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참 좋아졌다’는 말이 낯설지 않은 시대를 살고 있다. 굳이 입으로 말하지 않더라도, 편해지고 놀라운 세상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물건’과 ‘문화’는 우리 주변에 지천이다. 그런 기술과 문명의 변화가 너무 빠르고 폭넓은 까닭에 일일이 놀랍다는 반응을 하는 것조차 번거로울 지경이다.
시스코에서 선보인 텔레프레즌스도 좋아진 세상을 살아가고 있음을 실감할 수 있는 화상회의 솔루션이다. 거리에 상관없이 같은 사무실에서 보고 듣는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화상회의는 새로울 것이 없다. 이미 수많은 종류의 화상회의 솔루션도 나와 있다.
하지만 텔레프레즌스는 화상회의의 차원을 한 단계 높였다. 시스코가 말하는 텔레프레즌스의 차별화 포인트는 ‘보다 사실적이고 더욱 편리한 화상회의’ 시스템이다. 텔레프레즌스를 이용하면 풀HD급(1080p)의 고해상도 화면과 CD 음질 수준의 오디오로 마치 같은 사무실에서 마주 보고 회의를 하는 것처럼 화상회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 시스코의 설명이다.
텔레프레즌스는 CEO나 임원 등이 개인 사무실에 설치해 두고 사용하는 데 적합한 텔레프레즌스 1000. 동시에 12명 정도가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중소규모용 솔루션인 텔레프레즌스 3000 두 가지가 판매된다. 두 제품 모두 풀HD급의 영상과 고음질 오디오 전송이 가능한 카메라와 마이크, 대형 디스플레이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CEO나 임원용 사무실에 적합한 1인용 화상회의 솔루션인 텔레프레즌스 1000과 시스코의 IP폰. 65인치 대형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제로 얼굴을 마주 한 것처럼 풀HD 화면으로 화상통화와 회의를 할 수 있다.(사진=시스코)
상대방의 모습은 65인치 크기의 대형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보여준다. 얼굴 표정까지 생생한 고화질 영상을 대형 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통해 마주하기 때문에 바로 앞에 사람을 두고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생생한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텔레프레즌스 3000의 경우는 이러한 프라즈마 디스플레이 3개와 카메라, 마이크, 그리고 전용 테이블과 의자 등으로 구성된다. 사람들이 앉게 되는 테이블 반대쪽에는 3대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가 놓이고, 그 위에는 3개의 렌즈가 탑재되어 있는 카메라가 올라간다.
디스플레이 앞쪽에는 세로 폭을 반으로 줄인 테이블이 배치된다.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표시되는 화면 속에는 테이블이 반쯤 보이도록 카메라 각도가 맞춰진다. 그래서 디스플레이를 마주 보고 있으면 마치 연결된 테이블 반대편에 실제로 사람들이 앉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최대 12명이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텔레프레즌스 3000. 3개의 65인치 플라즈마 디스플레이와 카메라, 마이크, 회의실용 책상과 의자 등으로 구성된다. 풀HD급의 고화질 화면과 CD 수준의 고음질 오디오를 통해 같은 회의실에 있는 것처럼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사진=시스코)
텔레프레즌스 3000 솔루션을 이용하면 이쪽 테이블에 6명, 화면 속에 등장하는 반대쪽에 6명의 사람이 회의를 진행할 수 있다. 동시에 12명이 회의를 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한번에 4개 지역을 연결해 회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사용하기 간편하다는 것도 시스코가 강조하고 있는 장점이다. 우선 그룹웨어로도 활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아웃룩이나 시스코 유니파이드 콜매니저 5.1(Cisco Unified CallManager 5.1) 등을 이용해 일정을 잡고, 참석할 사람들을 초대한다.
회의를 시작할 때는 회의실에 설치된 시스코의 IP폰을 이용한다. IP폰으로 텔레프레즌스 솔루션이 설치되어 있는 회의실로 직접 전화를 걸거나, 단축 버튼을 누르면 화상회의 시스템이 작동하기 시작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최대 4개 지역까지 동시에 연결해 화상회의가 가능하다.
텔레프레즌스 솔루션을 구축하는 데는 세 가지가 필요하다. 우선 돈이 있어야 한다. 한 세트 가격이 30만 달러(약 3억원)나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비용이 들어간다. 여기에 고화질의 영상과 오디오 데이터를 전송하기 위해서는 2~4Mbps의 대역폭을 제공하는 네트워크 회선도 있어야 한다.
적당한 공간도 필요하다. 이 시스템을 갖추려면 최소 5.79x4.57m, 최대 9.45x7.32m 크기의 회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 이미 적당한 크기의 회의실이 있는 경우라면 이를 활용하면 되지만 없다면 새로 마련해야 한다. 물론 화상회의 솔루션을 본전 뽑고도 남을 만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경영진과 직원들의 마음가짐도 필요하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교육기관이라면 매력을 느낄만한 솔루션이다. 아직까지 국내 시장의 진출 여부는 확실하지 않지만, 높은 비용을 비롯해 넘어야할 산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국내 화상회의 시장에 미칠 영향도 당분간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화상회의 시장 ‘들썩’편 참조)이 나오기도 한다.
텔레프레즌스 솔루션으로 지금이라도 당장 화상회의 솔루션을 구축하고 싶은 기업 입장에서는 현실적으로 여러 가지를 고려해야한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는 ‘세상 참 좋아졌네’라는 말을 하며 세상의 변화를 또 한번 느껴볼 수 있는 제품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