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인 6월 13일부터 금요일인 15일 오전까지 제주도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한국케이블TV협회 주관 컨퍼런스와 전시가 시작됐습니다.
이날 특별강연은 자크 아탈리(Dr. Jacques Attali, CEO pf Attali & Associes) 선생이 해주셨습니다. 유명 미래학자입니다. 주제는 "디지털 시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미디어 미래(In the era of Digital, Changes life style and future Media)"이었습니다. (관련 인터뷰 : "세계가 한국을 주목하고 있다. 자신감을 가져라")

케이블TV협회측에서 강연 내용을 열심히 받아 적었습니다. 자크 아탈리 박사가 전한 내용이 여러분들에게도 그대로 전달될 수 있도록 약간만 손을 봤습니다. 한번 살펴보실까요?
--------------------------------------------------------------------------------------------------------------------------------------------
한국은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미디어 환경을 가진 국가, 디지털미디어미래 시대의 변화를 앞서서 겪고 있는 국가다. 중요한 문명의 중심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향후 국제회의나 국제행사 등을 통해 자신의 위치를 명확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싸이월드 등 통신환경의 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한국이 현재 가능한 모든 기술을 신도시 개발(송도 신도시 개발 등)에 투자하고 있으므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웃에 여러 강대국이 존재하고, 미국의 문화적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음에도 한국이 자신만의 문화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 유념하고 있다.
향후 비물질적인 경제가 등장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즉 정보가 가장 중요한 자원이 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희소성이 가치의 발생의 기원이 되며, 그를 통해 물질의 가치가 증가한다. 다만 정보의 경우, 일반적인 재화와 달리 정보가 공유되더라도 그 가치는 유지디고 이에 따라 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정보의 희소성을 증가시켜야 한다.
무상으로 제공되는 정보에 대해 사람들이 금전적으로 지불토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물론 현재 무료로 제공되는 것도 포함한다. 라디오 등 신기술의 등장에 따라 정보를 무상으로, 혹은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게 되었고, 인터넷시대에는 시공을 초월하여 정보가 공유되고 유통되고 있다.
케이블이야말로 정보가 무료로 제공되는 상황의 핵심에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케이블은 과거의 승자였다. 미래에 대한 전략과 기술혁신이 필요하다. 미래에 대한 대처와 기술적 대비는 다른 산업에도 필요한 생존전략이다.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 차별화된 품질을 제공하는 경쟁자가 갑작스레 등장할 수 있다. 과거 자동차 등장에 따라 마차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디지털사진의 등장으로 아날로그 사진의 시대는 끝났다. 현재의 무사안일주의가 아닌 새로운 준비를 지속해야 한다.
케이블의 경우, 전세계적 변화의 중심에 있는 매체다. 첫번째 도전과제는 불법복제다. 정보에 대한 자유로운 접근은 인터넷 등을 통해 보장되고 있으나, 콘텐츠를 무단으로 복제하는 것은 케이블 뿐만 아나리 IPTV 등에도 중요한 문제다.
케이블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직접 겪게 될 것이다. 야외 활동시간이 길어지고 한곳에 머무르는 시간은 줄어들더라도 외부세계와의 연결은 더욱 요구하게 될 것이다. 즉, 새로운 ‘유목민(nomadism)의 등장이 그것이다. 장소 뿐만 아니라 생각의 차원에서도 유목민적 성격이 강화되고 있다.
모바일 기기와 유비쿼터스 환경을 누릴 수 있는 유복한 유목민 계층이 존재하게 될 것이며, 식량을 찾아 유동하는 유목민 등이 다수를 점할 것이며, 20억명 정도는 경제적 또는 다른 이유로 출생국가와는 다른 국가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다. 즉 부유한 유목민, 중산층 유목민, 빈곤 유목민 등으로 계층이 나뉠 것이다.
미디어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최초의 노마드 상품은 휴대폰이었으며, 모바일PC 등 모바일 기기들이 대중화되면서 노마디즘의 확산에 기여했다. 모바일 기기를 통해 정보를 습득하고 오락기능을 누리게 된다. 아이포드(iPOD)는 그 시발점에 불과하다. 앞으로 전화와 TV가 결합되고, HD급 콘텐츠의 제공이 보편화될 것이다. 비디오 안경을 통해 정보와 오락서비스를 인터넷을 통해 경험할 수도 있을 것다.
한국 송도 신도시 건설은 사람들의 인식변화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도시에 살면서 외부 세계와의 연계를 지속코자 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사람들이 어떻게 이동을 하더라도 연결이 끊어지지 않는 상태를 원하고 있다.
케이블은 많은 사람들이 집이 아닌 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으며, 댁내에서도 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TV시청시간은 줄어들고 있다. 이는 TV시청이라는 수동적 정보습득이 아닌 적극적인 활동을 통해 정보를 얻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다.
