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훈(36) 싸이월드 사이좋은세상팀장은 사이좋은세상을 'e장터'라고 표현한다. 물건을 파는 사람은 자원봉사자들이요, 구매자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각종 사회복지기관들이다. 판매자와 구매자 모두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모여든 이들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문을 두드리고, 누구든 기꺼이 팔을 걷어붙이고 봉사에 나선다. 네트워크를 타고 흐르는 사랑의 봉사활동은 1900만 싸이월드 지인네트워크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회사가 흑자를 내기 시작한 2004년부터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난해 초 전담반이 만들어졌다. 우리는 대기업처럼 돈을 많이 버는 회사가 아니니 돈으로 기부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싸이월드 회원이 1900만명이고 20대층은 거의 다 쓴다고 봐도 된다. 파워도 막강하다. 그래서 싸이월드 서비스에 맞게 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뭘까 하다가 생각해낸 게 사이좋은세상이다. 지난해 5월 17일 오픈했다.
궁극적으로 우리 서비스는 사회공헌활동을 위한 시장을 만드는 것이다. 오픈마켓처럼 거래가 되는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자원봉사를 하고 싶은데 어디서 할 지 모르는 학생들, 자원봉사 수요는 많은데 구하기가 어려운 사회공헌단체들을 매칭시켜주는 것이다.
● 회원들의 연령층이 젊다 보니 봉사 방법도 다를 것 같다.
아무래도 젊은 연령층이 많이 지원하는 게 사실이다. 학생들은 자원봉사활동이 평가에 반영되는 측면도 있다. 그래서 봉사단체에 가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인증서를 받는다. 우리는 그걸 온라인상에서 가능하게 구현해주고 있다. 인증시스템을 관리하는 한국사회복지협의회와 손잡고 하는데, 온라인상으로 봉사한 기록을 조회하고 인증서를 신청하면 우리가 출력해 보내준다. 지난 6월부터 시작했다.
봉사횔동이란 게 대단한 건 아니더라도, 학생들이 학교를 다니면서 시간을 따로 내야 하고 봉사할 기관과도 시간을 맞춰야 한다. 우리는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습관화할 수 있도록 편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이한 점은, 여성 지원자들이 남성보다 많다는 것이다. 싸이월드 회원 비율은 남녀가 절반씩인데, 자원봉사자는 10명 중 7명이 여성들이다. 여성들이 아무래도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더 많은 것 같다. (웃음)
● 홈페이지를 보니 '일촌봉사백서'란 게 있더라. 무엇인가.
사회봉사와 관련해 인프라를 갖춰나가자는 취지로 만든 것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봉사 소양교육 콘텐츠를 만화형식으로 만들었다. 사회봉사의 마음가짐이나 취지 등을 소개한 것이다.
사회공헌단체랑 간담회를 하거나 만날 때면 그런 얘기들을 많이 하신다. 사이좋은세상 덕분에 자원봉사자를 손쉽게 구하는 건 고마운데, 가끔 온다고 하고선 안 오거나 와서도 제대로 활동을 안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하더라. 사전에 소양교육을 시키면 좋겠다는 요구가 많았다. 우리가 오프라인으로 일일이 모아서 교육할 수는 없으니, 만화 콘텐츠로 구성해 자원봉사 가기 전에 읽어보라는 식으로 올려놓은 거다.
백서를 다 읽으면 수료증이라고 해서 배너를 선물로 보내주고 그걸 미니홈피에 걸도록 했다. 끝까지 읽으려면 중간에 퀴즈도 풀어야 한다. 백서도 만화작가분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무상으로 제작해주셨다.
● 연예인이 일촌봉사대장으로 활동하던데.
