가능성이 높기에 KTF처럼 새로운 서비스 분야에 올인하는 전략은 취하지 않았다.
'T 포인트' 제도는 그동안 제공됐던 포인트 제도와 차이가 있다. SK텔레콤은 하나은행, T.G.I.F, 파리바케뜨, 뚜레즈루 등 16개 사의 포인트 공유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동안은 제품을 구입할 때 할인을 해주는 제도였다. 하지만 이번 'T 포인트'는 가맹 대리점에서 물건을 구매하면 0.5%~8%에 달하는 적립을 받아 이를 휴대폰 구입과 통화료 결제, 콘텐츠 구매 등 통신요금 절약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가맹점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면서 회원들의 만족감을 극대화시키려는 제도다.
SK텔레콤이 5월부터 대대적인 마케팅에 돌입한 배경은 KTF의 1분기 실적이 순익면에서 저조했기는 했지만 단기간 30만명의 차세대 이동통신 가입자를 모으면서 시장 리딩 기업으로 부각되자 더 이상 손을 놓고 있을 수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의 격돌이 여름을 더욱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