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기존 매스미디어와 비교가 되지 않는 명실상부한 정보매체의 총아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기존 매체와 다른 ‘쌍방향성’의 특징 덕분에 인터넷은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도구에서 벗어나 누구나 손쉽게 정보와 뉴스를 생산, 일반 대중에게 전달하는 것까지도 가능하게 한다. 



이에 힘입어 인터넷 미디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1인 미디어라고 불리는 블로거들이 대거 등장했다. 더 나아가, 이제는 블로거들의 연합체를 표방하는 미디어도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인터넷 미디어의 전성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기반으로 한 인터넷 미디어가 크게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들은 "일반 대중이 주도하는 정보혁명시대가 활짝 열렸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또 이들은 "개방형 인터넷의 등장으로 '자본'과 '조직'이 없는 일반인들도 누구나 미디어를 소유.운영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며 그동안 언론권력에 의한 정보독점 현상이 멀지 않아 종말을 고하게 될 것이란 의견을 피력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인터넷의 확산에 힘입어 진정한 정보민주주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인터넷이 기존 정보유통시스템에 일대 변혁을 가져와 일반 대중이 정보생산의 주체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필자 역시 전적으로 공감하고 있다. 인터넷이 없었다면 '돈'도 '언론시스템'도 갖지 못한 개인들이 지금처럼 활발한 미디어활동을 벌이며 정보유통구조에 참여하는 일은 사실상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히 '정보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최근의 현상들이 과연 정보 민주주의를 예고하는 것인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이란게 필자의 의견이다. 



우선, 첫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인터넷은 정보를 생산.유통시키는 매개체인 동시에 거대한 '쇼핑몰'이자 '엔터테인먼트의 바다'로 사실상 대부분의 네티즌들에게는 전자보다는 후자가 더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터넷 이용실태 조사결과가 보여주 듯이 대다수 네티즌들은 정보검색 및 생산보다는 온라인 쇼핑과 게임 등에 인터넷 이용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같은 조사결과는 처음 등장했을 당시 정보혁명의 매체로 주목받았던 텔레비전이 오늘날 오락기기의 하나로 전락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준다. 물론 텔레비전과 인터넷의 속성이 근본적으로 다른 만큼 인터넷의 기능과 가능성이 평가절하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갈수록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상업주의와 오락만능주의)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현상은 인터넷에 의한 정보민주주의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오죽했으면 이미 10여년전인 지난 1997년에 매스컴학자 Hamelink는 '인터넷은 다국적기업들이 주도하는 거대한 전자 쇼핑몰에 불과할 뿐'이라고 일갈했겠는가?

 

두 번째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사이버 공간에서도 국가간 정보불균형 현상이 완화되기는 커녕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례로 인터넷 콘텐츠의 절대적인 비중이 영어로 생산.유통되고 있을 뿐 아니라 정보생산 및 유통 시스템에 고착된 미국 등 일부 서방국가의 독점적 지배구조 역시 그다지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이같은 인터넷의 구조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은 블로거 등 네티즌들의 적극적이고 자발적인 미디어활동에 정보민주주의의 도래에 대한 기대를 접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미디어의 정보혁명를 주도하고 있는 블로거들의 활동은 그동안 보여준 눈부신 성과에도 불구하고 극복하기 어려운 구조적인 한계와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 이는 다음 편에서 살펴 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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