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ational Investment Company Service Association (NICSA)이란 단체가 현지 시간으로 1일부터 3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애플리케이션 혁신을 주제로 기술서밋을 개최합니다. 금융 서비스 산업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는 성격의 행사라고 하는군요. 

시작부터 남의나라에서 열리는 이 행사 얘기를 뜬금없이 꺼낸 까닭은 기조연설자들 때문입니다. 이번 서밋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이들은 마크 매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와 데이브 기로워드 구글 엔터프라이즈 비즈니스 담당 부사장입니다. 

금융하면 떠오르는 IBM, HP, 오라클, SAP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은게 눈에 띕니다.

세일즈포스닷컴과 구글은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 as a Service: SaaS) 비즈니스의 가능성을 입증한 대표적인 업체들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이번 행사에는 서비스란 말이 빈번하게 오고갈 것 같군요.

아마도 구글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겠죠? 기자는 구글 임원이 금융 서비스 관련 컨퍼런스에서 기조연설을 한다는게 무척이나 생소하게 다가옵니다. 차세대웹이라면 몰라도 금융 산업을 위한 애플리케이션 혁신과 구글은 어딘가 거리가 있어 보이는게 사실입니다. 네이버를 운영하는 NHN이 금융CIO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을 떠올려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그러나 구글이 지금까지 보인 행보를 보면 '구글과 기업 시장'이란 말이 그리 어색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듭니다. 구글은 이미 기업용 데스크톱 검색툴을 내놓았고,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업체들과도 활발한 연대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개인 사용자를 넘어 기업 시장으로 생태계를 넓히겠다는 생각없이는 어려운 작업들입니다.

한컴씽크프리의 박재현 이사를 얼마전 만났는데 국내 포털 사이트들이 기업 시장을 도모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나타내더군요.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인데도 포털들은 여전히 개인 사용자들만 바라보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포털 정도면 운영 능력도 있고 신뢰도까지 갖췄기 때문에 중소기업용 서비스는 얼마든지 제공할 수 있다는게 그의 지론이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10인 이하의 소규모 사업장이 많습니다. 최근에는 프로젝트 단위로 뛰는 기업이나 원맨밴드형 기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 기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지금까지 잡지 못했던 거대한 롱테일을 잡을 수 있다는게 박재현 이사의 생각입니다.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구글과 MS는 이미 그렇게 하고 있거든요. MS는 오는 15일 오피스라이브를 내놓고 소규모 사업장을 겨냥한 호스팅 사업을 시작합니다. 구글도 도메인용 애플케이션을 선보이고 중소기업 시장을 노리고 있지요. 이는 MS와 구글의 전쟁이 검색은 물론 중소기업용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으로 확대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말이 좀 길어졌군요. 금융 서비스 관련 컨퍼런스에 구글 임원이 기조연설을 한다는 내용을 보고, 이런저런 생각이 떠올라 끄적거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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