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경쟁이 좋다. KTF가 영상통화 분야에 대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하면 할수록 소비자들에게는 더 많은 혜택이 돌아오고 있다. 전세계 로밍도 혜택의 한 부분이다. KTF는 영상통화 서비스를 제공하기 전까지는 자동로밍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국내 PCS 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국내에서만 사용가능했기에 해외로 나가는 고객들은 공항이나 항만에서 로밍 서비스를 받아 별도의 단말기를 잠시 임대해야 했다. 또 국내에 방문하는 외국인들도 KTF나 LG텔레콤 로밍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동일한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사진 설명 : KTF(왼쪽)는 5월 22일 해외 110개국에서 WCDMA 로밍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도 아시아와 유럽 로밍 얼라이언스와 양해각서를 체결하면서 3세대 해외 로밍 서비스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은 다른 나라 이통사들도 이용하고 있어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됐다. 로밍 서비스는 사업을 하는 고객들에겐 필수적인 서비스 중 하나다. 하지만 영상통화인 WCDMA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런 불편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KTF가 영상통화에 올인하면서 그동안 자동로밍으로 앉아서 재미를 봤던 SK텔레콤도 부랴부랴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은 2006년 말 기준으로 1081억원 로밍 매출을 올렸다. 이 중 해외 로밍은 956억원, 국내 로밍은 125억원이었다. KTF는 로밍 매출이 200억 정도로 열악했다. 해외 로밍의 경우 120억원이었고, 국내 로밍의 경우 80억원 대였다. 이동통신사들은 해외로밍의 경우 해당 국가의 통신 사업자에게 상당 부분의 매출을 제공해야되기에 국내 로밍이 늘어야 실질적으로 짭짤한 수입이 된다.
KTF는 지난 한해 동안 총 14만 6천명이었던 해외 로밍 고객이 올해 약 23만 명(전년 대비 57.5% 증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한해 국내 로밍 고객은 36만 9천명이었으나, 올해는 4월까지만 26만 9천명이 이용했다. 2007년 1분기 이용고객과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373%, 172% 증가한 19만 4천명, 42억 원이라고 밝혔다. 1분기 동안 지난해 국내 로밍 수익의 절반을 달성하는 등 영상통화에 따른 로밍 수입이 늘고 있다.
KTF(대표 조영주)는 지난 5월 말 아일랜드, 사이판, 과테말라와 WCDMA 자동로밍 상용 서비스를 시작함으로써 전세계 101개국에서 SHOW 글로벌 자동로밍(공항에서 로밍센터 방문과 별도의 기능 설정 없이 고객이 사용하고 있는 폰과 번호를 해외에서도 그대로 사용 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대륙 별로 살펴보면 ▲아시아는 일본, 중국, 홍콩 등 28개국, ▲유럽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 39개국, ▲미주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등 27 개국, ▲오세아니아는 호주 등 2개국, ▲아프리카는 남아공 등 5개국이다.
유럽형 3세대 이동통신 기술인 WCDMA 방식을 활용해 100개국이 넘는 국가에서 서비스를 하는 것은 국내에서 KTF가 처음이다. KTF측은 "실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자동 로밍폰을 통해 철저한 서비스 품질 검증과 커버리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밝혔다. 당초 6월말까지 예정됐던 100개국 상용화 일정을 1개월여 앞당긴 KTF는 6월말까지 영상로밍 46개국을 포함하여 총 110개국으로 자동로밍 서비스 국가를 늘릴 계획이다.
자동로밍이 가능한 쇼(SHOW)폰은 9개 모델로 확대됐다. 삼성전자 SPH-W2900 등 9개 모델은 27개국에서 영상전화 자동로밍 등이 가능하고, 이 중에 ▲GSM 기능을 탑재한 KTFT EV-W200 등 6개 모델은 100개국 이상에서 음성전화 자동로밍을 이용할 수 있다.
KTF C사업본부장 김형욱 상무는 “WCDMA 자동로밍 국가가 100개국을 돌파함에 따라 글로벌 로밍에서도 명실상부한 1위 사업자가 됐다"고 주장하고 “아시아 9개국 8개 이동통신사가 참여하고 있는 연합체 커넥서스(Conexus)와 일본 NTT 도코모와의 제휴를 통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차별화된 서비스와 프로모션을 계속해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도 부랴부랴 로밍 서비스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SK텔레콤(사장 金信培)은 유럽 주요국 1위 사업자로 구성된 프리무브(freemove)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으로써, WCDMA 로밍 경쟁력을 전세계로 확대했다. SK텔레콤은 KTF의 행보에 대항하기 위해 지난 2월 아시아지역의 브리지모바일얼라이언스(BMA)와 양해각서를 체결했고, 이번에는 유럽 시장을 겨냥해 협력했다.
이로써 SK텔레콤은 기존의 BMA, 일본 소프트뱅크모바일(Softbank Mobile)과의 제휴를 포함, 아시아-유럽-미주를 잇는 전세계 38개국 4억 5천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로밍 협력 벨트를 구축하게 됐다.
2003년에 결성된 Freemove는 유럽의 각 1위 사업자인 프랑스 오렌지(Orange), 독일 티모바일(T-Mobile), 이탈리아 텔레콤이탈리아그룹(TIM), 스웨덴의 텔리아소네라와 그 자회사로 구성된 유럽 최대 로밍 연합체로 현재 미국을 포함, 전세계 28개국 약 3억명의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프리무브는 각 회원사의 기업 및 개인고객들에게 해외에서 자유롭게 국내와 같은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모토로 결성된 제휴협의체로, 이번 제휴를 통해 SK텔레콤은 회원사간 고속 데이터, 영상통화 및 MMS(멀티미디어 메세징 서비스) 등 한층 진화된 WCDMA 로밍서비스를 활성화 시켜 고객의 편의성을 높일 수 있게 되었다.
이성영 SK텔레콤 글로벌 로밍사업부장은 “전세계 어디서나 고객에게 이동통신의 모든 서비스를 편리하고 저렴하게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꿈이며 이번 프리무브와의 제휴는 이런 꿈을 현실로 한발 더 다가서게 하는 이정표”라며 “일련의 제휴를 통해 글로벌 톱 플레이어들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해 나갈 방침”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SK텔레콤의 행보는 KTF의 적극적인 공세에 맞대응하는 성격이지만 KTF에 이은 로밍 서비스 확대라는 점에서 3세대 경쟁은 로밍 분야에서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