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느끼는 미디어 정보소외감, 미디어 격차로 인해 삶의 간극이 계속 벌어지는 것에 대해 이 사회는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처럼 사회에서 제대로 책임지지 못하는 부분에 기업이 도움의 손길을 뻗치는 것도 기부 못지 않은 사회공헌 아닌가요."
육심나(32) 다음커뮤니케이션 사회공헌팀장은 "다음이 맡은 책임은 청소년들의 미디어 정보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 사회가 메워야 할 간극은 비단 빈부격차뿐 아니라, 정보소외계층에서 심화되고 있는 미디어 격차"라는 것이 육 팀장의 지적이다. 새삼 고개가 끄덕여진다.
육 팀장은 1년이 채 안 된 다음의 사회공헌팀을 이끄는 지휘자다. 다음의 여성정보 서비스 미즈넷(miznet.daum.net) 기획자답게 온라인의 특성을 잘 활용한 섬세하고 사려깊은 기획이 돋보인다.

● 다음 사회공헌팀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 달라.
다음커뮤니케이션 내에 사회공헌팀이란 이름으로 정식 발족한 건 2005년 12월이다. 그 전에는 브랜드마케팅팀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함께 담당했다. 현재 팀원은 비정규직까지 포함해 4명인데, 이와 별도로 유스 기획단이라는 대학생 기획단 친구들이 4명 있다. 이들이 창작활동을 하는 대학생들도 뽑고, 작품을 심사하고, 멘토링도 한다.
사회공헌팀과 별도로, 2001년에 다음세대재단이란 비영리 재단을 만들었다. 다음 직원들이 주식과 스톡옵션을 기부해 만든 순수 비영리 단체다.
● 다음세대재단과 다음 사회공헌팀은 별개의 활동을 하나.
별개의 조직이다. 다음세대재단은 비영리단체다. 우리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란 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을 담당하는 팀이다. 다음세대재단은 다음 주주들이 스톡옵션으로 설립한 단체이긴 하지만 다음 뿐 아니라 다른 기업과도 함께 활동을 한다.
● 유스 보이스가 대표적 프로그램이라고 들었다. 무엇인가.

유스 보이스는 한마디로, 청소년 미디어 사용자 지원 프로젝트다. 끼있는 젊은 창작자에게 작품을 배포하는 공간을 제공하고 아이들이 창작작업을 잘 할 수 있도록 선배가 멘토가 돼 조언해 주고 작업을 돕기도 한다.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이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농어촌 오지마을같은 미디어 소외현장을 찾아가서 마을 홍보영상같은 영화를 같이 만들고 상영하는 활동이다. 전문가가 직접 찾아가서 아이들과 스토리보드도 만들고 시나리오 작업도 하고 시사회까지 연다. 올해 5월부터 시작했다.
● 먼 곳까지 수시로 찾아가서 영화를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정기적으로 한 달에 2곳씩 선정해 나간다. 프로그램은 두가지다. 일주일치 프로그램은 지방 분교나 오지같이 비교적 먼 곳을 찾아간다. 다른 하나는 서울 근교의 공부방 아이들이나 소외계층 아이들을 찾아가는 프로그램으로 토·일요일 이틀 일정이다. 두 프로그램 각각 하나씩, 한 달에 총 2회 진행한다.
● 많은 미디어 콘텐츠 중에 특별히 동영상 제작 지원에 주력하는 이유가 있나.
미디어 지원이란 관점에서 접근하다보니, 동영상 제작 지원에 관한 니즈가 있었다. 요즘 UCC 얘길 많이 하는데, 실제로는 동영상에 초점이 많이 맞춰져 있다. 만화나 사진은 아이들이 상대적으로 좀더 쉽게 작업할 수 있지만, 동영상은 기자재나 제작비 등의 문제로 아이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사회공헌팀이 그 점에 착안했다.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을 영상쪽으로 확대한 건, 동영상이 더 역동적이고 많은 걸 구현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사진으로 스토리보드를 구성하지는 않잖는가. 영상은 실제로 아이들과 스토리보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내재된 생각을 표현하는 기회도 배운다. 앞으로 창작 영역을 음악, 사진, 만화 등으로 확대하겠지만, 초점은 역시 영상이다.
● 영상 제작에 필요한 기자재 조달은 어떻게 하나.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은 미디어창작 전문가를 파트너로 섭외한다. 그분들이 기본적인 붐마이크부터 카메라, 조명같은 장비를 다 갖고 계신다. 그분들이 아이들에게 영상을 만드는 걸 하나의 작업이 아닌 축제로 만들기 위해 자발적으로 지원하신다. 그분들도 본인이 창작 리더로 아이들에게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참여하신다. 실제로 우리가 드리는 혜택은 거의 없다. 또한 소정의 지원을 드려도 그걸 모두 아이들에게 쓴다. 그분들이랑 농어촌 오지 학교를 찾아가 영화시사회를 열어주는데, 한 번 가시면 보통 5~7일은 계신다. 온전히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시는 것이다.
● 다른 포털 또는 인터넷기업과 차별화되는 다음의 사회공헌 이념이 있다면.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다음.' 이게 우리 슬로건이다. 사회공헌 또는 사회봉사라고 하면 눈물과 동정을 유발하는 최루성 행사를 많이 떠올리시는데, 세상을 즐겁게 변화시키는 것도 큰 사회공헌이다. 미디어 교육을 통해 아이들이 즐겁게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고 이를 통해 즐거워하는 것, 그것이 다음이 꿈꾸는 사회공헌의 그림이다.
● 싸이월드도 10월에 '스테이지'라는 문화 지원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싸이월드의 스테이지는 문화공연을 살리자는 데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청소년이나 대학생들같은 차세대 창작자들에게 국한된 게 아니라 문화공연 자체에 관심이 많고 그걸 살리자는 프로젝트로 보인다. 그래서 오프라인 공연물도 지원하던데, 우리는 미디어를 통해 표현할 수 있는 창작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리와는 취지가 조금 다르다. '스테이지'는 문화메세나쪽에 가깝고, 우리는 창작물을 공유하면서 문화를 업그레이드하자는 차원이다.
● 유스 보이스는 CCL을 적용하고 있는데, 이유는.
CCL이 사회공유 개념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작품활동을 하면서도 저작권에 대한 인식은 낮다. 실제로 제작 과정에서 저작권이 있는 음악을 사용하기도 하고, 그 자체가 문제가 되는지도 모른다. CCL이 확대될수록 아이들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가 많아진다. 아이들에게 창작 기회를 보다 많이 주기 위해 시작했다.
유스 보이스 안에 '오픈소스'란 메뉴도 있다. 그 곳에서 오픈소스 관련 사이트도 알려주고, 하자센터란 청소년기관에서 오픈소스를 지원받아 아이들에게 공개하기도 한다. 아이들이 저작권에 저해받지 않는 오픈소스를 확보하고 자기들끼리도 공유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돕고 있다.
● 보람을 느낄 때는.
수많은 영상 관련 공모전이 있지만, 아이들이 그걸 통해 얻는 건 '상'밖에 없다. 자기 작품을 보여주고 네티즌의 호응을 얻고, 이를 통해 기쁨을 얻는 그런 기회가 지금까지는 없었다. 유스 보이스에 작품 올리는 아이들은 네티즌이 칭찬해주고 전문가가 멘토링해주는 것에 굉장히 기뻐한다. 거기에 고무돼 시간이 지날수록 한층 완성도 높은 작품을 올리곤 한다. 그게 참 보기 좋다.
● 다음은 늘 미디어 기업임을 강조하는데, 사회공헌활동도 '미디어'에 방점이 찍혀 있는 느낌이다.

