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삼성전자와 함께 '이동통신'과 '무선랜(WIFI)을 결합한 단말기를 오는 8월 경 출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제품은 기업 시장만을 겨냥한 것으로 개인 사용자들에겐 별다른 혜택이 없다.


듀얼모드 단말기는 무선랜 액세스포인트가 설치돼 있는 곳은 사내 구내 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고, 무선랜 영역을 벗어나면 이동통신망을 통해 통화를 할 수 있다. 전세계적으로 무선랜과 이동통신망을 같이 사용할 수 있는 듀얼모드 단말기들이 지속적으로 쏟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들이 통신 매출 하락을 우려해 관련 단말기를 출시하지는 않았다. ( 사진 설명 : NTT도코모에 제공한 듀얼모드폰인 NEC의 N900iL)


해외 통신시장은 사용자가 단말기를 선택한 후 이동통신사를 선택할 수 있다. 단말기 업체들이 이동통신사와 긴밀한 협력을 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이동통신사가 원하는 대로만 단말기 기능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듀얼모드 단말기가 국내 많이 소개되지 않은 이유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이런 가운데 SK텔레콤이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국내에서도 VoWLAN(Voice over WLAN) 시장이 형성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텔레콤의 행보에서 기업 시장만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SK텔레콤의 행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NTT도코모의 '패시지 듀플렉스(Passage Duple)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NTT도코모는 2004년 7월 단말제조업체인 NEC를 통해 듀얼모드 단말기인 'N900iL' 선보인 바 있다. 사무실에서는 무선랜 인프라를 이용해 VoIP로 구내 전화를 하고 사무실 밖에서는 휴대전화로 사용할 수 있다.


이 서비스의 궁극적 목표는 기업 내 유선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구내 전화 인프라를 무선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NTT도코모는 대기업용과 중소기업용 정액요금제를 별도로 마련하고 단말기 업체와 시스템통합 업체와 협력해서 기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와 비교해보면 KT가 장악한 시장을 KTF가 경쟁력있는 서비스와 단말기를 제공해 협력 업체와 힘을 합쳐 맹공을 가하는 것과 같다. 일본의 경우 자회사와 모회사간 명확한 사업 영역을 구분하고 있어 이런 일들이 가능하다. 

이번 SK텔레콤의 행보는 단말기와 관련 서비스를 위한 상품이 정확이 나와봐야 그 영향력을 가늠해 볼 수는 있지만 국내 기업 고객들이 얼마나 수용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구내 전화 사업의 경우 단순히 회선과 단말기만 제공한다고 해서 고객들이 받아들이는 시장이 아니다. 

기업 내 키폰 전화기의 수많은 기능들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단말기 업체는 물론 이를 구축하는 협력 업체의 노력도 필수적이다. 

관련 상품은 외근직 사원들에게 유리한 제품이지만 사내를 벗어날 경우 국내 무선랜 핫스팟이 KT가 제공하는 네스팟이 주를 이뤄 이곳에 가입하지 않으면 별 소용이 없다. 국내 핫스팟 시장에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대대적으로 확산시키지 않을 경우에는 사내와 집안에서밖에 사용할 수 없는 맹점이 있다. 

국내 시장 조사 업체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미 기업들이 산업 특화 단말기를 사원들에게 제공해 외부에서도 이동통신사의 데이터망을 통해 업무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업 내부용 B2B(Business to Business) 사업은 다른 나라에 비해 국내는 활성화돼 있지 않았다. 이는 이동통신사들이 기업보다는 개인 사용자들 대상 서비스 창출에 더 매진했기 때문이다. 이번 서비스도 이동통신 사업자, 모바일IP센트릭스 교환기와 단말업체, 시스템 통합 업체, 기업용 차별화된 유무선 정액 요금제가 나오지 않으면 반짝 주목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듀얼모드폰이 출시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이지만 여전히 SK텔레콤의 행보가 일반 대중에게 다가서지 않는다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유무선인프라가 어느 나라보다 앞서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왠지 모르게 결정적인 연결고리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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