IPTV는 향후 보편화될 것으로 본다. 프랑스의 경우가 매우 그렇다. 그러나 IPTV 뿐만 아니라 여러 서비스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게 될 것이며, 그러한 서비스는 가능성 뿐 아니라 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유투브가 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유투브는 미디어가 정보를 집어넣는 일반적인 미디어 행위와 차별화된다. 주스트의 경우도 매우 흥미롭다. 주스트는 인터넷과 HD에 기반해 여러 사람들이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유수의 미디어 기업들(바이어컴 등)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있다. 다양한 매체에 대해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미디어간의 상호작용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시민들이 매체 참여를 원하게 될 것이며, 이미 트렌드가 되고 있다. 한국의 오마이뉴스가 그 한 예이며, 시민과 미디어가 서로 어떻게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보여준다.
가상세계의 '세컨드라이프'도 흥미롭다. 통계에 따르면 2012년에 이르면 10억명 이상의 사람들이 가상세계에서 아바타 등을 통해 새로운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미디어의 준비가 필요하다. 불법복제 방지를 주장하다 디지털시대에서 도태된 음악산업의 선례를 주목해야한다.
유통되는 음원 중 5%만이 적법한 음원이라는 상황에서 기존 음악산업이 산업으로 기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미래에도 이러한 경향이 바뀔 것 같지는 않다.
시청자가 기꺼이 돈을 지불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iPOD와 같이 음악자체에는 돈을 지불하지 않지만, 기기에는 비용을 지불하는 경향을 봐야 한다. 콘텐츠 자체에는 지불의사가 없더라도 그것을 이용하기 위한 기기에는 지불의사가 있다는 것이다.
3D영화가 향후 발전할 것으로 본다. 미국에서는 올말까지 1000개의 3D극장이 생길 것이라고 하며, 유명 할리우드 감독들이 3D 영화만 만들 것이라 공언하고 있는 상황이다. 과거 영화를 3D로 재제작하는 경향도 늘어나고 있다. 과거 아이맥스 등 3D영화가 존재했는데 이제 더 본격화 될 것이다.
불법복제가 가능한 주문형비디오(VOD)에 대해 지불하지 않을 것이며, IPTV가 있으면 케이블TV가 배제될 수도 있다. 유투브에서 공짜로 얻을 수 있는 것을 유료 케이블로 볼 것인지 의심스럽다. 그럼에도 콘텐츠에 대한 기술적 접근이 어려운 나라가 여전히 전세계 인구의 2/3를 점하고 있으며, 케이블TV는 다른 매체에 비해 HD 등 품질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고, 케이블TV는 타매체와의 제휴를 통해 IPTV를 흡수하고 더욱 성장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마냥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아키텍처의 통합, 가전시설화(Housing) 등이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홈씨어터와 홈네트워크 등을 구축하고, 케이블에서만 볼 수 있는 쇼 등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정용 극장에서 3D영화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산업, e-paper 등과의 협력을 통해 주택의 벽면을 화면으로 대체한다던가 하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할 것이다. 이는 케이블에게는 상당히 중요한 기회요소다.
케이블산업이 단순한 오락산업에 머무르지 않고, 모니터링 산업(ex. 아이, 재산 보호 등)으로 확장될 것이다. 한국이 가상로봇 등을 통해 환경을 모니터링하는데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본다. 주택산업과 연계된 가정용 서비스 개발이 가능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조만간 가능한 서비스이고, 케이블이 나서지 않는다면 다른 경쟁자들이 이 시장을 선점할 것이다.
미래에는 1인 미디어, 참가 미디어, 라디오TV 등 다양한 미디어가 등장할 것이다. 미디어시장에는 누가 진실을 통제할 것인가?, 누가 미디어의 진실성을 감시할 수 있는가?, 누가 정치인/기업가/자본가들이 정보 조작을 하는지 감시할 수 있을까?하는 3가지 기본적 질문이 존재한다.
미디어와 금융은 19세기 이후 높은 유착관계를 보이고 있으므로, 시장조작 등을 방지키 위한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특히 상업자본의 힘이 정치권력을 능가하고 있으므로, 미디어네트워크가 상업자본의 영향 아래에 있을 경우를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럴 경우, 미디어의 신뢰도가 급격히 감소할 것이므로, 미디어의 도덕성 유지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한국에서 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하여 많은 논란이 있음을 알고 있다. 정보시장이 완전히 자유화된다면 몇 개의 거대 기업으로 합병될 수 있으며, 미디어와 자본의 결합도 빈번해질 것이다. 미디어 환경의 독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 경우, 하나의 시각만이 존재하게 될 것이다. 쿼터제 등을 통해 그러한 위험을 방지해야 한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는 그러한 문화다양성 유지를 위한 조직이 없으므로, 향후 한국 케이블업계도 그 문제로 고민하게 될 것이다.
