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달간 KT와이브로 서비스를 무료로 체험할 수 있었다. 필자는 노트북에 장착하는 PCMCI 카드를 대여받아 사용했다.

한달 간 어느 곳에 있던지 노트북 전원만 남아 있으면 인터넷에 손쉽게 접속할 수 있었다. 노트북을 들고 다니면서 유선 네트워크 포트를 찾거나 KT의 무선랜인 핫스팟 지역을 안찾아도 서울 시내 웬만한 곳에서 아무런 문제 없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었다.
한달 간 테스트하면서 노트북을 수리하는 일도 있었다. PCMCI 카드를 노트북에 장착한 후 노트북 전원을 끄고 노트북 가방에 넣고 이동을 하다보니 가방의 커버가 PCMCI카드를 눌렀고, 노트북 PCMCI 슬롯 케이스가 파손이 됐다. 이 때문에 PCMCI 카드도 약간은 휘었고, 모처럼 수리센터에도 다녀왔다. PCMCI 카드 케이스를 같이 제공해 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KT는 이달 중순쯤 접속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했다. 이전까지는 노트북을 켜면 자동으로 신호를 찾아 접속이 되도록 했는데 이 방식을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바꿨다. 물론 전원이 켜지고 나서 운영체제가 가동되고 났을 때 자동으로 와이브로에 접속될 수 있는 옵션을 클릭하면 굳이 프로그램을 다시 구동하지 않아도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와이브로 접속 프로그램의 도움말은 '준비중입니다'라고 떠 있다. 관련된 내용을 빠른 시일 내 업데이트 할 필요가 있다.
와이브로를 사용하면서 몇몇 건물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문제가 있었다. 서울 조선호텔 비즈니스 센터는 3층인데도 접속이 자주 끊겨서 사용하기가 어려웠다.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근처에 있는 메리어트호텔 비즈니스 센터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일어났다. 서울 여의도 한국HP 사옥 22층에는 기자실이 마련돼 있는데 이곳에서는 아예 신호 자체를 찾지 못했다.
층별 접속 문제는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아셈타워에서도 발생했다. 39층 한국IBM의 컨설팅 조직이 있는 곳에서는 신호가 미약하게 잡히기는 했지만 접속은 끝내 실패했다. 하지만 25층에 위치한 한국 알카텔-루슨트 사무실에서 사용하는데 아무 문제 없었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이 사용할 수 있었지만 환승을 하기 위해 이동할 경우 접속이 끊어졌다.
와이브로를 테스트하면서 NHN의 인터넷 전화(VoIP)인 네이버폰과 옥션에서 제공하는 스카이프 등도 사용해 봤다. 유선 인터넷 접속 상태에 비해서 상당히 감도가 떨어졌고, 어떤 때는 아예 신호도 울리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아직까지는 감도가 떨어지고 있어서 와이브로 접속 상태에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된다. 관련 업체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와이브로 폰에서 인터넷 전화를 할 경우 스피커폰에서 소리가 난다. 휴대폰에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KT는 와이브로 서비스에서 아직까지 VoIP 서비스를 제공하지는 않고 있고, 아직까지 명확히 언제부터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도 밝히지 않고 있다. 와이브로 전국망도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음성 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고, 또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많은 음영 지역이 있어 막대한 투자 없이는 단기간 음성 통화는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서울과 경기 일부 대학, 분당 지역 등에 관련 인프라를 구축했다. 서울메트로 4호선의 경우 정부 청사가 있는 과천 지역까지는 서비스 커버가 가능해 서울대공원 지역이나 해당 역에서는 와이브로를 이용하는데 지장은 없다. 다만 경기도의 많은 주민들이 서울 지역으로 출퇴근하고 있어 서울 지하철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시급히 해결됐으면 한다. 자신이 승차한 곳에서 이미 접속이 불가능한 서비스를 서울에 진입했다고 바로 사용하는 고객들은 없기 때문이다.
또 앞서 지적한 것처럼 많은 건물 안에서 사용하려면 아직까지 시간이 필요하다. 이는 KT가 각 건물주들과 협의할 문제긴 하지만 관련 서비스를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어느 건물에서는 되고 안되는지 파악하기는 불가능하다.
이번 서비스를 이용한 것은 반쪽짜리의 테스트에 불과하다. 휴대폰에서 사용해보지 않았고, 또 USB 동글이를 통해 다양한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에서도 테스트해보지 못했다. 노트북을 테스트하긴 했지만 지하철에서 노트북을 켜고 있는 사용자를 찾아보기는 정말 가뭄에 콩나듯한 상황이었다. 노트북을 들고 출퇴근하면서 와이브로를 사용하는 건 국내 실정상 거의 불가능하다.
KT는 유무선 결합 서비스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와이브로라는 특정 상품 하나만을 선택하기란 좀 비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와이브로가 유선 초고속인터넷 상품을 대체할 상황은 아니지만 무선랜 사업을 더 이상 끌어가기 힘들다면 유선과 무선의 적절한 조합이 필요한 것 같다.
이제 와이브로 없이 일상 생활에 뛰어들어야 한다. 와이브로 덕분에 서울 시내에서 일어났던 행사장에서 손쉽게 글을 작성할 수 있었고, 동영상을 촬영해 업로드했었다. 다시 동영상을 촬영하고 유선 네트워크 인프라가 갖춰진 곳을 찾아다녀야 한다. 또 노트북을 열면 언제나 인터넷 서핑이 가능했던 것도 이제는 어렵게 됐다. 다시 유선 포트를 찾아 연결하거나 주위에 무선랜을 공유한 곳을 찾거나 KT의 네스팟을 찾아 헤매야 한다.
이런 불편이야 늘상 있어왔지만 막상 편한 서비스를 받다가 다시 돌아가려니 벌써부터 아쉽기는 하다. 무료 테스트를 한 입장과 분명 유료 사용자 입장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KT와이브로 서비스는 상용화 1년이 다 돼가는 데도 여전히 1만명의 가입자를 모으지 못했다. 전국 서비스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해외에서는 KT가 구축, 제공하는 대역폭보다 훨씬 빠른 다음 기술로 구축하려고 한다. 전화 서비스를 얹는 것은 당연하다.
KT의 무선 사업은 순항할 수 있을까? 막대한 투자와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소비자들의 선택보다는 우선은 관련 망과 서비스를 만들어 내야 할 KT의 몫이 더 커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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