우리가 보기엔 젊은 세대들이 미디어를 많이 접하고 있지만 오히려 미디어를 표현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자기의 창작의지를 담아 미디어로 표현하는 아이들은 많지 않다. 온라인상에서 덧글 문화가 자리잡지 못해 상대방에게 상처주는 일도 많다. 유스 보이스는 서로 미디어 창작물에 대해 조언하고 포용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한다. 창의적 미디어 활동을 통해 타인과 현명하게 소통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모토도 '퍼져라, 대한민국 젊은 목소리'다.
● 앞으로 준비중인 활동이나 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면.
내년초 개편을 준비중이다. 지금은 영상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내년초에는 음악이나 만화, 사진까지 지원을 확대하고 차세대 미디어 창작 리더에게 기회와 혜택을 주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영상은 온라인에서 작품을 보는 데 그치지 않고 큰 스크린에서 작품을 상영하는 기회를 마련할 생각이고, 좋은 작품은 사전제작 지원도 할 예정이다. 만화의 경우 젊은 창작자 중에서 선정해 미디어다음 만화쪽에 연재할 기회를 주려 한다.
개편에 맞춰 후원센터도 마련해, 실질적으로 작품활동을 하는 대학 동아리나 단체를 본격 지원할 계획이다. 후원센터 이름은 대학생 기획단과 함께 짓고 있다. 예컨대 특정 고등학교 동아리의 작품을 모아서 온라인 상영회를 열어주고, 음악의 경우 발표회나 소공연을 하면 작품을 유스보이스에 올려주고 온·오프라인 지원을 하는 식이다.
또 전국 미디어센터와 연계해 미디어 활동을 전국네트워크로 조직화할 준비를 하고 있다. 내년에는 창작 영역 확대해 영상, 문화, 사진 등에 맞게 후원 준비하고 있다.
다문화청소년 지원 프로그램도 기획중인데, 내년에 그 아이들과 함께 실제로 영상을 만들어보려 한다. 특정 계층이나 아이들의 목소리를 프로젝트성으로 담을 생각이다. 1차로 새터민 아이들이랑 해보고, 혼혈 아이들과도 함께 제작할 예정이다. 이들 프로젝트를 찾아가는 미디어 교육에 포함시키는 것도 구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