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휴대용 멀티미디어 컨버전스 기기인 PMP가 학습용 도구로 관심이 높다. 교육방송, 강남구청 수능 방송 서비스, 온라인 학습 사이트를 중심으로 동영상 기반의 학습 컨텐츠가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학습용 솔루션으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PMP를 엔터테인먼트용이 아닌 학습용 디지털 컨버전스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업계의 마케팅 전략도 활발하다. 디지털 큐브의 경우는 EBS를 비롯해 YBM시사와 능률영어사 등과 제휴를 맺고 다양한 어학 컨텐츠를 제공하며 e-러닝 시장에 특히 관심을 보이고 있다.


11월부터는 고려e스쿨과 KT캠퍼스 가맹점으로 등록되어 있는 오프라인 학원의 수강생들에게 아이스테이션  V43을 무상으로 대여하는 시범서비스를 시작했다. PMP 무상 대여라는 말에 귀가 솔깃해 질 수밖에 없다. 자세한 내용을 알아보기 위해 고려e스쿨에 전화를 했다.


고려e스쿨 담당자는 “주변에 있는 고려e스쿨과 KT캠퍼스 가맹점으로 ‘모두’ 등록되어 있는 오프라인 학원 수강생이 학원 측에 PMP 대여를 요청하면 무료 대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니까 단순히 온라인 학습 사이트의 회원이 된다고 PMP를 무상으로 빌릴 수 있다는 얘기는 아니다.


고려e스쿨 홈페이지에서는 PMP 무료 임대 시범 서비스에 대한 간단한 안내와 함께 일부 강좌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되어있다. 현재(11월 28일)는 중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한 2학기 기말고사 과학 과목만이 동영상 목록에 올라와 있다. 서비스 안내 페이지에는 시범 서비스 기간에는 무료로 제공되지만 정식 서비스로 전환되면 유료화될 수도 있다고 소개되어 있다. 


영화보고 음악 듣는 ‘즐기는 도구’에서 언제 어디서나 동영상 강좌를 들을 수 있는 ‘학습용 도우미’로 PMP는 분명 매력적이다. 디지털큐브의 PMP 무상대여 서비스가 아직 시범 서비스 단계에 있는 만큼 너무 큰 기대를 하는 것이 욕심일지 모른다. 하지만 '무료 대여' 보다 중요한 것은 양질의 학습용 컨텐츠를 충분하게 제공하는 일이다.


또 한 가지, 중고생들이 무료로 대여 받은 PMP를 학습용으로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심한 준비도 필요하다. 동영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는 줄 알았던 자녀들의 PMP 화면에서, 선생님의 모습이 아닌 영화나 뮤직 비디오가 하루 종일 흘러나온다면 ‘무상 대여’라는 본래의 취지가 빛을 잃을 수밖에 없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청소년들이 사용하는 PMP나 PC 등 거의 모든 종류의 디지털 제품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부분이다. 이런 부분까지 제조나 판매 업체가 해결책을 제시하라고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직접 돈을 주고 구매하는 상품이 아니라, 학원 수강생에게 무료로 대여하는 특화된 서비스 상품이라면 접근 방법도 달라야 한다. 단순히 학생들이 학습용으로 잘 사용하도록 ‘자율’에  맡기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보인다. 


괜한 트집을 잡자는 것이 아니다. 다만, PMP가 본격적인 학습용 보조 도구 인정받고, 무료 대여를 통해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위해서는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것 같다는 노파심 때문이다. 적어도 ‘E-러닝 서비스 활성화’라는 말을 자신 있게 사용하려면, ‘교육용’과 ‘활성화’라는 의미 때문에 생겨날 수 있는 문제들도 꼼꼼하게 점검하고 추진하는 야무진 일처리가 필요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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