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18일(미국 현지시각)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XP용 '인터넷 익스플로러7'(IE7)을 인터넷에 공개했습니다. delight가 이미 소개했듯이 파이어폭스의 장점인 탭브라우징을 수용하고, RSS피드 기능을 내장한 것이 눈에 띄는 특징입니다. 여러 웹사이트를 1개의 창에서 썸네일 형식으로 한꺼번에 볼 수 있는 '퀵 탭' 기능은 IE7만의 독특한 기능이라 하겠습니다. 

잠시 파이어폭스를 꺼두고 IE7을 내려받아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실행!

첫 인상은 파이어폭스와 상당히 유사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아무래도 탭브라우징 기능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탭이 날렵하지 못하고 다소 뚱뚱한 것이 눈에 거슬렸지만, 취향 차이라 생각하고 무시했습니다. 

다른 기능들은 내버려두고 탭브라우징과 도구모음 설정을 이리저리 만져봤습니다. 탭브라우징을 만지작거린 건 파이어폭스와 비교하기 위해서이고, 도구모음 설정은 IE7을 입맛대로 쓰기 위해서 초기에 해둬야 할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마 지나지 않아 실망스런 몇 가지 오류를 발견했습니다. 특히 도구모음 설정 기능에 상당히 실망했습니다.

먼저, 도구모음(Toolbar)이 탭바(tab bar) 오른쪽에 고정돼 있어 답답한 느낌이었습니다. 여러 개의 탭을 열 경우를 대비해 탭바는 넉넉한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도구모음이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는 탓에 탭이 너댓 개만 열려도 금세 바가 꽉 차고 맙니다. 물론 주소창과 탭바, 도구모음을 두 줄에 처리해 브라우징 화면을 최대한 확보하려는 의도인 듯합니다. 그럼에도 이용자의 입맛에 맞게 도구모음을 숨기거나 움직일 수 없도록 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 도구모음과 탭바가 한 줄에 나란히 있어 탭수가 늘어나면 비좁고 답답한 느낌이다.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다른 도구모음에도 오류는 숨어있습니다.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 2개 이상의 도구모음을 한 줄에 나란히 배치하는 이용자가 많습니다. 예컨대 '구글 툴바'와 '스내그잇'을 한 줄에 배치하는 식이죠. 그런데 기껏 효율적으로 도구모음을 배치해놓아도 IE7을 다시 열거나 새 탭으로 이동하면 도구모음이 뒤죽박죽되고 말더군요. '도구모음 잠금'(Lock the Toolbar)을 설정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괜히 용쓰지 말고 IE7이 지정하는대로 도구모음을 이용하라는 얘긴가요?

▲ 도구모음을 임의로 설정했다.

▲ 탭을 이동했다 되돌아오거나 새 창을 열면, 설정해둔 도구모임이 제멋대로 헝클어진다.

탭브라우징 기능은 한마디로 파이어폭스와 거의 똑같아 보입니다. 'Ctrl' 버튼을 누른 채 링크를 클릭하면 새 탭으로 열리는 것이나, 'Alt'+주소창 클릭 시 해당 웹사이트가 새 탭에서 열리는 방식 등이 그러합니다. 웹사이트의 링크를 마우스 중간 버튼(또는 휠)을 눌러 새 탭으로 열거나, 반대로 이미 열려 있는 탭을 마우스 중간 버튼(또는 휠)으로 클릭해 닫는 기능도 파이어폭스와 똑같습니다. 탭을 드래그해 좌우 순서를 바꿀 수 있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다만 탭이 달리는 순서가 차이라면 차이겠습니다. 파이어폭스는 새 탭을 열면 기존 탭 오른쪽에 순서대로 열리는데요. IE7은 순차적으로 생성되는 게 아니라 '그룹'별로 묶인다는 게 다른 점입니다. 예컨대 네이버-다음-엠파스 초기화면을 차례로 탭으로 연 뒤 네이버에서 ‘영화’ 메뉴를 새 탭으로 열면 '네이버-다음-엠파스-네이버 영화' 탭이 아니라 '네이버-네이버 영화-다음-엠파스' 순으로 탭이 정렬됩니다. 아마 도메인네임을 인식해 같은 그룹끼리 정렬하는 기능이 들어 있는 듯합니다.

'퀵 탭' 기능은 신선해보입니다. 여러 화면을 1개의 창에서 썸네일 형식으로 한눈에 볼 수 있는데다 원하는 페이지를 눈으로 확인하고 바로 이동할 수 있어 편리합니다. 

▲ '퀵 탭' 기능을 이용하면 열려진 웹페이지들을 하나의 창에서 보면서 원하는 페이지로 곧바로 이동할 수 있다. 

'탭 그룹 기억' 기능도 유용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식입니다. 여러 개의 탭을 띄워놓고 작업하다가 어쩔 수 없이(예컨대 리부팅과 같이) 창을 닫아야 할 때가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해당 탭들을 일일이 열려면 눈앞이 캄캄하죠. 이럴 때 IE7에서는 다음번 IE7 실행 시 이 탭들이 그대로 뜨도록 기억해두는 기능이 있습니다. 창을 닫을 때 '모든 탭을 닫으시겠습니까?'라고 경고창이 뜨는데, 여기서 '옵션 보기'을 누르고 '다음번 IE 사용시 이 탭들을 엽니다'를 선택하고 끝내면 됩니다.

▲ IE7에는 열려진 탭들을 기억해뒀다 다음번 실행시 그대로 열어주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그 밖에 눈에 띄는 멋진 기능이라면 역시 검색창을 꼽겠습니다. 이미 많이 알려진 기능인데요. 검색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주소창 옆에 달린 검색창으로 곧바로 검색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특정 검색서비스를 기본값으로 설정하거나 추가로 등록할 수 있는데요. 저는 설치했더니 구글과 MS 라이브 서치 2개가 등록돼 있더군요. 외국 검색서비스 뿐 아니라 네이버나 다음, 엠파스 등 국내 사이트도 직접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다음을 등록하는 방법을 아래에 소개했습니다.)

몇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처음 대면한 IE7은 전체적으로 '2%의 아쉬움'이 따라붙는 느낌이었습니다. 세세한 오류야 기술적으로 바로잡으면 그만입니다. 그럼에도 굳이 부족함을 지적하는 이유는 뭐랄까, 이용자를 배려하는 정신이 IE7에는 좀 부족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소창을 고정시켜둔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도구모음 아이콘까지 붙박이로 설정해둔 데서 제작사의 권위적인 태도를 엿봤다면 과민반응일까요? 이상 초보 이용자의 주관적인 IE7 일일 체험기였습니다.

IE7 검색창에 다음 검색서비스 등록하는 법

① 다음 검색창에서 'TEST'로 검색해 결과화면이 뜨면, 해당 웹페이지 주소를 복사한다.


② IE7 검색창 오른쪽 풀다운 버튼(▼)을 눌러 'Find More Providers...'를 선택한다.


③ 검색서비스 등록화면이 뜨면 4번 항목에 ①에서 복사해둔 주소를 붙여넣고, 5번에는 서비스명(DAUM)을 입력한 뒤 'Install'을 누른다. 안내창이 뜨면 'Add Provider'를 누른다.


④ 다음이 등록된 화면. 기본 검색서비스로 설정하려면 'Change Search Defaults...' 메뉴를 이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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