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의 적은 아군이다."

SK텔레콤과 복수 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가 손을 잡았다. SK텔레콤은 유선 초고속 사업부가 없다.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할 적격 업체로 거론되고 있지만 1만원을 넘는 주가가 부담스럽다. 이런 가운데 KT가 KTF와 함께 묶음 상품을 출시하면서 SK텔레콤을 정조준하고 있다. 맞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대형 MSO들은 이동전화 서비스 상품이 없다. 대형 MSO들은 KT 뿐아니라 하나로텔레콤과 LG파워콤과 LG데이콤 등 거대 통신사들의 파상 공세에 직면해 있다.

또 통신사업자들이 자신의 안방인 TV 시장에 'IPTV'로 언제 뛰어들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KTF와 LG텔레콤이 그룹사 묶음 상품을 우선적으로 출시하기 때문에 이를 돌파할 우군이 필요한데 SK텔레콤만한 곳이 없다.

두 진영이 손을 잡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이동전화와 초고속인터넷을 결합한 상품을 출시한 배경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번 행보에는 시내외전화가 빠져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들이 유선 전화 사업에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SK 그룹사인 SK텔링크는 독자적인 인터넷전화 사업은 물론 서울지역 MSO인 씨앤엠의 인터넷전화 인프라를 제공하기로 협력했다. 포털인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소프트폰인 네이버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티브로드나 CJ케이블넷 등 다른 MSO들은 케이블TV방송협회 차원에서 인터넷 전화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SK텔레콤의 행보 중 지난 5월말 삼성전자, LG전자 등을 비롯해 10여개 사와 협력한 '365도씨' 서비스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TV포털포럼(DPF)이 진행하는 이 서비스에서 SK텔레콤은 이용자 관리와 요금징수를 담당한다고 밝혔었다. 관련 서비스는 TV로 방송은 물론 영화, 교육, 뉴스, 게임 등으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가 안착되려면 안방을 장악한 케이블TV방송 업체들과의 협력도 불가피하다. 

SK텔레콤이 단기적으로 유선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를 인수하기보다는 MSO와의 협력에 더 많은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최근 서울지역 복수사업자인 씨앤엠에 대한 매각설도 나돌고 있어 MSO의 행보가 국내 통신 사업을 재편할 돌발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 김신배 사장은 25일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대형 MSO들과 묶음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이 연간 이동전화 요금 10~15% 절감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장애우와 경로고객,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도 시행해 연간 1천억 이상의 혜택이 고객에게 돌아갈 것이라고도 밝혔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Tbroad), 씨앤엠(C&M), CJ케이블넷 등 MSO와의 제휴를 통해 이동 통신과 초고속 인터넷을 묶은 상품을 출시하는 등 총 3개 결합 상품을 우선 출시할 계획이다.

MSO와의 결합상품은 SK텔레콤의 그룹형 요금 상품인 투게더 요금제와 MSO의 초고속 인터넷을 동시에 가입하면 그룹 내 50% 통화료 할인과, 무료SMS, 무료통화 옵션 등 투게더 요금제의 기존 혜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기본 요금이 3천원 할인되고 통화량에 따라 5% ~20% 요금 할인이 추가로 가능한 상품이다.

SK텔레콤은 자사 무선인터넷 서비스인 티로그인(T LOGIN)과 MSO의 초고속 인터넷을 결합한 유무선 통합 초고속 인터넷 상품도 출시한다.

SK텔레콤은 결합 상품 출시를 위해 곧 정통부에 약관 인가 신청을 할 예정이며 7월 중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신배 사장은, "초기에는 대형 MSO중심으로 제휴를 하고 추후 대상 사업자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며, 고객의 수용도를 고려해 디지털 케이블 TV 등 방송을 포함한  상품과 인터넷 전화(VoIP) 등을 포함한 다양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방침입니다"라고 밝혔다.

김 사장은 또 " SK텔레콤의 결합 할인 요금제와 가격 경쟁력이 있는 다양한 유선 서비스간에 결합이 촉진되면 가구 통신비 절감 기회가 추가로 제공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초고속인터넷과 시내외전화, TV에 이어 이동통신 상품까지 묶여지는 수많은 상품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런 가운데 업체간 생존을 위한 경쟁도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다. 통신 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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