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부는 솔루션, IT서비스업체, 발주자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 가이드라인'을 확정하고 5월부터 실시한다. 또한, SW분리발주의 조기 정착을 위해 'SW분리발주 활성화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정통부는 분리발주시 사업단계별로 참고할 사항을 매뉴얼로 제시하고, 업계·전문가 등의 의견수렴을 통해 작성한 분리발주 가능한 SW목록을 제공하고, 정부통합전산센터 PMO(Project Management Office) 기능을 활성화해 공공 SW분리발주를 지원토록 했다.


정통부는 그동안 5억원 이상 사업과 3천만원 이상 소프트웨어에 대한 분리발주안과 10억원이상 5천만원 이상안을 놓고 저울질을 해 왔는데 후자가 이번에 채택됐다. 이에 대해 임차식 소프트웨어 진흥단장은 "전자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개체수가 너무 많이 늘어날 수 있고, 통합 이슈와 관리 문제도 야기될 수 있다" 전자 선택 이유를 밝혔다.  10억원 이상, 5천만원 안을 적용할 경우 건수 기준으로 185건, 기관당 2건으로 약 5%에 해당되며 금액 기준으로는 59%에 해당된다. 건수는 적지만 금액 기준으로 과반수 이상을 차지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에 분리발주 관련 SW에 대한 종합정보제공 사이트의 운영과 SW에 대한 기술성 평가 지원을 위한 BMT(성능비교평가, benchmark test) 실시 확대 및 분리발주 계약시 해당 SW 소스코드, 기술정보 임치와 SW개발자의 실명등록제 실시 등을 통해 하자·유지보수의 안전장치를 마련키로 했다.


이와함께 정보화사업 규모가 큰 기관의 분리발주 실태를 우선 관리하는 등 분리발주 모니터링을 실시하기로 했다.



정보통신부가 이처럼 SW분리발주 활성화에 발벗고 나선 것은 정보시스템의 대형화, 고도화로 시스템 품질확보가 더욱 중요시되어 분리발주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SW기술개발과 표준화, 시스템 상호운용성 및 통합기술 등 기술적 여건이 성숙했으며 정보화사업 경험이 축적되어 발주자 역량도 많이 향상되는 등 분리발주 시행환경이 무르익었다는 정책적 판단에서이다.


그 동안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분리발주가 원칙임에도 불구하고, 분리발주에 따른 행정부담 증가 및 안정적 하자·유지보수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일괄발주의 관행을 지속해 왔다.


그러나, 일괄발주시 발주자의 SI업체 의존도가 높아 최적의 SW선택과 시스템 품질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SI업체의 SW선택시 가격 중심으로 이루어져 하도급업체인 솔루션 기업이 제값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정보통신부는 분리발주가 실시되면 발주자가 시스템을 철저히 분석하여 공정하고 투명한 절차에 의해 우수 SW를 선정하므로써 시스템 품질 향상과 비용 절감이 가능해 지고, SW업체에 독자적인 입찰기회를 제공하여 품질위주의 경쟁을 촉진함으로써 SW산업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정통부의 발표가 의미를 띄고는 있지만  소프트웨어분리발주가 국산 소프트웨어 제값받기로 이어지지도 않는다. 임차식 단장은 "소프트웨어분리발주와 소프트웨어 제값받기는 전혀 별개"라고 밝힌 바 있다.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가격 경쟁을 하더라도 정부의 IT 예산 절감 측면에서 별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설명도 잊지 않는다. 과다 경쟁은 이제 소프트웨어 업체의 몫이라는 것. 

정통부는 이번 가이드안을 발표하기 전에 공청회를 가진바 있다. 이 자리에 참여한 정부 정보화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단순한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강제 조항으로 만들어 반드시 소프트웨어를 분리발주하도록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누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를 시도하겠는가"라고 의견을 밝힌 바 있다.

 

한편, 정보통신부 정부통합전산센터는 광주 제2센터의 전산기반환경 구축사업을 위해 하드웨어와 별도로 분리발주한 4대 핵심 소프트웨어 사업에 대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발표했다. 


총 253억 원의 사업비 중 86억 원이 투입되는 SW 가운데 시스템관리소프트웨어(SMS)는 엔키아, 서버보안시스템은 시큐브, 데이터보호시스템은 소만사, 통합보안관제시스템(ESM)은 이글루시큐리티가 각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중소전문업체 위주로 선정됐다.


이번에 대상자 선정을 위해 실시한 제안평가에서는 기술과 가격의 비율을 일반기준인 8:2와 달리 기술적 측면을 강조해 9:1로 했으며, 전문적이고 공정한 기술평가를 위해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의뢰해 성능비교평가테스트(BMT : Benchmark Test)를 실시했다.


SW 분리발주는 업계의 입장에서는 지적재산권의 일종인 SW에 대해 제값을 받을 수 있고, 발주기관의 입장에서는 BMT 등을 통해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산업적 측면에서도 분야별로 SW의 전문성과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제도이다.

소프트에어 분리 발주 문제가 기술력 있는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원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외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진입 장벽이 될 수 있어 통상 문제로 변질 우려도 있다. 정보통신부는 최근 소프트웨어임치제도를 마련해 정부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소프트웨어 업체들로 하여금 소프트웨어 소스를 제 3의 기관에 임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국산 업체는 별문제되지는 않지만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이런 규정을 따르기가 쉽지 않다. 정보보안 제품의 경우에도 K4 등급 이상을 받으려면 심사 기관에 소프트웨어 소스를 제공해야 했는데 이는 결과적으로 공공기관과 금융권 등에 대한 진입 장벽 역할을 해오면서 외산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불만을 사 왔다. 

국산 소프트웨어 생태계 마련에서는 의미가 있지만 자칫 하다간 외산 소프트웨어에 대한 빗장을 쳤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는 행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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