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읽고 싶었던 책을 한권 사고, 듣고 싶었던 음반 하나를 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즐겁다. 피로에 지친 퇴근길, 무료함을 달래보고 싶어 거리로 나서보았던 휴일 오후 어느 때라도 좋다. 돈이 아니라 마음으로 음악을 사고, 차곡차곡 모여 가는 음반을 보며 행복해 할 수 있는 사람의 얼굴은 늘 여유가 있어 보인다.


들고 온 음반의 포장을 설레는 마음으로 벗기고, CD 플레이어에 걸고 나면 맛깔스런 음악이 정겹게 주인을 맞이한다. 오랜 시간을 곁에 두고, 친구처럼 인생길을 함께 가는 좋은 벗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그러다 보면 주머니 속에 늘 넣고 다니며 항상 곁에 두고 싶은 ‘그’ 또는 ‘그녀’ 같은 음악을 만나게 되기도 한다.


PC를 켜야 할 시간이다. CD라는 공간에 갇혀있는 그 친구들을 더 넓고 자유로운 세상으로 나오게 만들어 주는 일을 하기로 한다. CD를 PC에 넣고, MP3라는 옷으로 갈아입힌다. 번거롭지만 즐거운 일이고, 성가시지만 행복한 순간이다. 혹시라도 어느 순간, 이런 일상이 귀찮아지면 아이뮤즈(i.μ's)라는 이름을 기억하길 바란다.


아이뮤즈는 음악 속의 낭만을 즐기는 ‘당신’을 위한 물건이다. 일본 히다찌에서 만들었고, 가을이 깊어가는 11월말에 세상에 나온다.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사람을 위해 몸값부터 공개한다. 이 친구의 몸에 달린 가격표에는 25,200엔(약 20만원)이라는 숫자가 찍힐 예정이다.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앞에서 주절주절 풀어놓은 이야기 속에 답이 있다. 아이뮤즈는 CD에 담긴 음악들을 MP3 형식의 파일로 모습을 바꿔주는 인코더다. 그러니까, PC에 CD를 넣고 변환 프로그램을 띄울 필요 없이 아이뮤즈만 하나 가지고 있으면 바로 MP3 파일을 줄줄이 CD에서 뽑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CD에 담겨 있는 음악 파일을 MP3 플레이어, SD 메모리 카드, USB 저장장치 등에 곧바로 MP3 파일로 변환해 저장할 수 있는 아이뮤즈. CD와 MP3 파일의 재생도 가능하다.(사진=Hitachi)


MP3로 탈바꿈한 음악들은 USB 포트에 연결된 MP3 플레이어나 외장형 저장장치에 차곡차곡 저장된다. 또는  메모리 카드 슬롯에 넣어둔 SD 타입의 플래시 메모리 카드에 담겨지도록 할 수도 있다. 휴대용 CD 플레이어와 크기도 비슷하고 건전지를 전원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가지고 다니면서 활용하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CD를 재생할 수 있는 CD 플레이어 역할도 겸한다. 또한 메모리나 외장형 저장장치에 들어 있는 MP3 파일을 들려주는 재주도 가지고 있다. 오디오 출력 단자에 스피커를 연결하거나, 헤드폰 단자를 이용해서 메모리나 MP3 플레이어에 저장되어 있는 음악들을 감상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하나 더 추가하면, 라인 입력 단자를 통해 입력 받은 오디오 신호를 MP3 파일로 바꿔주는 것도 가능하다. 턴테이블, 카세트 플레이어, 라디오 등에서 나오는 소리들도 디지털 오디오 파일로 변환해 준다는 뜻이다. 이 정도 기능은 MP3 플레이어라면 대부분 가지고 있는 기본 기능이다.


다른 것이 있다면 호환성이다. MP3 플레이어는 자기 몸에 있는 메모리에 변환한 파일을 저장하지만, 아이뮤즈는 USB 인터페이스를 가진 단순한 저장장치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PC와 연결했을 때 외장형 저장장치(Mass Storage)로 인식되는 것이라면 대부분 연결이 가능하다.


아이뮤즈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오디오 CD, CD-R과 CD-RW 세 가지다. CD에 담긴 음악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할 때는 MP3 파일만, 재생할 때는 MP3와 WMA 형식의 파일을 지원한다. 단, 저작권 보호 기능이 적용된 WMA 파일은 들을 수 없다.


인코딩할 때 MP3의 음질은 네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 있다. 가장 높은 음질을 선택하면 192kbps의 비트 레이트로 변환이 가능하다. 휴대용인 만큼 크기나 무게도 꼭 살펴볼 항목이다. 크기는 170x30x130mm, 무게는 340g이다.


요약하면, 아이뮤즈는 스피커나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 두고 CD 음반을 재생하거나 MP3 파일로 변환할 때 요긴하다. LP 음반부터 카세트테이프, CD 등 다양한 종류의 음악 소스를 가지고 있다면 더욱 쓸모가 많다. MP3로 음악 듣기를 즐기면서, 여러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음반들을 보물처럼 소장하고 있는 누군가를 주인으로 섬기고자 하는 것이 아이뮤즈가 태어난 목적이다.

저작권자 © 블로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