사연이 있다. 타블로씨가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를 운영하고 있는데, 꽤 열심히 하신다. 사이좋은세상을 보다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를 준비하던 차에, 우리 직원이 타블로씨 미니홈피 방명록에 가서 '일촌봉사대장을 뽑는데 관심 있으면 응모 한 번 해보시라'고 별뜻없이 글을 남겼다. 그런데 그걸 본 타블로씨가 쪽지를 보내왔다. 자기가 평소에 관심이 많았으니 꼭 해보고 싶다고. 그래서 일촌봉사대장으로 위촉했다. 그 때 본인이 처음부터 우리에게 조건을 걸었다. 단순히 얼굴만 비추는 건 싫다, 실제로 봉사활동을 시켜줘야 한다고. 우리에게 많은 도움이 됐다.
● 팀원은 몇 명인가.
팀명은 사이좋은세상팀인데 사이좋은세상 서비스랑 스테이지 2개를 한다. 사이좋은세상쪽이 7명이고 스테이지 서비스 팀원이 4명이다.
● 회사에선 사이좋은세상 서비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 얼마전 '스테이지'란 서비스를 오픈했다. 간단히 소개한다면.
문화쪽으로 사회공헌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싸이월드가 대한민국 인터넷 문화를 바꿨다는 측면이 있지 않나. 그런 면에서 우리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대한민국 문화에 기여해보자 해서 시작한 거다. 인디나 비주류 등 소외된 문화들, 작지만 숨어 있는 보석같은 문화를 발굴해 사람들에게 알리고 작가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좋은 작품은 올려놓는 등 문화의 다양성 확대에 기여하겠다 해서 오픈한 거다.
각자 개인이 인디음악이나 독립영화를 만들어 올려놓으면 회원들이 평가하고 별점을 매긴다. 평가에 따라 혜택을 준다. 앞으로 영화 같은 경우는 독립영화관과 제휴해 실제로 작품을 상영하도록 할 예정이고, 음악은 우리 선물가게를 통해 판매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사진에 당선되면 싸이 미니홈피 스킨으로 제작해 뿌리거나 판매하도록 하는 방법도 계획하고 있다.
● 힘든 점은 없나.
지난해 12월에 사이좋은세상팀에 합류했다. 다른 팀에 근무할 때는 사이좋은세상팀의 일이 편해 보였는데, 막상 와보니 일이 보통 많은 게 아니더라. 겉보기엔 간단해 보이지만 뒤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처리하는 일이 굉장히 복잡하다. 그래서 다른 팀에선 우리 팀원을 '백조'라 한다. 한가로이 보이지만 물속에선 발을 열심히 휘젓는 백조 말이다.
● 특별히 기억나는 일화가 있다면.

● 인터넷기업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책임에는 어떤 게 있을까.
사회공헌할 수 있는 습관을 들이게 하는 게 우리같은 IT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이웃에 관심을 갖게 하고 한 번쯤 참여하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게 궁극적으로 이 사회를 풍요롭게 하는 데 기여하는 일이다. 싸이월드는 중요한 정보채널이다. 홍보할 여력이 안 되는 소규모 업체나 개인도 자신을 알릴 수 있다. 조그만 노인복지재단이나 장애인 단체들이 많은데, 그런 곳들은 사이좋은세상이나 네이버의 해피빈 같은 곳이 아니면 자신들을 알리기도 힘들고 자원봉사자를 모으기도 어렵다. 소규모 NGO들에게 활동할 기회를 많이 줬다는 점에서 보람을 느낀다.
● 앞으로 준비중인 서비스가 있다면.
서비스는 계속 업데이트한다. 요즘은 동영상쪽에 관심들이 많다. 우리도 동영상을 서비스에 녹여 홍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해볼 생각이다.
또한 현재로선 자원봉사 요청 목록을 보려면 사이좋은세상에 직접 들어와야 한다. 좀더 적극적으로 알리는 방법을 생각중이다. 예컨대 RSS 형식으로 봉사자 모집 게시판을 대학 홈페이지나 기업체, 각종 클럽 홈페이지등에 붙여놓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현해보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