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넥슨, 야후를 비롯해 미국 구글의 공통점은? 국내외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포털들이다. 이들 업체의 또 다른 공통점은 네트워크 코어 스위치로 포스텐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10기가비트 이더넷 스위치 전문업체인 포스텐이 통신 사업자 위주에서 기업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999년 설립된 포스텐은 10기가비트 이더넷이 부상하면서 동반 성장한 업체다. 통신사업자용 장비로 틈새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는데 관련 성과를 바탕으로 기업 고객까지 끌어안으려고 하고 있다.
닷컴 붐은 수많은 네트워크 업체에 기회였다. 지금은 전세계 통신과 네트워크 장비와 솔루션 업체로 거듭난 시스코가 닷컴 붐의 혜택을 톡톡히 본 업체다. 시스코는 그 후 끊이지 않는 식욕을 과시하면서 뜬 다 싶은 벤처 기업들이나 경쟁사를 인수합병해왔다. 연구 개발을 하더라도 현재 적용 가능한 기술을 선호하는 업체답게 발빠르게 움직였고, 이런 전략은 유효했다.
시스코와 경쟁하다가 나자빠진 업체가 한둘이 아니다. 오히려 이제는 시스코와 그 이외의 업체들로 구분하는 것이 맞을 정도로 시스코의 아성은 네트워크 분야에서 거의 절대적이다. 이런 상황에도 새로운 회사들이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관련 분야에 진출한다. 포스텐도 그런 업체 중 하나다. 후발 주자들은 특정 분야에서만 통하는 약점을 각 분야 전문 업체와의 협력으로 돌파하려고 한다. 이들이 내세우는 모토가 바로 '베스트 브리드' 전략이다. 각 분야 최고 제품들을 도입해 고객들이 최고의 성과를 내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인수합병이 지속되면서 약화되고 있다. 그래도 포스텐은 이런 전략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전문 파트너들도 언제 경쟁 업체에 인수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파트너 전략이 통할 수 있을까? 고객들도 개별 업체 제품을 도입해 사용하다가 업체가 사라지면서 곤혹스런 상황에도 직면했었다.
사치 삼바단 포스텐네트웍스 개발 담당 부사장은 "최근 고객들도 네트워크 분야에서 특정 업체에 종속됐을 때 문제점과 피해를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가 접촉한 90% 정도의 고객들이 단일에 의존돼 있는 사실상 볼모 상황에 질려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저희에게 많은 기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라고 고객이 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IBM과 마이크로소프트가 처음 경쟁할 때도, 썬이 등장해 IBM 메인프레임과 대적하겠다고 나섰을 때도 대기업과 벤처가 경쟁이 되느냐는 시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습니까"라고 오히려 반문한다.
또 "분리될 것은 분리돼야 합니다. 안티바이러스 모듈, 파이어월 모듈, 침입탐지와 침입방지 등 단일 장비에서 토털 솔루션 기능을 제공하다가 하나가 문제가 생기면 망 전체가 위험해 집니다. 10년 후 어떤 네트워크 트래픽이 일어날지, 어떤 또 다른 무언가가 등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모든 장비를 한데 통합하는 전략은 상당히 위험합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런 시각에 기자는 여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새로운 산업이 부흥하던 시기였고, 이제는 붐업된 시장에서 수많은 인수합병을 거치면서 장비와 솔루션 시장도 과점화되고 있다. 언제 시장에 진출했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는데 사치 부사장은 기회가 여전히 많다는 입장이고 기자는 별로 그렇지 않을 것 같다는 견해차이가 있다. 휴대폰 시장에 새로운 도전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은 이유와 유사하다.
어떻든, 포스텐은 네트워크 신뢰성 측면에서 자사에게 기회가 도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신뢰성이란 무엇일까? 사치 부사장은 "이제 네트워크를 제대로 구축해놓지 않으면 사업에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글로벌 업체로 성장할수록 이런 위협은 더욱 높아지고 있죠. 기업들의 망 요구 사항도 매우 까다로와지고 있습니다"라고 밝힌다. 그는 경쟁업체인 시스코 장비를 관리했던 자사 고객사들의 상황 소개도 잊지 않는다. "시스코 장비를 구매한 고객들은 항상 삐삐를 허리에 차고 다녔습니다. 언제 문제가 발생할지 몰라서 그랬던 거죠. 우리 제품을 도입하고 이제 그런 걱정은 싹 없어졌습니다"고 주장한다.
이현주 포스텐네트웍스코리아 지사장도 거들고 나섰다. 하나로텔레콤의 데이터센터인 하나로엔진에 E1200이 도입돼 있는데 3년간 장애를 겪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시스코의 현재를 있게 한 네트워크 스위치가 카탈리스트 6500이라는 장비다. 웬만한 국내 기업이나 통신사에서 이를 도입해 사용하고 있다. 포스텐은 카탈리스트 4500~6500 시리즈 제품군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포스텐은 더 나은 성능의 제품을 더 저렴하게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주 지사장은 "통신사를 겨냥했던 E시리즈는 성능에서 탁월했지만 가격 경쟁력이 약했었습니다. 이제 C300 제품으로 기업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가 나타날 것입니다"라고 자신한다.
C시리즈 제품은 시스코 전체 매출의 10%~15%를 차지하는 부분을 정조준하고 있다. 국내에서 시스코라는 대어를 낚어야만 확실한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 파운드리나 알카텔-루슨트, 주니퍼, 쓰리콤 등과의 경쟁도 피할 수 없다. 후발주자들이 최고 선발 업체를 겨냥하듯 포스텐도 다른 업체보다는 시스코와의 경쟁 구도로 짜여지길 희망하고 있다. 고객들이 이런 행보를 지지해줄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동영상콘텐츠생산(UCC)들이 늘면서 네트워크 장비 업체에게도 모처럼 단비가 내리고 있다. 또 씨디네트웍스 같은 콘텐츠딜리버리네트워크(CDN) 업체들의 선전도 덩달이 계속되고 있다. 이는 기업 인프라에서도 수많은 영상과 데이터, 음성들이 탑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 서비스 업체들도 네트워크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이제 이런 투자는 기업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일어나고 있다. 사치 부사장과 같이 방한한 피터 루치카 포스텐 커뮤니케이션스 담당 부사장은 최근의 기업 변화를 제너럴모터스(GM)의 예를 들어 설명한다. 그는 "30일 전에 GM은 48만명의 직원들을 교육시키기 위해 P2P(Peer to Peer) 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24개월 전에는 GM 내 모든 직원들이 P2P 접속을 차단했던 회사입니다. 과거에는 저작권과 상표권을 위반하는 대표적 대명사였던 P2P가 이제 기업 내부로 침투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변화는 네트워크 인프라의 유연성이 그만큼 중요하고, 기업이 어떤 변화와 시도를 단행하려하더라도 이에 순응할 수 있는 '신뢰성' 있고, 확장 가능한 인프라가 뒷받침돼야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포스텐네트웍스는 올해와 내년 등 기업과 통신사업자들이 새로운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는 시장에 관심이 많다. 또 기업 내부 네트워크 인프라 교체 수요에도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KT에는 여전히 장비를 공급하지 못했다.
이현주 사장은 "NHN의 모든 장비들이 어디에 있습니까? KTIDC에 있습니다"라는 말로 아직도 가능성이 많이 남았음을 시사했다. 시스코의 아성에 겁없이 덤벼드는 포스텐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네트워크 업체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 대목이 가장 흥미로운 것이 사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