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지난주 올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걸쳐 자바를 오픈소스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라이선스로는 자유소프트웨어재단(FSF)이 만든 GPLv2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썬은 또 자바의 오픈소스화를 추진하면서 참여의 시대를 명분으로 내걸었다. 웹2.0과 오픈소스 등 지금의 IT 환경을 참여의 시대로 규정하고 이같은 흐름에 앞장서겠다는 것이었다.

자바의 오픈소스화를 주장해온 개발자 커뮤니티 진영에서는 썬의 발표에 대해 대체적으로 환영을 표시하고 있는 듯 하다. 

개발자 입장에서 보면 소스코드 오픈은 기회임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그 기회란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일까. 소스코드가 공개되면 개발자들은 손쉽게 다양한 기회를 잡게되는 것일까. 

국내 자바 개발자로는 처음으로 '자바 챔피온'으로 선정된 양수열 JCO(Java Community Org) 고문(왼쪽 사진)을 인터뷰하러 간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양수열씨는 썬이 자바 소스코드를 오픈함에 따라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했던 개발자들은 큰 도움을 받게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자바 버추얼머신(JVM)과 자바 라이브러리 등이 다양해질 것이란 말도 덧붙였다. 종합하면 자바의 오픈소스화는 자바SW가 다양해지는데 기여할 것이란 얘기였다.

그러나 양수열씨는 우려를 표시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자바소스코드 공개=기회'란 공식이 항상 성립되는 것은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무슨 얘기인가? 그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자.

"솔직히 우려가 좀 됩니다. 한국에서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기여하는 개발자들은 얼마되지 않아요. 전세계적으로도 고유한 언어를 가진 나라의  개발자들은 별로 없는 상황입니다. 싱가포르 등 준 영어권 개발자들이 그마나 참여하고 있을 뿐이죠. 이런 상황에서 자바 소스가 공개되면 한국 상황을 반영시키기가 쉽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참여의 시대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소외'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 개발자들은 프로그래밍 실력에 있어 다른 나라에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데도 각종 오픈소스 프로젝트에 참여가 저조한 까닭은 무엇인가. 오픈소스의 대명사격인 GNU/리눅스(이하 리눅스) 프로젝트에도 국내 개발자들의 참여가 활발하다는 얘기를 기자는 들어본 적이 없다.

이유는 대충 알 것 같다. 그래도 확인차 양수열씨에게 질문을 던졌는데 역시 "영어가 안돼서"란 대답이 돌아왔다. 양수열씨에 따르면 개발자 입장에서 영어의 중요성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한다. 영어가 안되는 상황에서 울려퍼지는 '참여의 시대'란 구호는 공허한 메아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 양수열씨는 지금 한국어와 영어를 모두 지원하는 블로그를 해볼까 생각중이라고 한다. 영어로 해야 다른나라에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꼭 블로그 활동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의 블로그가 개발자 세계의 각종 이슈를, 개발자가 아닌 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창구가 될 것으로 믿으면서.

양수열씨는 JCO 커뮤니티 회장으로 있던 지난해말 한국인 최초로 글로벌 핵심 자바 개발자 커뮤니티 지원 프로그램에서 자바 챔피온(Java Champion)으로 선정됐다. 자바 챔피온 프로그램은 글로벌 자바 개발자 지원 프로그램으로 전문 개발자 및 연구원에서부터 커뮤니티 리더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자바 권위자들을 선정하는데, 국내에는 양수열씨가 유일하게 자바 챔피온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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