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든 국가기관이든 어떤 조직에 몸담고 있다면 기업 네트워크를 통해 사적인 e메일을 주고받기가 어딘가 부담스러운 요즘이다. 

왠지 경영진에 감시당할 것만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혼자만의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 기자는 예전에 e메일 모니터링 솔루션을 판매하는 업체 사장을 만났적이 있는데, 특별히 광고를 하지 않아도 다수 기업들이 솔루션 구입을 문의해오고 있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다. 수요가 적지 않다는 얘기였다.

이런 가운데 오늘 비즈니스위크 온라인판에 "?상사가 내 e메일을 보고 있다?"(Is My Boss Reading My Personal E-mail?)란 헤드라인의 글이 올라왔다. 시선을 확 끌어당기는 제목이라 들어가봤는데 회사에서 개인적으로 민감한 내용을 e메일이나 인스턴트메신저(IM)으로 주고받을때는 조심 또 조심해야할 것 같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됐다.

미국은 얼마전 신뢰의 기업으로 통하던 휴렛패커드(HP)가 내부 기밀 유출자를 찾기 위해 임원들과 일부 기자들의 통화 내역은 물론 e메일까지 추적한 사실이 발각돼 커다란 파문이 일었다. 의회에서 청문회까지 열었을 정도. 외신들은 이 사건을 HP스캔들로 부르고 있다. 기업이 마음만 먹으면 빅브라더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였다.

국내 상황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러나 알게 모르게 상당수 기업들이 직원들의 e메일을 모니터링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중에는 직원들에게 e메일이 모니터링되고 있음을 알려주는 양심적인 기업도 있을테고  몰래 설치한 빅브라더형 기업도 있을 것이다.

바다건너 미국 상황을 살펴볼까? 미국은 기업들이 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오고가는 직원들의 e메일을 감시하는게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물론 모니터링 수위는 천차만별이다. 이같은 행위는 법적으로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한다. 왜? 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일어나는 커뮤니티케이션은 고용주의 자산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회사 네트워크를 통해 포털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웹기반 e메일 서비스를 이용한다면 괜찮을까? 안심하지는 마시라. 이것도 감시 당할 가능성이 있다. 쉽지는 않지만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가 아닌가. 가급적 개인적인 e메일은 회사 네트워크를 거치지 않는게 좋다. 회사에서 보면 안되는 내용이 담긴 e메일이라면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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