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와 한국HP가 고전적인 마케팅 프로모션을 꺼내들었다. 두 회사는 일반 사용자가에게 KT의 메가패스와 한국HP의 PC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동 상품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한국HP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비스타가 탑재된 노트북 NX 7400과 데스크톱 DX-7300을 제공하고, 윈도 홈 버전 제품이 탑재된 DX-2700을 이번 제휴 상품으로 제공한다. (사진 설명 : KT 한원식 상무(왼쪽)와HP PSG 이홍구 부사장이 조인식에 참여해 악수를 나누고 있다)
KT는 윈도 비스타가 탑재된 노트북이나 데스크톱으로 교체하려는 메가패스 고객들에게 장기 할부와 제품 할인 카드를 제시하면서 이번 협력의 성공을 바라고 있다. 프린터의 경우 장기 할인 상품은 없이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외형적으로는 PC 업체와 초고속인터넷 업체의 제휴지만 윈도 비스타의 출시에 따른 호기를 두 회사가 적절히 이용하려는 의도가 더 높다.
KT 한원식 상무는 “초고속 인터넷 망 1위를 확고히 하고 있는 KT와 글로벌 PC 판매 1위인 HP의 만남을 통해 소비자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국 HP 퍼스널시스템그룹 이홍구 부사장도 “이번 제휴를 통해 메가패스 서비스 기존 가입자는 물론 가입을 희망하는 소비자들에게 HP의 인기 데스크탑 및 노트북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며, “메가패스 서비스 이용자는 가격대비 뛰어난 성능의 HP 컴퓨팅 기술의 경험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한국HP는 자사 PDA에 이동통화가 가능한 스윙폰을 개발해 제공하는 등 KT 계열사들과 끈끈한 유대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하지만 관련 업계에서는 이번 제휴가 과거의 전철을 밟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오월광풍이 아니라 오월 미풍도 안될 것이라는 것.
하나로텔레콤의 경우에도 지난해 11월부터 SC제일은행과 제휴해 하나포스 프리(hanafos free) 번들상품 신규 가입자 대상으로 최신노트북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노트북카드'를 선보이고 있고 지난해 4월부터 레노버와 제휴를 통한 상시 PC 할인을 제공하고 있다. 그렇지만 성과는 미비하다.
하나로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일반적으로 홈쇼핑이나 직접 조립 제품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성과들은 상당히 미비하다. 그래도 고객 지원 차원에서 관련 프로모션은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나로에 인수된 두루넷도 과거에 유사한 프로모션을 진행했으나 별다른 성과는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워콤은 이런 이유로 제조 물품관련한 프로모션은 지양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KT의 입장을 듣기 위해 접촉을 시도했으나 KT는 오늘과 노동절인 5월 1일 모두 휴무라 실무 담당자와 통화할 수 없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PC 업체와의 제휴는 별다른 성과를 못내고 있지만 부가서비스 가입이나 초고속인터넷 가입 관련한 카드 업체와의 제휴는 많은 성과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하나로텔레콤은 신한카드와 손잡고 하나TV 이용자들에게 기본료 10% 할인, 3개월 면제의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LG파워콤도 LG카드와 롯데카드와 제휴해 기본료를 면제해 주고 있다.
하나로텔레콤의 관계자는 "기본료나 부가 서비스 할인 등은 새로운 지출 없이 혜택을 볼 수 있어 고객들이 선호하고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별다른 성과가 없었던 초고속인터넷 업체와 PC 업체의 제휴. 윈도 비스타의 출시라는 하나의 변수가 그동안 관련 업계에 불문율이 돼버린 실패를 성공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