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서비스 관리 도입 효과에 대해 지표나 수치로 제공하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거리다. 어떻게 하면 될까?"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개선하는 방법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이 두 대화는 IT서비스관리(ITSM) 솔루션 제공업체인 한국CA가 관련 분야 전문 교수 2명과 IT서비스관리 솔루션을 구축한 고객 2곳의 실무 책임자를 초대해 마련한 토론회에서 나온 말이다. 필요해서 도입하긴 했는데 그 성과를 어떻게 도출해 낼지 막막하다는 실무자의 질문과 그에 대한 답변이다.
IT 업계의 모든 자료에는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과 투자대비효과(ROI; Return on Investment)가 넘쳐난다. 단일 장비에서 모든 것들이 처리되는 메인프레임 시스템을 오픈형 시스템으로 교체한 후 오히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유지보수, 고객지원, 교육 등이 더 많이 들었다는데서 출발한 TCO 절감은 오픈형 시스템이 대세인 현재 IT 분야에서 모든 결정을 가르는 요소다.
특히 비용을 절감하면서 동시에 투자한 후 얼마나 빨리 그 효과를 볼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ROI도 단골 지표다. 단골이긴 한데 거의 모든 투자 결정을 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외 대부분의 IT 컨설팅 회사들은 TCO 절감과 빠른 ROI를 위해 어떤 IT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지 역설해 왔다. IT 컨설팅의 대표적인 업체인 IBM을 비롯해 국내 활동하는 대부분의 회사들이 고객들에게 이 점을 매번 강조해 왔다. 그런데 정작 프로젝트를 진행한 현업 실무 담당자들이 고민을 토로하고 있다. 그렇게 많이 이야기했던 그 방법을 좀 알려달라고 말이다.
문제는 관련 분야에 대해 연구하는 학계나 관련 솔루션을 판매하는 IT 업체, IT 컨설팅 업체 모두 입을 맞춘 듯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 가보자"고만 이야기 한다. TCO 절감과 빠른 ROI를 '신앙'처럼 이야기했던 이들이 해답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한국IT서비스관리포럼(iTSMF코리아)이 서울 양재동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제3회 itSMF코리아 콘퍼런스 2007’를 개최했고, 700여 명의 인원이 참석하는 등 IT서비스 관리에 대한 높은 관심도를 보였다.
남기찬 서강대 교수는 그날 발표장에서 "지난해 국내 IT서비스관리 시장이 267%의 고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히고 "이런 고공행진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IBM의 한 관계자는 이날 행사를 끝내고 행사 준비측과 업체간 모인 자리에서 "IT서비스 관리 분야에서 투자대비효과를 구체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 미흡한데 뚜렷한 해결 방법이 없는 것으로 서로의 의견을 나눴다"고 전했다. 다만 기존의 IT서비스 관리가 헬프데스크 쪽에 치중되면서 IT서비스 관리의 전체적인 모습이 특정 영역으로 국한돼 있었는데 이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도 덧붙였다.
일전에 IT서비스관리 분야 중 헬프데스크솔루션을 도입한 한 고객사를 취재한 적이 있다. 당시 그 회사의 책임자는 헬프데스크솔루션을 도입할 때도 어디서 부터 해야 될지 막막했었다고 토로했었다. 다만 그 해법은 외부에서가 아니라 내부에서 찾아냈다. 헬프데스크솔루션 분야에 근무했던 경력직 직원이 그 회사에 합류하면서 자신들이 구축할 범위나 깊이를 제대로 짚어내줬기 때문이었다.
이런 사례를 본다면 해당 솔루션들을 구축하려는 고객은 스스로의 수준을 진단할 수 있는 역량과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외부에서 해법을 찾기보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내부 조직의 역량을 강화시켰을 때 자신들이 원하는 수준의 IT 서비스 관리가 가능해진다는 평범한 답이다.
솔루션 업계나 학계, IT 컨설팅 업체들도 이제는 자신들이 쏟아내고 있는 말에 좀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 자신의 발등을 스스로 찍어내는 형국이 계속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