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과 대형 기업들이 기존 교환기(PBX) 기반의 전화 인프라를 네트워크 기반의 IP PBX(VoIP) 인프라로 교체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이하 KAI)이 인터넷전화(VoIP) 시스템을 구축한 데 이어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삼성네트웍스와 LG데이콤이 각각 구축을 담당한다. KT보다는 후발 전화 사업자들이 VoIP에 더 집중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즈코리아 골드파트너인 한국IBM도 최근 모 기업의 전사 통신 인프라를 IP PBX로 교체하는 등 통합 커뮤니케이션 인프라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 

개인대상 VoIP 서비스 업체인 스카이프도 '스카이프 투 고(Skype to go)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 서비스는 미국, 영국, 호주, 일본 등 해외 10개국에서 우선 운영되며 국내 적용 시점은 미정이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국제전화를 걸 때 상대방의 국가번호나 지역번호 등을 누르지 않고도 발신지역의 시내전화번호로 돼 있는  전용번호만을 눌러 상대방과 통화를 할 수 있다.

기업과 개인 시장에서 VoIP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우수한 품질의 기업용 전화를 저렴한 비용으로 구축할 수 있게 됐을 뿐 아니라 발신자전화번호표시(CID), 음성메세지서비스(VMS) 등의 부가 서비스로 첨단 통신 환경을 구축, 업무 수행이 보다 편리해 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들은 하나의 인프라에 하나의 서비스를 제공하던 데서 벗어나 하나의 IP 네트워크 인프라 위에서 음성과 영상, 데이터 등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망을 통합하면서 동시에 분리, 운영되던 조직도 단일 조직으로 합치고 있다. 또 이런 인프라와 수많은 기업용 응용프로그램을 연동하면서 통합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나 한국IBM 등 솔루션 업체들의 행보도 적극적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본사와 2사업장, 서울 사무소 등 3천 회선을 인터넷 전화 인프라로 교체하는데 이는 단일 기업으로는 국내 최대규모다. 국민연금관리공단도 전국 119개 본·지점을 동일한 방식으로 엮는다.

  

KAI는 이번 서비스 도입을 통해 본사와 2사업장, 서울사무소, 해외사무소 간에 발생하는 통신비의 최소 30% 이상 절감과 함께, 단문전송서비스(SMS), 인터넷 팩스, 클릭 투 다이얼, 발신자 표시 등 다양한 부가서비스의 활용시 각 지역별로 떨어져 있는 사업장 간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데이콤이 중대형 기업용으로 제공하는 인터넷전화 서비스는 IP폰과 인터넷전화 전용 구내교환기(IP-PBX)를 활용해 음성 통화와 함께 다양한 부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김진석 LG데이콤 컨버전스사업부 김진석 상무는 "그 동안 인터넷전화는 일반 중소형 기업 고객이 많았으나, 이번 국민연금관리공단 인터넷전화 수주를 계기로 중대형 공공기관 및 금융권 시장 확대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데이콤은 이런 기업용 VoIP 시장 이외에도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LG파워콤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전화 사업도 조만간 선보일 계획이다. 유무선통신사들간 초고속인터넷, 방송, 전화 서비스를 묶음으로 제공하는 변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태도다. 

후발 통신사업자와 장비업체, 다국적 VoIP 서비스 업체의 파상공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KT가 어떤 대응책을 마련할지도 VoIP시장을 지켜보는 재미 중 하나다. KT는 개인이나 중소, 대기업 고객 시장을 겨냥해 관련 인프라와 단말기들을 테스트해 놓고 있지만 아직까지 공격적인 행보는 자제하고 있다. 자사의 구리선 기반 전화 사업을 최대한 보호하겠다는 의지다. 후발 주자들이 틈새 시장 공략에 만족할지 아니면  '바람'을 일으키면서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고객들을 설득해 나갈 수 있을지 흥미로운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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