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최고 파트너라고 강조하던 LG-노텔이 한국IBM과도 손을 잡고 나섰다. 영원한 아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는 상황이 통합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통합커뮤니케이션(UC)과 협업 시장에서 절대강자를 찾기는 시기상조다. 관련 시장을 놓고 솔루션 업체와 통신과 네트워크 인프라 업체간 경쟁과 협력이 지속되고 있지만 고객들은 여전히 관망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IBM은 익스체인지와 로터스노츠라는 솔루션 판매를 놓고 정면 승부를 겨루고 있다. IBM의 아성에 마이크로소프트 맹공을 가하면서 상당히 시장 격차를 줄여 놓은 상황이다. IBM 입장에서는 어떡해서든 마이크로소프트이 상승세를 꺾을 필요가 있고, 마이크로소프트는 한번 탄 상승세를 이어가기 위해 분주하다. 

이런 상황에서 인프라 업체와의 협력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전세계 IP단말기 파트너, 모니터 파트너 등을 선정하고 또 IP PBX 업체들과 협력을 강조하는 배경도 바로 여기에 있다. 이 시장에서 노텔과 LG-노텔은 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절대적인 우군이다. 

노텔은 글로벌 IP PBX 업체 중 마이크로소프트와 가장 밀접하게 일을 하고 있다. LG-노텔은 영상 단말기 분야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글로벌 파트너 관계에 있고, 국내에서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통합커뮤니케이션 발표회장에도 어김없이 LG-노텔이 등장한다. 

그런데 이제는 한국IBM과의 관계도 조금씩 거론하고 나섰다. LG-노텔은  지난 12일 부산을 시작으로 15일 대구, 19일 대전, 21일 광주에서 국내 통합커뮤니케이션 시장 공략을 위한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데이 2007'을 개최했다. 6월 27일 서울 행사는 이런 행사의 대미를 장식하는 행사다.

이 행사에 한국IBM은 통합커뮤니케이션과 협업 관련해 발표를 갖는다. 그동안 지방 행사에서도 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한국IBM이 모두 참여했다. 친 MS로 불리는 LG-노텔 행사에 IBM이 참여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LG-노텔측은 IBM도 파트너라면서 관련 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있다고 전했다. 

IBM의 로터스노츠와 세임타임 등은 LG그룹사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대학이나 제조 업체들도 고객사가 많다. 솔루션과 IP PBX의 결합이 대세인 상황에서 LG-노텔 고객사 중 일부도 IBM의 고객사다. 고객의 솔루션을 전략적인 파트너 관계인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로 모두 교체할 수 없을 상황이고, 또 이 영역에서 인프라 업체가 관여할 문제가 아니라면 협력만한 모델이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IBM의 컨설팅 조직 중 통합커뮤니케이션 부문은 LG-노텔의 경쟁자인 시스코 시스템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굳이 누가 적이고 아군인지는 IT 업체에 의미가 없다. 통합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LG-노텔이 보여주는 행보는 이를 잘 대변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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