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눅스 배포판 업체로 유명한 레드햇코리아가 11일 오전 잠실 롯데호텔에서 '오픈소스 심포지엄'이란 이름의 컨퍼런스를 열었다. 오픈소스의 비전을 국내 고객과 협력 업체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자리였다.

여기서 감깐! 

이제 레드햇을 리눅스 배포판 업체로 부르기는 무리가 있을 것 같다. 올초 오픈소스 기반 웹애플리케이션서버(WAS) '제이보스(JBOSS)'를 인수하고 배포판 업체에서 플랫폼SW 공급업체로 색깔을 바꿨기 때문이다.

제이보스에 대한 소개도 잠깐 덧붙인다. 오픈소스 기반 WAS인 제이보스는 보급형 시장에서 BEA시스템스, IBM 등과 경쟁했고 2006년 2월 기준으로 인터넷에서 1천600만회 가량 다운로드됐다. 마이SQL(MySQL)과 더불어 기업용 시장에서 인정받았던 오픈소스 SW였다. 

제이보스는 올초까지만해도 오라클과도 인수협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지난 4월 4억2천만달러에 레드햇에 인수됐다. 그리고 레드햇은 제이보스를 통합한 스위트 제품을 이번에 선보이게 된 것이다.

레드햇이 제이보스를 인수한 것은 오픈소스SW 영역을 확대위한 것이었다. 운영체제와 미들웨어를 모두 오픈소스SW로 구현, '플랫폼도 오픈소스'란 비전에 다가서고자 한 것이다.

오픈소스 심포지엄 참석차 방한한 거스 로버슨
레드햇 아태지역 총괄 부사장도 11일 오전 몇몇 기자들을 초청해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제이보스 인수로 레드햇은 운영체제(OS)를 넘어 진정한 오픈소스 SW기술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레드햇이 과거와는 다른 성격의 업체가 됐음을 분명히 했다.

요즘 기업용 SW 시장은 서비스 지향 아키텍처(SOA)가 화두다. SOA 시장은 지금 IBM, 오라클, SAP, 마이크로소프트(MS), BEA 등 거물급 SW업체들이 모두 출사표를 던진 상태여서 그 열기가 갈수록 달아오르는 상황이다.

레드햇은 제이보스 인수를 발판으로 SOA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다. 로버슨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제이보스 엔터프라이즈 미들웨어 스위트로 SOA 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고 밝혔는데, 이는 오픈소스 기반 SOA를 구축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 

레드햇이 배포판에서 플랫폼SW 영역으로 치고올라온다는 것은 업계의 경쟁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그동안 플랫폼SW 시장은 IBM, 오라클, MS 등 이른바 독점SW를 공급하는 공룡기업들의 천하였다. 이곳에 레드햇이 총소유비용(TCO)이 저렴한 오픈소스를 앞세워 뛰어든 것이다. 

MS는 몰라도 IBM과 오라클은 그동안 리눅스 진영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두 업체 모두 리눅스의 성장에 공이 있는 업체들이다. 레드햇은 제이보스 인수로 이들 업체들과도 경쟁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대해 로버슨 부사장은 "'코피티션'이란 말이 있는데, 협력도 하고 경쟁도 하는 것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레드햇은 오랫동안 오라클과 긴밀하게 협력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면서 플랫폼SW로 변신한다고 해서 기존 협력 체제가 흔들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자는 지난달 20일 외신을 인용해 레드햇의 플랫폼SW업체 변신에 대한 기사를 쓴 바 있다. 플랫폼SW업체로의 변신으로 레드햇은 오라클, IBM 등과 중소기업 시장을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란게 요지였다.(www.bloter.net/_news/8df41ddbc8170beb)

로버슨 부사장은 레드햇의 향후 제품 로드맵도 공개했다. 2007년 가상화 기술이 들어간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5'를 선보인다는게 핵심. 그는 "가상화 기술로 고객들은 비용 절감 효과를 더욱 더 크게 누리게 될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또 한글과컴퓨터가 공급하는 아시아눅스에 대해 언급하기도. 로버슨 부사장은 아시아눅스가 성장한다면 그것은 오픈소스SW 확산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며 아시아눅스를 경쟁자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레드햇은 레드햇만의 가치 제안이 있다. 독립소프트웨업체(ISV), 하드웨어 업체들과의 돈독한 관계도 강점이다. 차별화를 발판으로 토털 솔루션 개념으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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