TV가 정보를 제공했을 때, 그 정보가 가치를 가지는 것은 그 순간이다. 즉, 정보는 제공된 순간에만 가치를 가진다. 정보의 희소성은 시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미디어산업이 팔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시간이며, 곧 라이브쇼같은 생방송만이 가치를 가지는 서비스라는 의미다.
스포츠 생중계나 음악도 마찬가지다. 라디오의 등장에 따라 콘서트의 쇠퇴를 예상하고, 레코드의 등장에 따라 음악산업의 위축이 우려된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현재를 보면 콘서트의 비용은 점차 증가하고, 레코드시장은 오히려 축소되고 있다. 콘서트를 본 사람들은 곧 라이브공연이 녹화된 DVD를 구입하고 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이러한 경향을 지속하게 될 것이다. 직접 경험한 서비스를 이후에 미디어를 통해 재소비하는 패턴을 보이게 될 것이다.
생방송 서비스의 저작권은 어디에 귀속될 것인가하는 것이 향후 케이블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요소라고 본다. 케이블은 엔터테인먼트, 교육, 보도 등을 제공하고 있으므로, 문명을 위해 가장 중요한 미디어라고 생각한다.
다음은 특별연설 후 가진 질의응답
향후 미디어 라이프스타일 변화 방향 전망(개인정보 보호차원에서) 및 광고 모델의 변화 전망은?
모바일기기를 통해 이용자간 교류가 확대될 것이며, 정보 유통의 자율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그 결과, 점차 개인보안의 문제가 더욱 대두될 것이다. 개인정보(프라이버시)의 보호는 헌법에 보장된 것이므로 기술의 유입으로 더욱 어려워지겠지만 그래서 더욱 보호되어야 한다.
향후 광고모델은 맞춤형 모델로 갈 것으로 본다. 신규서비스 등장, 신규 포지셔닝 전략이 속속 등장할 것이므로, 특정 매체가 점유율을 유지하기는 점차 어려워질 것이다. 시청자 니즈를 보다 잘 이해하는 매체가, 개인프라이버시를 더 잘 보호하는 매체가 광고매체로 유의미해질 것이다.
향후 한중일이 2050년까지 1개 국가로 합병될 수 있다는 저술을 본 적이 있는데, 한국이 중국과 일본 사이의 정체성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그런 말씀을 드린 기억은 없다. 아마도 아시아의 미래가 서유럽의 경우(EU)처럼 공통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로는 말씀드렸을 것 같다. 다만 그 전제조건은 아시아 지역에서는 아직 발생하지 않은 독일 통일과 독일-프랑스간 화해와 유사한 사례이다. 중국과 일본간 진정한 화해가 아직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의 통일은 교육 구조의 문제, 경제적 부담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독일보다는 헝가리나 폴란드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폴란드의 경우, 개방적인 정책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문학, 언어, 철학, 삶의 이해방식 등에서 타국과 다르며, 한국 역시 그러하다고 본다.
뉴미디어의 등장에 따른 규제와 가이드의 제정 주체 및 프로세스에 대한 입장은? 프랑스의 사례는?
프랑스든 독일이든 무관하게 새로운 미디어는 국가법에 따르게 된다. 신문에서 할 수 없는 말을 인터넷에서는 말할 수 있으나, 그 규제는 국가의 기본법을 따를 수 밖에 없다. 과거 이베이(eBAy)가 나치상징물을 온라인에서 판매하려고 했으나 국가법에 따라 불허된 사례가 있다.
한국내 케이블이 IPTV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에 대한 의견은?
문제는 누가 매체를 소유하고 있는가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자본의 소유권을 누가 행사하는가가 중요하다는 말씀으로 대답을 대신코자 한다.
한국 광고 시장이 향후 지상파, 케이블, 인터넷 중 어떤 형태로 나아갈지에 대한 전망은?
짧지만 강력하고 효율적인, 짧은 광고가 대세가 될 것으로 본다. 타겟층이 명확한 광고가 집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노마디즘이라는 이론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이론이 적용되기 어려운 빈곤상황에 있어 그러한 상황이 도래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에 대한 의견은?
개인적인 자유라는 것을 추구하는 노마디즘은 이미 이론이 아닌 현실이다. 노마디즘은 특정 계층의 충성심을 확보하기 위해 미디어가 많은 부분 활용하고 있다. 강연에서 향후 전세계 중 30% 정도의 인구가 타국에서 생활하게 될 것이라 말씀드린 바 있으며, 해당 인구가 해당국가에 어느 만큼 충성도를 가질지 장담할 수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